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의 특징은 지능이 아니라 결단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일관된 특징은 머리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10년에 걸쳐 최고경영자 2,000명을 포함한 임원 평가 자료 1만 7,000건을 분석한 CEO 게놈 프로젝트(CEO Genome Project)의 결론이 그렇다. 주변에서 결단력 있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 성과 상위권 최고경영자가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12배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옳은 결정을 더 많이 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의 표현대로라면, 그들은 더 일찍, 더 빠르게, 더 확신을 가지고 결정했을 뿐이다. 정보가 불완전하고 상황이 모호하고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도 그렇게 했다.

똑똑함이 성공을 만든다는 믿음은 이미 백 년 전에 한 번 실험대에 올랐다가 조용히 부서진 적이 있다. 1921년 스탠퍼드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이 캘리포니아의 영재 아동 1,500여 명을 골라 평생을 추적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상위 1퍼센트의 지능을 가진 아이들이 커서 어떤 사람이 되는지 보려는 것이었다. 1968년 그의 동료 멜리타 오든(Melita Oden)이 이 집단에서 가장 성공한 남성 100명과 가장 성공하지 못한 남성 100명을 뽑아 비교했다. 성공한 쪽은 교수와 과학자와 의사와 변호사였고, 그렇지 못한 쪽은 기술자와 경관과 목수였으며 실패한 변호사와 의사도 섞여 있었다. 그런데 두 집단의 평균 지능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갈라진 지점은 자신감, 끈기, 그리고 어릴 적 부모의 격려였다. 터먼은 지능이 운명을 만든다는 것을 증명하려다가 지능만으로는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다는 자료를 남기고 죽었다.
더 얄궂은 것은 CEO 게놈 프로젝트가 덧붙인 관찰이다. 연구진이 지도한 임원들 가운데 지능 검사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들이 결단에서 가장 고전했다. 복잡성을 즐기는 사람은 완벽한 답을 찾으려 하고, 답을 찾는 동안 조직 전체가 그 사람 앞에서 멈춰 선다. 결단력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임원의 94퍼센트는 너무 빨리 결정해서가 아니라 너무 늦게 결정해서 그런 점수를 받았다. 판단의 질과 판단의 속도는 다른 능력이고, 시장은 뒤엣것에 훨씬 후하게 값을 매긴다.
주역에 이 상황을 통째로 다룬 괘가 있다. 마흔세 번째 쾌괘(夬卦), 못이 하늘 위로 올라간 형상이다. 夬는 決이다. 물이 차오르다 못해 터지는 것, 미루던 것이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어 갈라지는 것을 말한다. 단전(彖傳)은 이 괘를 剛決柔也라고 풀었다. 굳센 것이 부드러운 것을 갈라내는 자리다. 여섯 효 가운데 다섯이 양이고 맨 위 하나만 음인데, 이 하나를 처리하지 못해 전체가 멈춰 있는 형국이다. 문제가 뭔지 모두가 알고 있는데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 상황을 삼천 년 전 사람들도 똑같이 겪었던 모양이다.
이 괘의 네 번째 효사가 특히 잔인하다. 臀无膚 其行次且. 엉덩이에 살이 없어 걸음이 머뭇거린다. 앉아 있자니 아프고 걷자니 절뚝거리는 상태다. 그러고는 聞言不信이라고 했다. 말을 들어도 믿지 못한다. 상전(象傳)이 이 구절에 붙인 해설이 압권이다. 聞言不信 聰不明也. 귀는 밝은데 밝지 못하다. 총명하다고 할 때의 총(聰)은 잘 듣는 능력이고 명(明)은 보고 판단하는 능력인데, 이 사람은 앞의 절반만 가졌다는 뜻이다. 정보는 다 들어와 있다. 조언도 충분히 받았다. 그런데 움직이지 못한다. 백 년 뒤의 임원 평가 자료가 확인한 것을 옛사람은 엉덩이에 살이 없다는 표현 하나로 끝냈다.
결단이 실제로 어떤 모양인지 보려면 손정의(孫正義)의 2000년을 보면 된다. 소프트뱅크를 세운 이 사람은 1999년 10월 베이징에서 중국 창업자들을 짧게 만나는 자리에 참석했다. 그중 한 명이 항저우의 아파트에서 열여덟 명과 함께 회사를 만든 영어 강사 출신 마윈(馬雲)이었다. 손정의는 6분 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사업계획서도 없었고 매출도 없었다. 손정의는 나중에 마윈의 사업 모형이 틀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결정했다. 그가 든 이유는 눈빛과 말하는 방식, 그리고 젊은 사람들을 끌고 다니는 힘이었다. 2000년 1월에 2,000만 달러가 들어갔고, 그 지분의 값은 2020년 정점에서 1,500억 달러를 넘었다. 마윈은 훗날 손정의에 대해 투자에 관해서는 세상에서 가장 배짱이 큰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마윈은 3수생에, 운이 좋아서, 대학정원 미달로 인해서, 대학에 들어갔다. 수학은 첫 입시에서는 1점을 받았다. 데이터로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마윈은 아무런 데이터가 없는게 아니라, 마이너스 데이터가 많은 존재였다.]
