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결혼에 관해서

결혼이 지속되려면 결국 두 가지 경우밖에 없다.

특히 행복한 결혼이 지속되려면 말이지

첫째는 선천적으로 맞는 조합이다. 명리학(命理學)에서 말하는 궁합(宮合)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부부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취향이 비슷하고, 의견 충돌이 적으며, 서로의 생활 방식이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한쪽이 조용히 있고 싶을 때 다른 쪽도 조용히 있고 싶고, 한쪽이 매운 음식을 좋아하면 다른 쪽도 그렇다. 물론 서로 정반대인데도 끌리는 조합도 있다. 음양(陰陽)이 서로 당기듯, 활발한 사람과 조용한 사람이 만나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경우다. 티격태격해도 결국 헤어지지 못하는 부부가 대개 이런 유형이다. 선천적으로 맞는 조합은 운이다. 본인이 선택한 것처럼 보여도, 실상 그렇게 끌린 것 자체가 이미 정해진 인연의 영역에 가깝다.

둘째는 한쪽의 지혜가 월등히 높은 경우다. 여기서 지혜란 학력이나 지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부족함을 보고도 화내지 않고 이해하는 능력, 갈등 상황에서 한 발 물러설 줄 아는 판단력, 작은 것에 집착하지 않는 너그러움을 말한다. 지혜로운 쪽이 부족한 쪽을 품어주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된다. 조선시대 사대부 가문의 기록을 보면, 남편이 어리석어도 아내가 현명하여 집안을 일으킨 사례가 적지 않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중국 한나라의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와 음려화(陰麗華)의 관계가 이런 유형에 가깝다. 광무제는 전쟁과 정치에 치여 가정에 소홀했지만, 음려화는 한 번도 원망하거나 투정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지혜가 관계를 유지시킨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 있다. 선천 궁합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이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명리학에서는 대운(大運)과 유년(流年)의 흐름에 따라 사람의 기운이 변한다고 본다. 결혼 초기에는 서로의 오행(五行)이 조화롭게 맞물리던 부부도, 10년 후 대운이 바뀌면 충(沖)이나 극(剋)의 관계로 변할 수 있다. 젊어서는 그토록 잘 맞던 사람이 중년이 되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 많은 부부가 겪는 일이다. 이것이 단순히 권태기라거나 서로 변해서라고만 설명하기엔, 그 변화가 너무 극적인 경우가 많다. 운의 흐름이 바뀌면 같은 사람도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수명이 길어졌다. 과거에는 결혼 생활이 20년, 30년이면 끝났지만, 지금은 50년, 60년을 함께 살아야 한다. 그 긴 세월 동안 대운은 여러 번 바뀌고, 유년의 변화는 매년 찾아온다. 통계적으로 보면 100%의 부부가 서로 맞지 않는 시기를 겪는다. 그 기간이 3년일 수도 있고, 길면 20년에 이를 수도 있다. 선천 궁합이 좋았다는 것은 출발이 좋았다는 것일 뿐, 끝까지 순탄하다는 보장이 아니다.

결국 문제는 이 맞지 않는 시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다. 선천적 조화가 무너졌을 때, 그것을 버틸 수 있는 것은 지혜뿐이다. 처음부터 지혜가 높았던 사람은 이 시기를 자연스럽게 넘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관계가 파탄난다. 그렇다면 선천적으로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혜는 타고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길러지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것을 기르려는 의지가 있느냐, 그리고 기를 수 있는 환경에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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