Future

파멸의 예언자, 야자잎에서 미래를 읽다

1982년, 한 남자의 결혼이 파탄났다. 광고회사 임원이었던 그는 삶의 의미를 찾아 영국의 유명한 영매 도리스 스톡스를 찾아갔다. 스톡스는 그를 보자마자 말했다.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을 모두 그만두고 영매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인 월리스라는 여자를 3월 6일에 만나 결혼하게 됩니다.” 남자는 웃었다. 자신은 광고업계에서 성공한 임원이었고, 제인이라는 이름의 여자는 주변에 없었다. 6년 후인 1988년 3월 6일, 그는 이스틀리 강신술 교회에서 영매 시연을 하고 있었다. 파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에게 속삭였다. “저 파란 옷 입은 여자에게 말을 걸어라. 그녀도 영매다.” 그녀의 이름은 제인 윌리스였다. 스톡스가 말한 이름과 단 한 글자만 달랐다.

크레이그 해밀턴-파커. 영국 언론이 “파멸의 예언자(Prophet of Doom)”라 부르는 남자. “현대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그를 따라다닌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의 머리 주위에서 빛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나중에 그것이 오라(氣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국 사우스햄튼의 강신술(spiritualism)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와 교신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며 돈을 벌었다. 죽은 자들의 속삭임을 무시하며 살았다.

그러나 도리스 스톡스의 예언 이후, 그는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렸다. 피터 클로즈라는 영매를 만났는데, 그의 영혼 안내자가 말했다. “이 남자는 우리 서클에 들어와야 한다. 영혼들이 그렇게 말한다.” 해밀턴-파커는 매주 런던 해머스미스까지 가서 영매술을 수련했다. 그리고 1990년, 광고업계 임원이라는 화려한 직함을 버리고 전업 영매가 되었다.

1994년, 밥 겔도프가 그와 아내 제인을 채널4의 아침 프로그램 “빅 브렉퍼스트”에 초대했다. “다음 주 뉴스, 오늘 알려드립니다(Next Week’s News Today)”라는 코너였다. 두 사람은 매주 다음 주에 일어날 일들을 예언했다. 패트릭 스웨이지, 올리버 리드 같은 유명인들에게 리딩을 해주었다. 영국 전역이 이 부부를 알게 되었다.

2003년, 해밀턴-파커는 세계를 놀라게 한 일을 벌였다. 미국 유료 TV에서 다이애나 비의 영혼과 교신하는 생방송을 진행한 것이다. 그와 제인은 파리의 퐁 드 랄마 터널, 다이애나가 사망한 그 장소를 직접 방문했다. 터널을 지나면서 그들은 다이애나의 “진동”을 느꼈다고 했다. 교령회에는 다이애나의 개인 비서 루이스 카-리드, 점성술사 페니 손튼, 치료사 우나 샨리-토폴로 등 그녀와 가까웠던 사람들이 참석했다. 제인이 다이애나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녀는 도디를 사랑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3천만 명이 이 방송을 시청했다. 영국에서는 방송 규정 위반으로 여러 장면이 삭제되어야 했다.

그의 예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2015년 9월에 발표한 것이다. “영국이 2016년에 EU를 떠날 것이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다.” 당시 누구도 브렉시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리얼리티 쇼 진행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2016년 6월, 영국은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11월,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해밀턴-파커의 이름이 전 세계 언론에 오르내렸다.

2017년에 그는 “세계적인 독감 유행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쳤다. 2019년에는 “보리스 존슨이 영국 총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9년 7월, 존슨이 총리가 되었다. 2021년 말에는 “여왕이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빗나간 예언들이 있다. 2015년에 그는 “젭 부시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가, 트럼프가 부상하자 예언을 수정했다. 2020년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지만 바이든이 당선되었다. 브렉시트가 실제로 발효된 시점도 그가 예언한 것보다 수년 늦었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모든 영매는 어느 정도 오류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체적인 방향입니다.”

해밀턴-파커의 예언 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서양의 강신술 전통과 인도의 나디 신탁(Naadi Oracle)을 결합한다. 나디 신탁이란 수천 년 전 인도의 리시(Rishi, 성인)들이 야자잎에 적어놓은 예언서를 말한다. 그 야자잎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사람들의 운명이 기록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해밀턴-파커는 인도를 여러 번 방문하여 자신의 야자잎을 찾았다. 놀랍게도 야자잎에는 그의 이름, 아내 제인의 이름, 출생 정보가 정확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사명도 적혀 있었다. “이 사람은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자가 될 것이다.”

인도의 영적 스승 사티야 사이 바바가 그의 꿈에 나타나 물었다. “너는 왜 여기 있느냐?” 이 질문이 해밀턴-파커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는 인도의 신비로운 장소들을 순례하며 시다 요기(Siddha Yogi)들을 만났다. 2003년부터 물도 음식도 먹지 않고 살아가는 요기를 만났는데, 그 요기는 시바 신으로부터 500년을 살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했다. 해밀턴-파커는 이 여정을 다큐멘터리 “인도로의 신비로운 여행(Mystic Journey to India)”으로 제작했다.

