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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이 끝나는 징조, 겸허함을 잃는 순간 성공은 무너진다

좋은 운이 끝나는 가장 확실한 징조는 겸허함을 잃는 것이다. 오랜 시간 시장과 사람을 관찰하면서 가장 반복적으로 목격한 패턴이 하나 있다면,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성공을 자기 능력으로 귀결시키기 시작하는 순간, 그 사람의 운은 이미 꺾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전문 작가가 아닌 사람이 책을 쓰면, 그건 좋은 운이 끝나가는 신호라고. 물론 농담이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꽤 자주 벌어진다. 사업이든 투자든 어떤 영역에서 큰 성취를 거둔 사람이 회고록을 내거나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는 류의 책을 쓰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거꾸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책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상징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이만큼 해냈으니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마음, 자기 경험을 보편적 법칙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마음, 그것이 이미 겸허함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Jim Paul이라는 사람이 있다. 미국 켄터키의 작은 마을 출신으로, 시카고 상품거래소(Chicago Mercantile Exchange)의 총재까지 올랐다.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그는 160만 달러를 단번에 날렸다. 재산만 날린 게 아니라 명성도, 직업도 모두 잃었다. 나중에 그가 쓴 책 제목이 의미심장하다. What I Learned Losing a Million Dollars. 그는 자신의 몰락 원인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과도한 자만(excessive economic hubris). 연이은 성공이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믿게 만들었고, 그 믿음이 판단을 흐리게 했다고.

더 극적인 사례는 LTCM이다. 1994년에 설립된 이 헤지펀드의 파트너 중에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런 숄즈(Myron Scholes)와 로버트 머튼(Robert Merton)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만든 펀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초기 몇 년간 연 4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고, 이탈리아 중앙은행마저 돈을 맡겼을 정도였다. 그런데 1997년, 숄즈와 머튼이 노벨상을 수상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LTCM은 무너졌다. 러시아 채무불이행 사태가 직접적 원인이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자신들의 수학 모델이 시장을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이렇게 평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수학은 충분히 알았지만, 역사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고. 존 메리웨더 본인도 나중에 인정했다. 대공황을 겪어봤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Bill Hwang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한국 출신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줄리안 로버트슨(Julian Robertson)의 제자, 이른바 타이거 커브(Tiger Cub)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가 세운 아케고스 캐피탈(Archegos Capital Management)은 가장 많을 때 36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했고, 개인 자산만 100억에서 150억 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그가 토탈 리턴 스왑(Total Return Swap)이라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5배에 가까운 레버리지를 걸었다는 것이다. 2021년 3월, 비아컴CBS 주가가 하락하면서 마진콜이 왔을 때, 그는 자신의 전략에 대한 확신을 거두지 않았다. 은행들이 포지션을 정리하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곧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200억 달러가 이틀 만에 증발했다. 역사상 개인이 가장 빠르게 가장 큰 돈을 잃은 사례로 기록되었고, 그는 결국 증권사기와 시장조작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18년형을 선고받았다.

Stanley Druckenmiller도 마찬가지다. 30년간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기록한, 거시경제 투자의 전설이라 불리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닷컴 버블 시기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영역을 벗어나 기술주에 60억 달러를 투자했다. 6주 만에 30억 달러를 잃었다. 보통 수준의 수익이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인 성공은 우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기준점을 바꿔버린다. 평범한 성과가 실패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 사례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오랜 기간 성공을 누린 사람들이다. 대운(大運)이라는 것이 짧으면 5년, 길면 20년에서 30년까지 이어지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순풍을 맞으면 누구라도 변하기 쉽다. 처음에는 자기가 운이 좋았다는 것을 안다. 겸손하기도 하다. 그런데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15년이 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판단이 옳았으니까 성공한 거야.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주변에서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찬사와 존경이 일상이 되면, 그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기 판단에 의문을 품는 능력이 사라진다.

도덕경에 持而盈之 不如其已라는 구절이 있다. 그릇을 가득 채우면 넘치게 된다, 차라리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또 功遂身退 天之道也라고 했다.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노자가 이런 말을 한 것은 도덕적 교훈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작동 원리를 말한 것이다. 가득 차면 넘치고, 꼭대기에 오르면 내려오게 되어 있는 것이 자연의 순환이라는 관찰이다. 좋은 운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영원하지 않고, 반드시 방향이 바뀌는 시점이 온다. 문제는 그 전환점에서 자기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아느냐 모르느냐다.

그래서 수행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수행은 산에 들어가 좌선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수행이다. 내가 왜 성공했는지를 냉정하게 볼 수 있는 눈, 내 능력이 어디까지이고 운이 어디서부터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갖추는 것이다. 장자가 말한 심재(心齋)라는 것이 결국 마음을 비워서 있는 그대로를 보겠다는 것인데, 성공한 사람에게 이것보다 어려운 일이 없다. 마음이 이미 성공의 경험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시장이든 인생이든 운이 정말 좋은 시기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일이 잘 풀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실 자기 실력과 운의 기여도를 분리해서 보기가 매우 어렵다. LTCM의 파트너들도, Jim Paul도, Bill Hwang도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다만 그 능력이 순풍 아래서 실제보다 과대평가되었을 뿐이다. 순풍이 멈췄을 때, 과대평가된 자기 확신은 방패가 아니라 올가미가 된다.

좋은 운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정확히는 유지하는 방법이라기보다 끝나는 시점을 늦추는 방법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고, 그것을 위한 가장 오래되고 검증된 도구가 수행이다. 그런데 그 수행이라는 것이 참 묘해서, 정말 필요한 사람일수록 할 여유가 없다고 느끼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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