같은 성질이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 기록도 남아 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2022회계연도에 4조 3,000억 엔의 손실을 냈다. 위워크는 파산했다. 6분 만에 2,000만 달러를 넣는 사람은 잘못된 판단에도 같은 속도로 들어간다. 결단력은 승률을 높여주는 능력이 아니라 시행 횟수를 늘려주는 능력이고, 시행 횟수가 늘면 큰 승리와 큰 패배가 함께 늘어난다. 이 계산이 성립하려면 한 번의 승리가 여러 번의 패배를 덮을 수 있는 판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판에서 같은 성격은 그냥 파산의 원인이 된다.
두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자신감이다. 정확히는 이 일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감각이다. 오든이 터먼의 자료에서 찾아낸 그 자신감이 왜 결과를 갈랐는지는, 사람을 상대해 본 사람이라면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 확신은 정보로 전달되지 않고 태도로 전염된다. 돈을 맡기는 쪽은 상대의 분석이 정교해서 맡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흔들리지 않아서 맡긴다.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의 말은 아무리 내용이 옳아도 상대를 움직이지 못한다. 물론 이 자신감이 근거를 잃으면 그저 오만이 되고, 오만한 사람은 자기가 오만하다는 사실만 모른 채 정확히 같은 속도로 벽을 향해 간다. 그래서 이 항목은 네 가지 중 가장 위험하다.
세 번째는 야망의 크기다. 큰일을 하나 작은일을 하나 소모되는 에너지는 비슷하다는 관찰이 여기 깔려 있다. 회의를 잡고 사람을 설득하고 반대를 견디고 실행을 감시하는 절차는 거래 규모와 무관하게 거의 같은 양의 신경을 쓴다. 그렇다면 왜 작은 일을 하는가. 조직심리학에서 가장 여러 번 재현된 이론 가운데 하나가 에드윈 로크(Edwin Locke)와 게리 레이섬(Gary Latham)의 목표설정이론(Goal Setting Theory)이다. 35년, 400편이 넘는 연구를 정리한 2002년 논문에서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은 간단하다.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쉬운 목표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는 막연한 주문보다 언제나 더 높은 성과를 냈다. 논문에 이런 문장이 있다.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하면, 그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목표의 난이도가 곧 동원되는 에너지의 양을 정한다는 이야기다. 야망이 큰 사람이 더 많이 성취하는 이유는 그가 더 유능해서가 아니라, 큰 목표가 그의 능력을 더 많이 꺼내 쓰기 때문이다.
네 번째가 결국 전부를 결정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마지막에 설득으로 환원된다. 자본을 모으는 것도, 사람을 쓰는 것도, 물건을 파는 것도 결국 남의 머릿속을 바꾸는 일이다. 설득 대상의 수가 곧 그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이 능력은 타고나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다. 2011년 로잔대학의 존 안토나키스(John Antonakis) 연구진이 중간관리자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에만 비유, 이야기, 수사적 질문, 목소리와 몸짓의 사용 같은 카리스마 전달 기법을 훈련시켰다. 석 달 뒤 동료들이 매긴 평가에서 훈련받은 쪽의 점수가 유의하게 올라갔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의 상당 부분은 성격이 아니라 기술이었다는 뜻이다.
쾌괘가 결단을 다루면서 정작 강조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揚于王庭 孚號有厲. 왕의 뜰에서 드러내 밝히고, 믿음을 가지고 소리쳐 알리되 위태로움이 있다고 했다. 단전은 其危乃光也라고 덧붙인다. 위태로움을 알려야 널리 퍼진다는 뜻이다. 결단은 골방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앞에 내놓아야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不利即戎, 무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이롭지 않다고 못 박는다. 단전이 이 괘의 성질을 요약한 네 글자가 決而和다. 가르되 화합한다. 안으로는 굳세고 밖으로는 부드럽다는 것이 이 괘가 말하는 결단의 완성형이다.
여기서 현실과 고전이 어긋나는 지점이 하나 생긴다. 실제로 큰 것을 이룬 사람들을 오래 관찰해 보면, 그들 다수는 체면을 보지 않고 의리를 계산에 넣지 않는다.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의 목록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길다. 결단이 빠르다는 것은 곧 잘라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잘려 나가는 쪽에는 대개 사람이 있다. 쾌괘가 다섯 양이 음 하나를 갈라내는 그림이라는 점을 다시 보면, 이 괘가 애초에 유쾌한 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決而和는 그렇게 하라는 권고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무너진다는 경고에 가깝다. 이 괘의 마지막 효사는 无號 終有凶, 부르짖을 데가 없으니 끝내 흉하다이다. 다섯 개의 양에게 갈라져 나가는 자리에 서면 소리칠 곳조차 남지 않는다.
과감한 결단,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 큰 야망, 사람을 움직이는 힘. 네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하나의 성격 유형이 그려진다. 이 유형이 성과를 낸다는 것은 자료로도 확인되고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자료가 알려주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이 네 가지를 모두 갖추고도 파산한 사람들의 표본은 어디에도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모아 놓고 공통점을 찾으면 언제나 이런 목록이 나온다. 같은 성질을 가지고 사라진 사람들은 조사 대상에 들어오지 않는다.
터먼의 영재들이 자기가 영재로 뽑혔다는 사실을 알고 자란 뒤 노년에 자기 인생의 성취를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관한 후속 자료가 있다. 어릴 때 자신이 특별하다고 일찍 알았던 사람일수록 나이 들어 자기 삶의 성취를 낮게 매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