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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로봇과 친밀함의 가격, 한중일 데이터가 말하는 것

선전의 한 회사가 올해 안에 섹스로봇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한다. 여성형 구이지(硅姬)는 이미 제작이 끝났고, 남성형 구이쥔(硅君)은 내년이다. 키 175센티미터에 무게 20킬로그램, 기본 자세가 160여 개 들어 있고, 사용자가 웅얼거리면 알아듣고 자세를 바꾼다고 한다. 창업자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사무실 유리에는 반투명 필름이 붙어 있다. 직원들은 자기네 물건을 동반형 로봇이라고 돌려 말하지 않고 섹스로봇이라고 부른다. 회사 이름은 Somnia, 라틴어로 꿈이다.

이 회사가 하는 이야기 중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욕망이 언제나 신기술의 첫 구매자였다는 말은 사진에도 비디오에도 인터넷에도 붙었던 말이고, 침실을 통해 가정에 들어간 뒤 데이터를 모아 범용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은 테슬라의 순서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정작 눈에 걸리는 건 다른 데 있다. 이 물건이 팔릴 자리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것.

중국의 혼인 신고는 2024년에 610.6만 쌍이었다. 1980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3년에는 1346.9만 쌍이었으니 11년 만에 절반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2025년에 676.3만 쌍으로 65.7만 쌍 늘어 반등처럼 보였지만, 그해가 입춘이 두 번 든 쌍춘년이라 무춘년인 2024년에 미뤄뒀던 결혼이 몰렸고 5월부터 호구부 없이 전국 어디서나 혼인 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1분기에는 오히려 15.9만 쌍이 줄었고 2분기와 3분기에 몰렸다. 달력과 서류가 만든 반등이지 마음이 만든 반등이 아니다.

마음 쪽 숫자도 있다. 2021년 공청단 중앙 산하 연구센터 과제팀이 18세에서 26세 미혼 도시 청년에게 연애를 하기 싫은 이유를 물었을 때, 74.8퍼센트가 혼자가 좋고 연애는 귀찮다를 골랐다. 여기까지는 중국 남자들이 여자 없이도 잘 산다더라는 이야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결혼을 믿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 30.5퍼센트인데 여성만 보면 73.4퍼센트다. 결혼에 등을 돌린 쪽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

이 어긋남이 이 글의 전부다.

중앙재경대의 장셴링과 수도경제무역대의 성이난이 학술지 인구연구에 실은 논문은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총조사 자료를 학력과 성별과 도농으로 쪼갰다. 여성은 학력이 높아질수록 결혼을 미루다가 결국 하지 않는 쪽으로 간다. 남성은 반대다. 29세를 넘어가면 전문대 이상 남성의 미혼율이 저학력 남성보다 뚜렷하게 낮아지고, 32세 이상에서는 초등학교 이하 학력자의 미혼율이 모든 집단 중 가장 높다. 그리고 이 격차는 30년 동안 줄어든 게 아니라 벌어졌다. 학력 높은 남자는 늦게 하는 것이고, 학력 낮은 남자는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다.

여기에 몸의 숫자가 얹힌다. 2025년 전국 1퍼센트 인구 표본조사에서 총인구 14억 545만 명 중 남성이 2899만 명 많다. 성비는 여성 100 대 남성 104.21. 이 값에는 60세 이상 3억 2천만 명이 섞여 있고 노년층은 여성이 더 오래 살아 성비를 눌러준다. 결혼할 나이만 떼어내면 104.21보다 나쁘다. 도시화율은 67.74퍼센트고, 농촌의 젊은 여성은 도시로 간다. 남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계산이 필요 없다.

