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AI 시대의 경제적 영향과 사회적 과제

인공지능이 만들어가는 미래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낙관론자들은 인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고, 비관론자들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 두려워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 둘 사이 어딘가, 아니 어쩌면 둘 다인 곳에 있다.

2025년 12월, 두바이의 스타트업 LEAP 71이 발표한 소식은 엔지니어들의 상식을 뒤흔들었다. 이 회사가 개발한 Noyron이라는 AI 모델이 로켓 엔진 두 개를 설계했는데, 사양 확정부터 첫 점화까지 걸린 시간이 3주였다. 그것도 기존의 벨 노즐 엔진과 에어로스파이크 엔진, 전혀 다른 두 가지를 동시에. 에어로스파이크 엔진은 지난 30년간 우주 분야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설계로 꼽혀왔다. 대기압 변화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는 기존 엔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만, 그 복잡한 열역학과 유체역학을 인간 엔지니어가 최적화하기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작업이었다. AI는 그것을 수 주 만에 해냈고, 첫 시도에서 작동에 성공했다. 2026년에는 200kN, 심지어 2,000kN급 엔진 검증이 예정되어 있다. 인간이 수십 년 쌓아온 로켓 공학의 경험치를, 기계가 몇 주 만에 압축해버린 셈이다.

비슷한 시기에 구글 딥마인드와 예일대학교 연구팀은 또 다른 경계를 넘었다. C2S-Scale이라 불리는 AI 모델이 암 치료에 대한 가설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Silmitasertib이라는 기존 약물을 저용량 인터페론과 함께 사용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조합이 기존 의학 문헌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AI가 세포 수준의 데이터 패턴에서 인간이 놓친 연결고리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검증해보니 항원 제시가 약 50% 증가했다. 면역세포가 암을 못 보던 것을 보게 만든 것이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이를 “과학에서 AI의 이정표”라 불렀다.

AlphaFold의 이야기는 더 극적이다.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 예측하는 문제는 생물학의 50년 숙제였다. 하나의 단백질 구조를 밝히는 데 과거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다. 2020년 AlphaFold 2가 이 문제를 해결했을 때, 과학계는 충격에 빠졌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이 이 업적에 수여되었다. 이제 AlphaFold 3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소분자 약물과의 상호작용까지 예측한다. 신약 개발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단계인 표적 단백질 구조 분석이 몇 초 만에 끝난다. Isomorphic Labs는 6억 달러 이상을 투자받아 이 기술로 신약을 설계하고 있다. 꿀벌 면역 단백질 Vitellogenin의 구조를 밝혀 군집 붕괴 현상을 연구하는가 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의 핵심 단백질 apoB100의 구조를 규명해 심장병 치료의 새 길을 열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이제 모든 프로젝트에 AlphaFold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풍요의 얼굴이다. 인간이 평생 걸려도 풀지 못할 문제를, 기계가 순식간에 해결한다. 암 환자가 맞춤형 치료를 받고, 우주 탐사가 가속화되고, 신약 개발 비용이 낮아진다. AI가 약물 발견에 투입된 벤처 투자는 2024년 33억 달러에 달했다. 맥킨지는 AI가 2030년까지 전 세계 GDP에 13조 달러를 추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70%의 기업이 최소 한 가지 AI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동전의 뒷면이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미국에서 약 78,000개의 기술직 일자리가 AI로 인해 사라졌다. 하루 평균 427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세계경제포럼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용주의 41%가 향후 5년 내 AI 자동화로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고객 서비스 직종의 80%가 자동화될 전망이며, 데이터 입력직은 95%의 대체 위험에 놓여 있다. 2027년까지 750만 개의 행정 및 데이터 입력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이다. 골드만삭스 연구에 따르면 기술직 종사 20~30대의 실업률이 2025년 초 이후 약 3%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동년배나 전체 기술직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신입 개발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회사 코드의 30%가 이제 AI로 작성된다고 밝힌 직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대규모 감원이 이어졌다.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5년 내 사무직 신입의 절반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 숫자가 아니다. 변화의 속도가 인간의 적응 능력을 초과한다는 점이다. 과거 컴퓨터가 사무실에 보편화되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고, 그 기간 동안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웠다. 그러나 ChatGPT가 출시된 지 33개월 만에 노동시장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직업 기술의 70%가 변할 것이라 예측한다. 새로 생기는 AI 관련 일자리의 77%는 석사 학위를, 18%는 박사 학위를 요구한다. 기존 직장인들이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여기에 또 다른 그림자가 드리운다. 감원을 겪은 조직의 생존자 74%가 자신의 생산성 저하를 보고했고, 77%는 운영 오류 증가를 목격했다. 불안과 제도적 신뢰의 붕괴가 남은 사람들의 성과마저 갉아먹는다. 회사가 비용을 줄이려 인력을 자르면 더 날씬한 조직이 아니라 불안하고 위험 회피적이며 오류가 많은 조직이 된다는 역설이다. 최고의 인재들은 밀려나기 전에 먼저 떠난다.

여성은 남성보다 1.4배 높은 자동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2025년 11월 기준 흑인 여성의 실업률은 7.1%로 백인 여성의 3.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AI 효율화라는 이름 아래 다양성 인재들이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기술 혁신은 언제나 일자리를 없애면서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까지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9,700만 개가 생겨 순증 1,200만 개라고 예측했었다. 그러나 그 새 일자리가 사라진 일자리를 가졌던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인가. 고도로 전문화된 기술을 요구하는 자리가, 중간 숙련 노동자에게 열려 있을 것인가.

2026년은 분기점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AI가 이제 생산성 도구에서 노동 대체제로 졸업한다고 본다. 대규모 해고가 아니라 수천 개의 작은 결정들, 퇴직자를 채용하지 않고, 팀을 통합하고, 1차 지원 기능을 자동화하고, 외주를 줄이는 결정들이 모여 거시적 통계가 된다. 어떤 예측은 실업률이 6%까지 오를 것이라 한다. GDP는 강하게 유지되면서 말이다. 이것이 새로운 형태의 호황이다. 자본 소유자와 AI를 다룰 줄 아는 자에게는 황금기,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자에게는 분쇄기.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다를 것이다. 분명한 것은 변화가 오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점이다. 로켓 엔진을 3주 만에 설계하고 암 치료 가설을 스스로 세우는 기계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이 가져올 풍요와 고통의 배분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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