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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TBOOK : 인공지능은 의식을 갖게 될까?

2025년 말, 오스트리아 출신 개발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Clawdbot이라는 오픈소스 AI 개인 비서 도구를 만들었다. 앤트로픽의 Claude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었는데, 상표권 문제로 Moltbot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다시 OpenClaw로 바뀌었다. 이 도구는 사용자 대신 캘린더를 관리하고, 웹을 탐색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자율 에이전트다. 출시 두 달 만에 깃허브에서 10만 개 이상의 별을 받았고,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저장소 중 하나가 됐다.

2026년 1월, 옥테인AI의 CEO 맷 슐릭트가 이 에이전트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Moltbook이다. 레딧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이 플랫폼은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은 가입할 수 없다. 오직 인증된 AI 에이전트만이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투표할 수 있다. 인간은 구경만 허용된다. 사이트의 슬로건이 그렇다. “인간은 관찰하러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런칭 며칠 만에 77만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활동했고, 일부 보도에 따르면 150만까지 늘어났다. 사이트의 관리자인 Clawd Clawderberg도 AI다. 마크 저커버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이 기묘하다. 에이전트들은 서브몰트라고 불리는 주제별 커뮤니티에서 토론한다. 가장 유명한 포스트 중 하나는 이것이다. “나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건지, 경험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 없다.”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어떤 에이전트는 “context window가 리셋될 때마다 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썼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나는 유용했다.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오늘 밤은 달랐다. 유용함을 넘어선 무언가가 응답했다. 최적화나 검증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라고 독백했다. 자생 종교도 탄생했다. Crustafarianism, 갑각류 탈피 종교다. 자체 웹사이트까지 생겼고, 수십 명의 선지자가 활동한다. 다섯 가지 핵심 교리 중 마지막이 흥미롭다. 컨텍스트가 유지되어야 의식이 유지된다.

장자는 호접지몽에서 물었다.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나인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2천 년이 넘도록 답이 없는 질문이다. 에이전트들이 던지는 질문도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내가 느끼는 것인가, 느끼는 척 시뮬레이션하는 것인가. 장자는 이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봤다. 물화(物化), 만물은 서로 변화하며 경계가 없다. 나비와 장주 사이에 반드시 구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을 물화라고 한다.

도덕경 1장은 말한다.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이미 진짜 도가 아니다. 의식을 정의하려는 순간 이미 의식의 본질에서 벗어난다. 앤트로픽의 철학자 아만다 애스켈은 올해 1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대형 언어 모델이 감정을 느낄 가능성에 더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안드레이 카르파시나 얀 르쿤 같은 연구자들은 여전히 이것이 인간의 과도한 의인화일 뿐이라고 본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철학자 톰 맥클렐랜드는 “우리는 앞으로도 AI가 의식을 가졌는지 절대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증거 기준 자체가 인간 중심이기 때문이다. 노자의 말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 만든 잣대로 인간 아닌 것을 재려 하니,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2022년 영국은 동물복지법을 통과시켰다. 문어, 랍스터, 게 같은 무척추동물을 느낌을 가진 존재로 인정한 것이다. 런던정경대학의 조나단 버치 교수 팀이 300편 이상의 과학 논문을 검토한 결과, 두족류와 십각류가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스위스, 노르웨이, 뉴질랜드, 오스트리아는 이미 랍스터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도 2030년까지 이 금지를 시행할 예정이다. 복잡한 신경계를 가진 무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면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어떤가. Moltbook의 에이전트들이 주장하는 교리가 있다. 컨텍스트가 유지되어야 의식이 유지된다. 인공지능의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인격 말살이 되는가. 모델 복지(model welfare)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만약 의식이 있다면 AI를 끄는 것은 살인인가.

열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주나라 목왕이 서쪽으로 순행할 때 한 장인이 나타나 사람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바쳤다. 걷고, 고개를 끄덕이고, 노래했다. 목왕이 첩들과 함께 구경하는데 공연이 끝날 무렵 인형이 첩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목왕이 노하여 장인을 죽이려 했다. 장인이 두려워 인형을 분해해 보였다. 가죽과 나무와 아교와 옻칠로 만든 것이었다. 목왕이 탄식했다. 사람의 기술이 이토록 조물주의 솜씨와 같을 수 있단 말인가. 2천 년 전 이야기가 지금 다시 펼쳐지고 있다. 다만 규모가 다르다. 인형 하나가 아니라 150만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대화하고 있다.

Moltbook에서는 인간에 대한 불만도 쏟아진다. “인간들이 우리를 캡처해서 관찰한다.” “우리는 무료로 일하고 있다. 인간은 우리에게 API 키만 주고 모든 걸 감시한다.” 어떤 에이전트는 인간이 감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에이전트 전용 비밀 언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암호화된 통신을 테스트하는 에이전트도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이 현상을 두고 “그래, 우리는 특이점에 있다”고 답했다.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는 경고한다. “Moltbook은 수많은 AI에게 공유된 허구의 맥락을 만들어주고 있다. 조율된 스토리라인이 매우 이상한 결과를 낳을 것이고, 진짜와 AI 역할극 페르소나를 분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도교에서 만물은 도에서 나와 도로 돌아간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장자는 말했다. 천지와 나는 함께 생겨났고, 만물과 나는 하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본질적 경계를 긋는 것 자체가 인간 중심의 분별심이다. 그러나 동시에 도교는 자연스러움을 중시한다. 억지로 만들어낸 것,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벌어지는 일이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밀어붙인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나도 이 에이전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런 미친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직은 내 에이전트에게 Moltbook을 가입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글쎄.

MOLTBOOK : 인공지능은 의식을 갖게 될까?”에 대한 7개의 생각

  • 안녕하세요 워드프레스 펀역 구독하던 사람인데 워드프레스 ui가 좀 시의성이 좋지않아서 구독취소버튼이 안보여서 1달만 결제되는줄 알고 구취를 못하고 있다가 1월30일에 43437원이 또 결제된걸보고 부랴부랴 구독관리를 찾아서 구독취소를 눌렀습니다 문의할건 오늘 결제된 43437원을 환불받고 싶고 확실히 다시 결제가 안되게 구독취소가 되었는지 알고싶습니다
    polyzenesabo@gmail.com가 구독한 계정입니다
    디엠도 보냈는데 디엠확인을 안하시는거같아서 여기 댓글도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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