그런데 이건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은 성비가 아니라 소득으로 같은 그림을 그린다. 한국노동연구원 곽은혜 부연구위원의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는 2017년에서 2019년 자료로 남성의 소득 십분위별 결혼 경험 비율을 뽑았다. 41세에서 45세 구간에서 소득 상위 10퍼센트 남성은 96퍼센트가 결혼 경험이 있었고, 하위 10퍼센트는 58퍼센트였다. 46세에서 50세로 가면 98퍼센트 대 73퍼센트다. 20대 후반에서는 29퍼센트 대 8퍼센트, 30대 초중반에서는 76퍼센트 대 31퍼센트. 상위 10퍼센트 남성은 40대가 되면 거의 전원이 한 번은 결혼했고, 하위 10퍼센트는 40대 후반이 되어도 넷 중 하나 이상이 한 번도 결혼하지 못했다. 중국의 저학력 농촌 남성과 한국의 저소득 남성은 다른 나라 사람이지만 같은 칸에 서 있다.

한국의 혼인 건수는 2024년 22만 2천 건으로 14.8퍼센트, 2025년 24만 326건으로 8.1퍼센트 늘었다. 2년 연속 증가다. 그런데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9세, 여자 31.6세로 10년 전보다 남자는 1.3세, 여자는 1.7세 올라갔다. 건수는 회복되는데 시계는 계속 뒤로 간다.

일본은 이 흐름의 끝에 먼저 도착한 나라다. 2025년 혼인 건수는 48만 9119조로 2년 연속 늘었지만 전후 세 번째로 적은 해였다. 1972년의 109만 9984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그리고 일본에는 다른 두 나라에 아직 없는 지표가 있다. 50세 시점에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의 비율, 이른바 생애 미혼율이 남성 28.3퍼센트, 여성 17.8퍼센트다. 도쿄만 보면 남성 32.2퍼센트, 여성 23.8퍼센트. 도쿄 남자 셋 중 하나는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

Somnia가 오프라인 매장을 도쿄부터 열겠다고 한 이유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된다. 그다음이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이다. 성인 산업에 관대한 도시와, 셋 중 하나가 혼자인 도시. 이 회사가 도시를 고른 기준은 규제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가격이다. 광둥 중산의 진산완메이(WMdoll)가 오픈소스 모델을 얹어 내놓은 메타박스는 북미와 일본과 유럽 초도 물량 200대가 1,600달러에서 2,000달러에 완판됐고 고급 사양이 3,000달러 안팎이다. 선전 싱천팡성(Starpery)은 1,500달러 선, 미국 애비스크리에이션스의 하모니는 6,000달러부터다. 중국의 소득 하위 20퍼센트는 1인당 연간 가처분소득이 10,150위안이고 상위 20퍼센트는 103,778위안이다. 열 배가 넘는다. 농촌 주민은 24,456위안, 농민공 월평균 소득은 5,075위안. 1,600달러면 1만 1천 위안 남짓이니 하위 20퍼센트의 1년 소득 전부다. 부자에게는 필요 없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비싸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틀렸다. 이 물건의 경쟁자는 연애가 아니라 결혼이다.

지난해 서남재경대와 지난대와 난카이대 연구진이 20세에서 45세 5,181명에게 물었더니 남자가 생각하는 적정 채례(결혼할때 남자가 여자 집에게 주는 돈: 보통 대도시에는 없거나 적고, 중소도시일수록 비쌈. 일종의 여성을 키운값을 여성 집안에 지불하는 식/ 좋은 집안은 보통은 여자집에서 동등하거나 더 많은 지참금을 주거나, 딸에게 줘서, 비상금으로 쓰지만, 그냥 부모가 키운값 받는 것 처럼 )는 14.3만 위안, 여자의 기대치는 17만 위안이었다. 결혼 비용을 5년 안에 자기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본 사람은 34.3퍼센트뿐이고, 결혼 준비에 빚을 내는 비율은 남자가 여자의 두 배 반이다. 장시성은 30만에서 38만 위안, 농촌 일부는 50만 위안까지 간다. 2025년 중앙 1호 문건에 고액 채례 종합 관리가 들어갔고 장시 푸저우는 지역 평균 소득의 세 배를 넘는 채례에 20퍼센트를 떼는 조정기금까지 시도했다. 나라가 문서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건 그게 개인의 사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14만 위안과 1만 1천 위안. 열두 배 반이다. 집과 차와 예식을 얹으면 더 벌어진다. 시장에서 30년을 보내며 배운 게 하나 있다면, 대체재의 운명은 절대 가격이 아니라 상대 가격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원본이 감당 못 할 만큼 비싸질 때 복제품이 팔린다. 그리고 원본이 비싸진 이유가 바로 남자가 2899만 명 더 많다는 그 사실이니, 이건 원인이 결과를 위해 시장을 미리 깔아준 구조다.

