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2025년 12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조 로건 팟캐스트에서 AI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그렸다. 2~3년 내에 AI가 새로운 지식의 90% 이상을 생성할 것이라고 했다. 장비 판매상이 자기 물건의 쓸모를 강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그의 낙관론 자체는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가 던진 숫자 하나는 곱씹어볼 만하다. 90%라는 수치가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방향성은 이미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3년 딥마인드(DeepMind)의 알파폴드(AlphaFold)는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했는데, 이는 인류가 50년간 실험으로 밝혀낸 양의 수천 배에 달한다.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 같은 학술지에는 AI를 공동저자로 명시한 논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윤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법률 문서 초안, 의료 영상 분석, 신약 후보 물질 탐색에서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는 사례는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여기서 본질적인 질문이 생긴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지(知)와 식(識)을 구분했다. 식은 분별하고 축적하는 것이고, 지는 그 너머의 앎이다. 도덕경에서 위학일익 위도일손(爲學日益 爲道日損)이라 했는데, 학문을 하면 날로 늘어나고 도를 닦으면 날로 덜어낸다는 뜻이다.
AI가 생산하는 것은 식의 영역이다. 패턴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조합하고,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다.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기존 데이터에서 패턴을 추출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식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간 과학자가 실험으로 같은 결과를 얻었다면 분명 지식으로 인정받았을 것이다. 문제는 지식 생산의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변화다. 황은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했다. 이 말은 절반만 맞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려면 그 도구가 내놓는 결과를 판단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AI가 인간이 검증할 수 없는 속도와 규모로 지식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인간은 판단자가 아니라 수용자가 된다.
이미 의료 현장에서 AI 진단 보조 시스템의 권고를 의사가 거의 그대로 따르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알고리즘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의사 본인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식의 생산자가 바뀌면 권위의 원천도 바뀐다. 과거에는 오랜 수련과 경험을 거친 사람이 권위를 가졌다. 앞으로는 더 많은 데이터에 접근하고 더 빠르게 처리하는 시스템이 권위를 갖게 될 수 있다.
황이 말한 보편적 고소득(universal high income)의 시대가 온다면, 그것은 인간이 지식 생산에서 물러나는 대가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나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인간이 육체노동에서 물러났을 때 문명이 쇠퇴하지 않았듯이, 지식노동에서 물러나는 것이 퇴보를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그때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는 각자 생각해볼 문제다.
도덕경의 논리를 따르면, 식이 기계에게 넘어갈수록 인간에게는 지의 영역만 남게 된다. 그것이 축복인지 저주인지, 혹은 그런 이분법 자체가 무의미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Ai이미지 퀄리티가 너무좋네요. 실례가 안된다면 어떻게 만드시는지 궁금합니다.
제미나이 3로 만듭니다. 과거에는 워드프레스 자체 Ai였는데, 퀄리티가 떨어져서,
현재는 이런 삽화는 제미나이가 가장 제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서 만들수 있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