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생존 전략
2017년, 중국의 AI 투자자 카이푸 리(Kai-Fu Lee)는 인공지능이 향후 10년 내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 예측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발언을 과장이라 여겼다. 7년이 지난 2024년, 그는 포춘(Fortune) 인터뷰에서 자신의 예측이 “기이할 정도로 정확했다”고 말했다. 구글 X의 전직 최고사업책임자 모 가왓(Mo Gawdat)은 2025년 8월 팟캐스트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2027년부터 15년간 인류는 “천국 전의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대량 실업, 중산층 붕괴, 사회적 혼란이 그가 말하는 지옥의 내용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경고가 AI 반대론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2025년 5월 Axios 인터뷰에서 AI가 1년에서 5년 내에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수 있으며, 실업률이 10~20%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화이트칼라 대학살(white-collar bloodbath)”이라 표현했다. 이 발언은 그가 막 Claude 4를 출시한 직후에 나왔다. 자신이 만든 기술이 일으킬 재앙을 경고하는 것이다. “AI 기술의 생산자로서 우리에게는 다가올 일에 대해 솔직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은 2023년 구글을 떠난 후 더 자유롭게 발언하기 시작했다. 2024년 노벨상을 수상한 그는 2025년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실제로 일어날 일은 부유한 사람들이 AI를 사용해 노동자를 대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규모 실업과 거대한 이익 상승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소수를 더 부유하게 하고 대다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는 덧붙였다. “이것은 AI의 잘못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모든 데이터가 이 암울한 전망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예일대학교 버짓랩(Budget Lab)의 2025년 보고서는 ChatGPT 출시 이후 33개월간의 미국 노동시장을 분석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AI가 대규모로 일자리를 자동화하고 있다면 자동화 위험이 높은 직종의 고용이 줄어야 한다. 그러나 데이터는 정반대를 보여주었다. 실업자 중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 종사자의 비율이 증가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AI의 초기 단계는 혁명보다는 익숙한 점진적 진화에 더 가깝다”고 결론지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조차 노동시장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7년까지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6,90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순손실은 1,400만 개, 전 세계 노동력의 약 2%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6~7%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것으로 보았지만, 이 효과는 일시적이며 새로운 일자리가 결국 사람들을 다른 역할로 흡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940년 이후 미국 고용 증가의 85% 이상이 기술 주도 일자리 창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그들의 근거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은 2025년 비바테크(VivaTech)에서 아모데이의 경고에 반박하며, 더 높은 생산성은 일반적으로 해고가 아니라 더 많은 고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누가 옳은가? 힌튼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안개 속에서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100야드는 선명하게 보이고 200야드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1~2년은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10년 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변화의 속도가 과거와 다르다는 점이다. 아모데이는 “사람들은 과거의 기술 변화에 적응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한 모든 사람들이 이번 기술 변화는 달라 보인다고 말합니다. 더 빠르고, 적응하기 더 어렵고, 더 광범위합니다”라고 말했다.
흔히 듣는 대책들이 있다. 공감과 창의성 같은 인간 고유의 능력을 키우라. AI와 경쟁하지 말고 AI를 도구로 활용하라. 평생 학습하라. 이런 조언들은 틀린 말이 아니다. 당장은 유효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것들은 시간벌기에 가까울 수 있다. AGI(인공일반지능)가 도달하기 전까지만 유효한 전략이다.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AI가 등장하고, 거기에 휴머노이드 로보틱스가 결합되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의사의 공감? AI가 환자의 미세한 표정 변화, 음성 떨림, 생체 신호를 인간보다 정밀하게 읽고 최적의 반응을 계산해낼 수 있다. 교사의 영감? 학생 개개인의 학습 패턴, 심리 상태,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완벽하게 맞춤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짜 대책은 무엇인가? 자본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일 수 있다.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 그 생산성 이득은 어디로 가는가? AI 시스템을 소유한 기업과 그 주주들에게 간다. 힌튼이 말한 “소수를 더 부유하게 하고 대다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의 핵심이 여기 있다. 노동 소득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자본 소득만이 남는다면, 자본을 소유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 된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그리고 Anthropic이나 OpenAI 같은 비상장 기업들. 이들이 AI 혁명의 인프라를 소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 모델 자체.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가 산업혁명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역사가 보여준다. AI 혁명에서 생산수단은 알고리즘과 컴퓨팅 파워다.