그의 예언 방식 중 하나는 트랜스 미디엄십(trance mediumship)이다. 깊은 트랜스 상태에 들어가면 그는 주변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그때 영혼 안내자, 타라라는 존재가 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말을 한다. 영혼들은 이름, 장소, 사건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전해준다. 죽은 자들의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투시(clairvoyance), 투청(clairaudience), 투감(clairsentience)을 모두 사용한다. 영혼의 존재를 느끼고, 그들의 특성, 질병, 사망 원인까지 감지한다.

2026년에 대한 그의 예언은 암울하다. 그는 이 해를 “모든 것이 변하는 해”라고 부른다. 낡은 세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는 해라는 것이다.

첫째, 찰스 국왕이 2026년 초, 아마도 2월경에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 윌리엄 왕세자가 윌리엄 5세로 즉위하게 된다. 그는 강인하면서도 자비로운 왕이 될 것이며, 앤드류 왕자와 해리, 메건 부부의 작위를 박탈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다. 해리와 메건은 이혼하게 되고, 해리는 결국 영국으로 돌아온다. 앤드류 왕자는 새로운 스캔들에 휘말리며, 비밀리에 쓰고 있던 회고록이 왕실을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둘째, 세계 경제가 무너진다. 2026년 봄, AI 분야에 대한 과잉 투자가 닷컴 버블처럼 붕괴하면서 전 세계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겪는다. 그러나 이 조정은 단기간에 끝나며, AI 기술의 중요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암호화폐 중 하나가 심각한 폭락을 겪는다. 영국은 시장의 신뢰를 잃고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다.

셋째, 중국 공산당의 몰락이 시작된다. 시진핑의 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공산당의 지배가 흔들린다. 해밀턴-파커는 오래전부터 중국이 결국 여러 개의 민주주의 국가들로 분열될 것이라고 예언해왔다. 그는 손문(孫文)의 가족이 제인에게 리딩을 받으러 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손문의 영혼이 나타나 중국의 미래에 대해 말해주었다고 했다. 중국은 결국 유럽처럼 여러 민주주의 국가들의 연합체가 될 것이라고.

넷째,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난다. 레자 팔라비가 상징적으로 귀환하고, 2027년까지 신정체제가 붕괴한다.

다섯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 푸틴과 트럼프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는 크림반도로 가는 육로 회랑을 포함한 일부 영토를 유지한 채 전쟁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비밀 공격으로 러시아 국내 군수공장이 파괴되고, 그곳에서 중국제 무기가 발견되면서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여섯째, 자연재해가 급증한다. 호주와 태평양 지역에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 북미와 유럽에서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일어난다. 지진과 화산 활동이 증가한다. 터키에서 대규모 지진이 예상된다.

일곱째, 영적 각성이 시작된다. 해밀턴-파커는 2026년 이후 세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암 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진다. 인도가 세계를 영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나디 신탁이 예언한 대로 새로운 유가(Yuga) 사이클이 시작된다. 서양의 쇠퇴와 새로운 영적 의식의 부상. 칼리 유가(末法時代)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해밀턴-파커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Coffee with Craig”에서 매주 예언을 공유한다. 25만 명의 구독자가 그의 영상을 기다린다. 그는 패트리온을 통해 더 깊은 예언과 영적 가르침을 제공하며, 온라인 교령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줌으로 진행되는 이 세션에서 참가자들은 그가 죽은 자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다.

31권의 책을 썼고, 8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중 “꿈의 숨겨진 의미(The Hidden Meaning of Dreams)”는 베스트셀러가 되어 미국 바이오그래피 채널의 시리즈 “악몽 해독(Nightmares Decoded)”의 영감이 되었다. BBC 다큐멘터리 “죽은 자와의 대화(Mediums: Talking to the Dead)”에서는 그와 제인이 초보자들에게 영매술을 가르치는 과정이 1년에 걸쳐 촬영되었다. 2007년에는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와 채널4 프로그램에서 사후세계에 대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1954년 1월 24일생. 올해 71세. 그는 여전히 매일 명상하고,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래를 본다. 아내 제인과 함께 이스틀리의 집에서 살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리딩을 해준다. 그의 나디 리딩 서비스는 인도에서 야자잎 묶음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엄지손가락 지문을 보내면 그에 맞는 야자잎을 찾아주고, 줌으로 리딩을 진행한다. 검색비 100달러, 리딩비 400달러. 야자잎이 발견되지 않으면 전액 환불이라고 한다.

해밀턴-파커는 말한다. “2026년까지는 험난한 길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매우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의 예언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2026년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 71세 영국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사실이다. 야자잎에 적힌 운명처럼, 그의 예언도 누군가에게는 피할 수 없는 미래처럼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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