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진화: 일자리를 대체할까?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매일같이 쏟아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출렁이고, 정부는 AI 3대 강국을 외치며, 신문마다 특집 기사가 실린다. 그런데 정작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고, 내일도 비슷할 것 같다. 출근하고, 회의하고, 보고서 쓰고, 퇴근한다. 인공지능이 대체한다는 그 무서운 일은 대체 언제 일어나는 건가.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아직 인공지능이 덜 발전해서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틀렸다. 인공지능은 이미 충분히 발전했다. 변화가 없는 이유는 단 하나, 당신의 고용주가 인공지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이란 챗GPT에 질문을 던지면 그럴듯한 답변이 나오는 것, 혹은 파워포인트 초안을 뚝딱 만들어주는 것 정도다. 그래서 신기하긴 한데 내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안심한다. 하지만 지금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요즘 나오는 에이전트(Agent)라는 것은 여러 인공지능들을 동시에 조율한다. 하나의 명령을 내리면, 영상 생성 AI에게 영상을 만들게 하고, 그 결과물을 다운받고, 편집 도구로 조합하고, 자막을 입히고,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것까지 알아서 처리한다. 기획안을 하나 세우면, 다른 AI에게 그 기획안을 비판하게 시키고, 그 비판을 반영해서 더 나은 방안을 만들고, 그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을 골라 실행에 옮긴다. 사람이 중간중간 개입하지 않아도 된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에이전트가 당신을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든, 이동 중이든, 내가 낸 아이디어를 기억하고 있다가 관련 정보가 생기면 알려준다. 시킨 업무가 있으면 진행 상황을 즉각즉각 보고한다. 마치 유능한 비서가 24시간 옆에 붙어 있는 것과 같다.
세금 신고를 예로 들어보자. 예전에는 수십 개의 영수증과 증빙 서류를 일일이 확인하고, 항목별로 분류하고, 계산기 두드리며 숫자를 맞췄다. 지금은 자료를 폴더에 던져 놓고 인공지능에게 시키면 된다. 수백 개의 PDF 파일을 알아서 열어보고, 내용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서 신고용 문서로 정리해준다. 사람이 하루 종일 해야 할 일을 몇 분 만에 끝낸다.
내가 요즘 쓰는 도구 중에 OpenClawd라는 게 있다. Clawdbot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것으로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면서도 정작 중요하지는 않은,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업무들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정해진 시간에 내가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가공해서 배달해주는 스케줄 작업도 가능하다. 어떤 사람은 이걸로 화난 배우자에게 자동 메시지를 보내 관계를 회복하는 데 쓴다고 하니, 활용 범위에 한계가 없는 셈이다.
상담을 대신 해준다. 전화를 대신 건다. 최적의 상품을 찾아서 구매까지 완료한다. 고객에게 맞춤형 답변 메일을 보낸다. 상품 소개 글을 쓰고, 마케팅 영상을 제작해서 올린다. 제품 발송을 처리하고 배송을 추적한다. 이 모든 것이 자동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의 고용주는 아직 모른다.
문제는 언젠가 알게 된다는 것이다. 당신의 경쟁사가 먼저 이것을 도입해서 절반의 인력으로 두 배의 효율을 낼 때, 당신의 고용주도 비로소 눈을 뜬다. 그때부터는 빠르다. 너무 빠르다.
궁금하면 직접 해보면 된다. 당신이 오늘 한 일들,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인공지능에게 시켜보라. 제대로 된 가이드만 준다면, 상당수의 업무를 당신보다 빠르게, 당신보다 정확하게 처리할 것이다. 그 결과를 보고 나서 스스로 생각해보라. 당신의 안전지대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