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한 가지에 집중하는 사람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새해에 많은 사람들이 계획을 짜고 목표를 만든다. 그리고 아마 상당수의 사람은 한달이 되지 않아서 폐기한다.

한 가지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너무 흔해서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실제로 한 분야에 수십 년을 쏟아부은 사람들의 궤적을 보면 그 말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된다.

예전에 내게 스승과 같은 존재가 해준 말이 있다. 집중, 선택, 집중. 순서가 중요하다. 무언가에 먼저 깊이 집중해보고, 그 과정에서 눈이 열린 다음에 비로소 선택하고, 다시 집중하라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선택부터 하면, 그건 선택이 아니라 도박이다. 어느 정도 깊이가 생겨야 폭도 보인다. 깊이 없이 넓게 보겠다는 건 수면 위를 스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잘못된 선택에 집중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어렵다. 방향이 틀린 배는 바람이 아무리 좋아도 항구에 닿지 못한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과 빌 게이츠(Bill Gates)는 한 자리에서 성공의 비결을 한 단어로 써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서로 상의하지 않았는데, 둘 다 같은 단어를 적었다. Focus. 집중이었다. 버핏은 투자에, 게이츠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고, 둘 다 그 한 가지를 수십 년간 파고들었다. 버핏이 남긴 말 중 가장 날카로운 것 하나가 있다. 성공한 사람과 정말로 크게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정말로 크게 성공한 사람은 거의 모든 것에 “아니오”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회를 거절하지 못한다. 괜찮아 보이는 것에 손을 뻗고, 그럭저럭 할 만한 것에 시간을 쓴다. 그러다 20개의 반쯤 완성된 프로젝트만 남는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1997년 애플에 복귀했을 때, 회사에는 300개가 넘는 제품 라인이 있었다. 잡스는 화이트보드에 가로세로 선 하나씩을 그어 네 칸짜리 표를 만들었다. 일반 소비자용과 전문가용, 데스크탑과 노트북. 네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 70% 이상을 잘라냈다. 그가 한 말은 단순했다. 집중이란 내가 해야 할 일에 “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른 수백 가지 좋은 아이디어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잡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아이패드는 사실 더 먼저 개발이 시작됐는데, 잡스는 스마트폰 시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아이폰에 모든 역량을 쏟았고, 아이패드는 그 뒤에 나왔다. 한 번에 하나. 그것이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만든 원리였다.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는 1984년에 파산 직전의 섬유회사 부삭(Boussac)을 인수하면서 럭셔리 산업에 발을 들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망해가는 회사에서 문제를 봤지만, 아르노는 그 안에 묻혀 있던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라는 보석을 봤다. 그는 나머지 자산을 전부 처분하고 디올 하나에 집중했다. 이후 40년간 아르노는 럭셔리라는 한 가지 영역만 파고들었고, LVMH는 2023년 유럽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5,000억 달러를 넘겼다. 1989년부터 LVMH의 연평균 수익률은 16.4%로, 같은 기간 S&P 500의 7.4%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아르노의 전략은 단순하다. 단기적 물량보다 장기적 탐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것을 40년간 했을 뿐이다.

도덕경(道德經) 제11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여야 수레가 쓸모 있다. 힘이 한 점으로 모이지 않으면, 수레는 굴러가지 않는다. 노자(老子)가 말한 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은 나머지를 비우는 것이고, 비움이 있어야 채움이 가능하다. 장자(莊子)의 庖丁解牛, 소를 잡는 백정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다. 포정이 칼 하나로 19년 동안 소를 잡았는데 칼날이 새것 같았다는 것은, 한 가지 기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면 도(道)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이다. 기술이 아니라 경지다.

사람들이 한 가지를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것 하나에 올인했다가 실패하면 어쩌나, 저것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남들은 저걸 하는데 나만 이것만 해도 되나. 그 불안이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분산된 에너지는 어디에서도 임계점(Critical Mass)을 넘지 못한다. 핵분열이 일어나려면 임계질량이 필요하듯, 한 분야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면 일정한 밀도의 시간과 노력이 축적되어야 한다. 매일 조금씩 열 가지를 건드리는 것과 한 가지에 매일 열 시간을 쏟는 것은, 같은 양의 노력이라도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1년의 성과를 과대평가하고, 10년의 변화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처음 2년은 고통스럽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고, 주변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도 의심한다. 그러나 그 2년을 버텨낸 사람이 3년차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달라진다. 복리(Compound Interest)가 초반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폭발적으로 불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인슈타인이 복리를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 했다는 이야기는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복리의 원리 자체는 투자에서든 실력에서든 정확히 작동한다.

가장 무서운 힘은 화려한 것이 아니다. 한 점에 반복해서 겹겹이 쌓이는 것이다. 그것이 평범해 보이기에 아무도 따라 하지 않고, 따라 하지 않기에 따라잡을 수 없는 장벽이 된다. 방향이 맞다면, 길이 아무리 멀어도, 도착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빠뜨리기 쉬운 것이 있다. 집중의 전제는 올바른 선택이고, 올바른 선택의 전제는 충분한 경험이다. 아무것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은 사람이 “나는 이것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메뉴판을 보지 않고 주문하는 것과 비슷하다. 운이 좋으면 맛있는 것이 나오겠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하나를 진지하게 파고, 그 과정에서 시야가 열리면, 비로소 진짜 자기 길이 보인다. 그때 선택하고, 다시 집중하는 것이다. 깊이가 폭을 만들고, 폭이 다시 깊이를 만드는 순환. 집중, 선택, 집중. 이 순서를 뒤집으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어딘가 어긋난다.

새해 계획을 열 가지 세우는 사람보다, 한 가지만 쓰는 사람이 결국 더 많은 것을 이루는 이유가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아니면 아닐 수도 있다. 그건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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