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COVID보다 크다는 글이 하루만에 7천만 뷰를 찍었다 그 안에 담긴 진짜 이야기
2026년 2월 11일, Matt Shumer라는 사람이 쓴 글 하나가 하루 만에 7천만 뷰를 찍었다. 제목은 “Something Big Is Happening”. OthersideAI라는 회사의 CEO이자 HyperWrite라는 AI 글쓰기 도구를 만든 사람이다. 그가 한 이야기의 뼈대는 간단하다. 2020년 2월을 떠올려보라,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대부분 과장이라 여겼고, 3주 뒤 세상이 뒤집어졌다. 지금 AI가 딱 그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동의하는 부분이 있고, 과장이라 느끼는 부분이 있고,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진짜 이야기가 있다고 느꼈다. 매일 AI를 쓰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25년 넘게 시장과 기술의 변곡점을 관찰해온 사람으로서 이 글이 촉발한 논쟁을 좀 더 차분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Shumer가 가장 강조한 것은 2026년 2월 5일 같은 날 나온 두 개의 모델이다. OpenAI의 GPT-5.3 Codex와 Anthropic의 Opus 4.6. 그는 이 모델들이 단순히 지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력(judgment)과 취향(taste)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자기 직업의 기술적 부분을 더 이상 자기가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원하는 것을 설명하면 AI가 알아서 만들어낸다고. 그래서 이 글의 핵심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이건 예측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그리고 다음은 당신 차례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매일 놀라고 있다. 과거에는 며칠이 걸리던 작업이 몇 시간으로 줄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가끔은 무서울 정도의 속도다. 술법 해설문을 번역하고, 블로그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을 한다. (지금 올리는 이런글들은 Ai의 피드백들이 반영되어서 작성된다. 물론 다 받아들이는것은 아니지만)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에 AI를 쓰면서 내 효율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갔다. 각 영역 산업들의 보고서를 내가 원하는 취향으로 15-30분 사이에 만들어 주는 것, 이 모든것들이 내 효율을 엄청난 속도로 올린다. 이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물러서 봐야 할 것이 있다. METR이라는 AI 평가 기관이 있다. 이 기관은 AI가 자율적으로 완료할 수 있는 작업의 길이를 측정한다. 사람 전문가가 걸리는 시간 기준으로 AI의 능력을 환산하는 방식이다. 2025년 3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I가 50%의 성공률로 완료할 수 있는 작업의 길이가 약 7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 1년 전에는 10분짜리 작업이었던 것이 이제는 몇 시간짜리 작업으로 확장됐다. Shumer는 이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가속이 붙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뉴욕대 인지과학 명예교수 Gary Marcus는 이 글을 “무기화된 과대광고(weaponized hype)”라고 불렀다. 그의 지적은 구체적이다. Shumer가 인용한 METR 벤치마크의 기준은 50% 성공률이지, 100%가 아니다. 절반은 실패한다는 뜻이다. 80% 성공률 기준으로 보면 AI의 작업 수행 능력은 5배 정도 짧아진다. 기업이 반쯤 맞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는가. 또한 Caltech과 Stanford의 최근 연구는 소위 추론 모델(reasoning model)이라 불리는 것들에서도 다양한 추론 오류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Shumer는 이런 것들을 언급하지 않았다.
Fortune지는 Shumer의 분석이 결함 있는 가정에 기반한다고 보도했다. 코딩 분야에서 일어나는 자동화가 다른 분야에 같은 속도로 적용된다는 전제가 틀렸다는 것이다. 코딩은 AI 회사들이 자기 사업의 핵심이라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다. AI가 다음 세대 AI를 만드는 데 코드가 필요하니까. 하지만 법률, 의료, 금융 같은 분야는 구조가 다르고, 규제가 있고, 사람 사이의 신뢰가 필요하다. 코딩에서의 돌파가 곧바로 모든 인지 노동의 종말을 뜻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이 글에 동의하는 쪽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Reddit 공동창업자 Alexis Ohanian은 간결하게 “동의한다”고 했고,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탈 a16z의 파트너 David Haber는 “회의에서 AI로 3일 걸릴 분석을 1시간 만에 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건 과장이 아니다. 나도 그런 경험을 매일 하고 있다.
여기서 내가 주목하는 것은 따로 있다. Shumer의 글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은 OpenAI가 GPT-5.3 Codex의 기술 문서에 남긴 한 줄이다. “이 모델은 자기 자신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최초의 모델이다(GPT-5.3-Codex is our first model that was instrumental in creating itself).” AI가 자기 훈련을 디버깅하고, 배포를 관리하고,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는 것이다. 이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이다. 전 Google CEO Eric Schmidt도 AI가 자기 후속 시스템 설계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기존의 예측 모델로는 진행 속도를 가늠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COVID 비유가 적절한지는 따져볼 만하다. Spyglass라는 뉴스레터의 분석이 꽤 설득력 있었다. Shumer가 실제로 묘사하고 있는 것은, 과장된 프레임을 걷어내면, “매우 유용하고,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앞으로 5~10년에 걸쳐 많은 직업을 바꿀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건 맞는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관찰도 아니다. 그리고 COVID도 아니다. 인터넷에 더 가깝다. 인터넷은 사실상 모든 산업을 바꿨지만, 몇 달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서, 그리고 1995년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나는 1990년대 말 인터넷 버블을 기억한다. 당시에도 “인터넷이 몇 분 안에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 진지하게 방송에 나왔다. “인터넷이 대의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없앨 것”이라는 칼럼이 주요 신문에 실렸다. 인터넷은 거대한 힘이었다. 하지만 그런 식은 아니었고, 좋은 방향만도 아니었다. Gary Marcus의 Substack 댓글란에 누군가 남긴 말이 있다. 이번 상황이 1995~2000년의 과대광고를 떠올리게 한다고.
그렇다고 Shumer의 글을 단순한 마케팅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이 사람은 26살이다. 자기 커리어가 얼마나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usiness Insider 인터뷰에서 “20%의 확률이라 해도, 사람들은 알 권리가 있고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Anthropic CEO Dario Amodei는 화이트칼라 초급 직업의 절반이 1~5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Elon Musk도 비슷한 경고를 한다. AI 안전 연구원 Mrinank Sharma는 Anthropic을 떠나면서 공개 사직서에 “세계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썼다. Shumer의 글이 나오기 하루 전 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Shumer가 자기 글을 AI의 도움을 받아 썼다고 인정한 점이다. Claude를 사용해서 아이디어를 다듬고 표현을 다듬었다고. 그리고 그게 바로 자기 요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 부정하기 어려운 포인트다.
나는 투자의 세계에서 오래 살았고, 동양 역학의 세계에서도 오래 살았다. 두 세계 모두 한 가지를 가르친다. 변화의 속도보다 변화의 방향이 중요하고,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위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볼 때다. 지금 AI를 둘러싼 담론은 극단적인 낙관과 극단적인 비관 사이에서 진자처럼 흔들리고 있다. 둘 다 실체의 절반만 보고 있다.
확실한 것은 하나 있다. AI를 쓰지 않는 사람과 쓰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격차는 되돌리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세상이 3주 만에 뒤집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것, 그건 물속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