다만 이 전략에도 함정이 있다. 어떤 회사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버블을 기억하라. 당시 “인터넷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판단은 정확했지만, 대부분의 닷컴 기업들은 사라졌다. AI 분야에서도 현재의 선두주자가 10년 후에도 선두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주식 시장 자체가 AI 충격으로 어떻게 변할지도 모른다.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 소비가 급감하고, 이는 기업 수익에 타격을 준다. AI 기업이라 해도 고객이 없으면 성장할 수 없다. 정치적 리스크도 있다. 아모데이가 제안한 토큰세, 로봇세, 혹은 더 급진적인 AI 기업 국유화나 분할 같은 정책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더 견고한 접근이 필요하다. AI 관련 자산의 분산 보유가 하나의 방법이다. 개별 기업이 아니라 AI 생태계 전체에 베팅하는 방식이다. AI ETF, 반도체 ETF, 클라우드 인프라 ETF 등으로 분산하면 개별 기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특정 회사가 망해도 AI 산업 자체가 성장하면 수익을 얻는다. 실물 자산 보유도 고려할 만하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토지, 에너지, 식량, 물은 여전히 필요하다. 부동산, 특히 데이터센터 부지나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AI 시대에도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명기에 실물 자산은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극단적인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 시스템이 혼란에 빠지면 주식 계좌의 숫자는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 자급자족 능력, 소규모 농업, 에너지 자립, 지역 커뮤니티 네트워크 같은 것들이 마지막 안전망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극단적 시나리오에 대한 보험이다. 정치적 관심도 필요하다. 개인의 투자 전략만으로는 사회 전체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 UBI든 로봇세든 새로운 사회계약이든, 시스템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알래스카의 영구기금배당(Permanent Fund Dividend)은 석유 수익을 시민들에게 분배한다. AI 시대에는 AI 수익을 분배하는 비슷한 메커니즘이 필요할 수 있다.
실제로 UBI 실험들은 이미 진행되어왔다. 샘 알트만과 OpenAI가 후원한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 UBI 실험은 텍사스와 일리노이에서 1,000명에게 3년간 매월 1,000달러를 제공했다. 핀란드 실험은 정부, 제도, 동료 시민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캐나다의 1970년대 실험은 입원율 8.5% 감소, 전체 범죄 15% 감소, 가정 폭력 37% 감소를 보여주었다. 네덜란드의 2017~2019년 연구에서는 조건 없이 기본소득을 받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구직 요건 하에 있는 사람들보다 정규직을 확보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정책 분석가들은 AI 대체가 시작되는 시점과 포괄적인 UBI가 시행되는 시점 사이의 위험한 전환기를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이라 부른다. AI 발전의 기하급수적 속도와 입법 행동의 선형적 속도 사이의 마찰이 사회 불안의 심각한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끝나간다면, 자본을 소유하거나 새로운 분배 시스템의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AI를 활용하는 인간이 되라”는 조언은 5년, 길어야 10년짜리 전략이다. 그 이후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자본 축적과 분산, 그리고 사회 안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다만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다. 이 전략은 이미 어느 정도 자본이 있는 사람에게만 유효하다. 매달 월급을 다 쓰고 겨우 생활하는 사람에게 “AI 주식을 사라”는 조언은 공허하다. 이것이 바로 힌튼이 말한 메커니즘이다. 자본이 있는 사람은 AI 혁명에서 더 부유해지고, 없는 사람은 노동 가치마저 잃는다. 그래서 개인 전략과 함께 사회적 대응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없다면, 가왓이 말한 15년의 지옥은 비유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힌튼은 말했다. “우리는 역사상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시점에 있습니다. 그것은 놀랍도록 좋을 수도 있고, 놀랍도록 나쁠 수도 있습니다. 추측할 수는 있지만, 상황이 지금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