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irit World

세 살 일본 아이의 전생 기억, 그린 사고 현장 지도가 실제와 일치하다

세 살 아이가 그린 죽음의 지도, 그리고 어머니가 찾아간 그곳

아이들은 때때로 어른이 설명할 수 없는 말을 한다. 2020년 일본의 한 어머니가 트위터에 올린 글 한 줄이 3만 건 넘게 퍼졌다. “전생의 엄마를 찾고 있습니다. 아들이 ‘전의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해 11월 TBS 방송 ‘폭보! THE 프라이데이’에서 다뤄졌고, 방송 이후에도 일본 전역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아이의 이름은 노무라 사쿠타로. 당시 세 살이었다. 어느 날 잠자리에서 엄마 노무라 치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엄마 목소리는 별로 귀엽지 않아.” 치에가 당황해서 물었더니 아이는 태연하게 덧붙였다. “전 엄마 목소리는 귀엽고 부드러웠어.” ‘지금’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다. 세 살짜리가 현재와 과거를 구분하고 있었다는 뜻이니까.

그날 이후 사쿠타로는 매일 밤 잠들기 전 ‘전생’의 이야기를 꺼냈다. 내용은 점점 구체적이 되어갔다. 17세에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는 것, 빨간색 50cc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있었다는 것, 주말이라 일을 쉬고 있었고 집에서 화장지를 사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 사고 현장 근처 신호등에서 새 울음소리 같은 ‘삐요삐요’ 소리가 났다는 것까지. 아이는 사고 현장을 손으로 그렸다. 노란 점자블록의 위치, 전봇대의 방향, 횡단보도의 각도가 담긴 그림이었다.

치에는 간호사였고, 남편은 공무원이었다. 평범한 가정이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아이의 상상력이 만든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치에에게 유방암이 찾아왔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고 나니, 아이가 지워지지 않는 기억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가 비로소 느껴졌다. 아이가 전 엄마를 찾고 싶다고 할 때마다 보이던 그 눈빛의 의미를 그제야 알 것 같았다.

치에는 아이가 말한 단서들을 정리했다. 전생의 아버지가 의료 관련 직종이었다는 것, 패미컴(닌텐도 레드-화이트 게임기)으로 슈퍼마리오를 즐겼다는 것. 패미컴이 유행한 시기를 역산하면, 전생의 사망 시점은 대략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로 추정할 수 있었다. 치에는 이 정보를 트위터에 올렸다.

비난도 있었다. 미쳤다는 소리, 아이를 이용한다는 소리. 하지만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응원이 더 많았다. 그리고 몇 달 뒤,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시골 고향에 다녀온 한 남성이, 예전 친했던 후배의 아들이 수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사고 경위가 사쿠타로의 설명과 거의 일치했다. 그 남성은 사고 현장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사쿠타로가 사진을 보자마자 소리쳤다. “여기 본 적 있어!” 치에는 직접 그 마을을 찾아갔다. 사망자의 나이, 직업, 가족 구성, 부모의 직업이 아이가 말한 것과 들어맞았다. 현장에 서니 노란 점자블록이 있었고, 전봇대의 위치가 아이의 그림과 같았고, 신호등에서는 정말로 새소리 같은 음향이 울리고 있었다. 세 살 때 그린 그림이 실제 장소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치에는 그 가족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거절이었다. 그 아픈 기억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치에는 자신의 성급함을 깨달았다.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고, 더 이상 전생을 추적하지 않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그냥 신기한 일화로 치부하기엔 학술적 배경이 꽤 두텁다. 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지각연구소(Division of Perceptual Studies)는 1967년부터 아이들의 전생 기억을 연구해왔다. 설립자인 이안 스티븐슨 박사는 40년간 3,000건 이상의 사례를 수집했고, 그 뒤를 이은 짐 터커 박사는 현재 2,500건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전생 기억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2세에서 3세 사이에 말을 시작하며, 약 70%가 사고나 폭력 같은 비정상적 죽음을 기억하고, 약 30%는 전생의 사망과 관련된 모반이나 신체적 특징을 갖고 태어난다.

가장 유명한 서양 사례는 제임스 레이닝어 케이스다. 2세부터 비행기 추락 악몽에 시달리던 미국 아이가, 항공모함의 이름(USS 나토마 베이), 동료 조종사의 이름(잭 라슨), 이오지마 전투에서의 전사 상황을 말했다. 아버지가 조사해보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토마 베이호에서 전사한 제임스 허스턴 주니어라는 조종사의 생애와 거의 일치했다. 이 사례는 짐 터커 박사에 의해 학술지에 발표되었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서바이빙 데스’에서도 다뤄졌다. 물론 반론도 존재한다. 철학자 마이클 서두스는 부모의 증언에 신뢰성 문제가 있고, 아이가 일상에서 접한 정보 노출을 충분히 배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일본에서는 중부대학 교수이자 버지니아대학 객원교수인 오카도 마사유키가 이 분야의 거의 유일한 연구자다. 그는 2014년 어머니 대상 조사에서 6,000명 중 약 4%의 아이가 전생 기억을 이야기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사쿠타로의 사례도 이 연구 맥락 안에 놓여 있다.

동양에서 이 현상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도교에서는 기(氣)의 순환이라는 관점으로 생사를 바라본다. 장자 「지락편(至樂篇)」에서 장자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 북을 두드리며 노래했다. 처음에는 슬프지 않았겠냐는 물음에, 그는 “기가 변하여 형체가 되고, 형체가 변하여 생명이 되고, 생명이 변하여 죽음이 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번갈아 도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氣變而有形, 形變而有生, 生變而有死. 기의 흐름 안에서 보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형태의 전환이다. 세 살 아이가 기억하는 것이 전생이든, 기의 잔향이든,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현상이든 간에, 장자의 관점에서는 모두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열자(列子) 「천서편(天瑞篇)」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만물은 기에서 나와 기로 돌아간다(萬物出於機 入於機).” 나고 죽는 것이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순환이라는 생각은 도교의 핵심이다. 현대 과학은 의식(Consciousness)이 뇌에서만 생성되는 것인지, 아니면 뇌 밖에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를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 버지니아대학 연구소가 50년 넘게 이 질문을 붙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쿠타로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결국 재회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생의 가족은 그 기억을 다시 열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결말이었을 수도 있다. 기억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기억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니까.

치에가 트위터를 삭제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뒤, 사쿠타로에게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이 기억을 잃는다. 오카도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2세에서 4세 사이에 열리는 문이 9세쯤 닫힌다. 문이 닫힌 뒤에도 그 방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아이는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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