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현학
생일은 동양 현학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서양에서 생일이 축하와 파티의 날이라면, 동양에서는 자신의 기운이 가장 강해지는 날로 본다.

그중 하나가 계좌에 특정 금액을 맞춰놓는 것이다. 숫자 6은 주역(周易)의 육효(六爻)에서 유래한 수로, 음양의 변화가 완전히 갖춰진 상태를 의미한다. 건괘(乾卦)의 여섯 효가 모두 양효일 때 용(龍)이 하늘로 오르는 형상이 된다. 그래서 6만원, 60만원, 600만원, 6000만원처럼 6의 배수로 계좌 잔액을 맞추면 재물의 기운이 완전한 형태를 갖춘다고 본다. 중국에서 숫자 6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둥어로 6은 록(祿)과 발음이 비슷해서 녹봉, 즉 안정적인 수입을 상징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원형 쟁반에 땅콩사탕 6개와 사과 5개를 담아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는 방법이 있다. 원형은 하늘을 상징하고, 거실은 집의 중심이자 명당(明堂)에 해당한다. 땅콩은 화생토(火生土)의 원리에서 토(土)에 속하는 견과로, 땅의 기운을 품고 있다. 사탕으로 감싸면 단맛이 더해지는데, 단맛 역시 오행에서 토에 해당한다. 숫자 6은 앞서 말한 완전함의 의미다.
사과는 동양에서 평안(平安)을 뜻한다. 중국어로 사과 핑궈(蘋果)의 핑(蘋)이 평안의 핑(平)과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사과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을 정도다. 숫자 5는 오행(五行)의 완전한 순환을 의미한다.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다섯 가지 기운이 모두 갖춰진 상태라는 뜻이다.
결국 이 배치는 재물의 완전함(6)과 오행의 균형(5), 그리고 평안의 기원이 하나의 형태로 모인 것이다. 생일 아침에 이렇게 준비해두면 일 년의 운이 안정된 토대 위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물론 이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다만 수천 년간 사람들이 숫자와 상징에 의미를 부여해온 방식이 여기에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