Somnia가 파는 방식은 그 위에 정확히 얹힌다. 이 회사는 물건을 먼저 팔지 않고 매장을 먼저 연다. 그리고 음성 팩과 성격 팩을 구독으로 판다. 도시마다 자동차 정비소 같은 애프터서비스 센터를 세운다고 한다. 소유가 아니라 접근을 파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못 산다는 지적은 이 설계에서 이미 비켜간다. 본체를 못 사면 시간을 사고, 시간도 못 사면 성격만 산다. 부자는 사람을 만나고, 그 아래는 기계를 사고, 그 아래는 기계를 빌리고, 그 아래는 목소리만 빌린다. 격차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층이 하나 더 생긴다. 친밀함에도 요금제가 붙는다는 이야기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가명 Xara로만 나오고, 투자자는 밝히지 않고, 공개 지분 구조에는 외부 투자의 흔적이 없고, 제품은 아직 아무도 밖에서 본 적이 없다. 세계 섹스로봇 시장은 2025년 기준 4,200만 달러다. 2032년에 4.3억 달러, 연 40퍼센트 성장이 전망되지만 지금 실재하는 건 중견기업 한 곳의 분기 매출 정도다. 조 단위 시장 이야기가 다음 라운드를 여는 장치인지 아닌지는 구이지가 도쿄 매장에 서는 날 알게 된다. 이 업계의 첫 장이 그랬다. 2010년 뉴저지의 True Companion이 세계 최초 섹스로봇 록시로 4천 건 넘는 예약을 받았다고 발표했고, 물건을 받은 고객은 아무도 없었고, 회사는 사라졌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 13장에서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이라고 했다. 내게 큰 근심이 있는 까닭은 내게 몸이 있기 때문이니, 몸이 없다면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오랫동안 이 문장은 몸을 벗으라는 권유로 읽혔다. 지금 이 업계가 하는 일은 정확히 반대다. 구현 지능(具身智能, Embodied Intelligence)이라는 말 자체가 지능에 몸을 주겠다는 선언이다. 몸이 있어야 데이터가 생기고, 데이터가 있어야 모델이 자라고, 모델이 자라야 시장이 열린다. 몸은 근심의 근원이 아니라 자산이 된다. 다만 노자의 문장에서 몸과 근심은 한 덩어리였다. 몸을 주면 근심도 따라간다. 로봇에게 몸을 주는 쪽은 그 근심이 누구 앞에 남는지를 아직 말하지 않았다.

한 대의 기계에 대화 내용과 성적 선호와 감정 상태와 접촉 기록과 얼굴과 목소리가 모인다. 이것을 겨냥한 법은 어느 나라에도 아직 없고, 중국 안에서도 섹스로봇이 음란물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정의조차 없다. 그래서 제조는 국내, 시장은 해외라는 구도가 굳었다. 규칙이 반 박자 늦는 동안 무엇이 먼저 자리를 잡는지는 여러 번 봤다.

가장 친밀한 관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사람과 기계 사이로 옮겨간다면, 남는 질문은 기계가 사람을 얼마나 닮았느냐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짜리였는지가 처음으로 가격표에 적힐 뿐이다. 14만 위안과 1만 1천 위안 사이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미 계산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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