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할 사람들
말이 많은 사람, 욕심이 많은 사람, 두려움이 많은 사람, 일이 많은 사람. 도덕경에서는 이 네 부류를 경계하라 했다.

말이 많은 사람부터 보자. 삼국시대 양수라는 모사가 있었다. 조조가 정원을 짓고 나서 문 위에 활(活)자 하나만 써놓고 떠났다. 아무도 뜻을 몰랐는데 양수가 나서서 말했다. 문(門) 안에 활(活)을 넣으면 넓을 활(闊)이니, 승상께서 문이 너무 크다는 뜻이라고. 장인들이 고쳤더니 조조가 만족했다. 그런데 양수가 풀었다는 걸 알고는 속으로 불쾌해했다.
또 한번은 조조가 부하에게 받은 과자 상자에 일합소(一合酥)라고 써놓았다. 양수가 보더니 바로 과자를 꺼내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조조가 물으니 양수가 답했다. 한 사람이 한 입씩(一人一口酥) 먹으라는 뜻 아니겠냐고. 조조가 웃었지만 속으로는 더 미워졌다.
결국 양수는 어느 전투에서 조조의 마음을 멋대로 추측해 퇴각 명령을 내렸다가 군심을 흔들었다는 죄목으로 처형당했다. 똑똑함을 입으로 증명하려 한 대가였다.
욕심이 많은 사람. 청나라 화신(和珅)이 딱 그랬다. 건륭제의 총애를 등에 업고 권세를 휘둘렀다. 지방관들이 바치는 보물 중 가장 좋은 것을 가로채고, 조정의 세금을 착복했다. 건륭제가 살아있을 때는 어떻게든 비호를 받았다. 그러나 건륭제가 죽자마자 가경제가 그를 투옥하고 재산을 몰수했다. 그 액수가 당시 청나라 국고 수년치에 맞먹었다고 한다. 화신은 감옥에서 흰 비단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평생 긁어모은 재물은 한 푼도 가져가지 못했고, 천추의 오명만 남겼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 옛날 어느 염색 공방에 젊은 일꾼이 있었다. 2년을 배웠는데도 손을 못 댔다. 비율을 틀리면 천을 버릴까봐, 색이 잘못 나오면 주인에게 혼날까봐. 몇 번 혼자 해볼 기회가 왔는데도 매번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어느 날 늙은 주인이 염료 국자를 건네며 말했다. 기술 배우면서 실수 안 하는 사람이 어딨냐, 틀리면 고치면 되지, 계속 무서워하면 평생 새로운 걸 못 배운다고. 그제야 일꾼이 직접 해봤다. 처음엔 색이 연했다. 당황하지 않고 비율을 조정해서 몇 번 시도했더니 선명한 연지색이 나왔다. 그 뒤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나중에 그 지역에서 이름난 장인이 됐다.
일이 많은 사람. 옛날 어느 마을에 이씨와 장씨 두 집이 사소한 일로 다퉜다. 원래 금방 가라앉을 말다툼이었다. 그런데 이웃 왕씨 할멈이 열심히 끼어들었다. 이씨 집에는 네가 이득 봤으면서 왜 그러냐 했고, 장씨 집에는 너무 속 좁다고 했다. 양쪽 다 기분이 상했다. 이씨는 왕씨가 장씨 편든다 했고, 장씨는 내막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한다 했다. 결국 두 집 갈등은 안 풀렸고, 둘 다 왕씨를 원망하게 됐다. 이웃 관계만 더 나빠졌다.
도덕경에서는 말했다. 대음희성(大音希聲), 큰 소리는 오히려 들리지 않는다고.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는다고.
말을 아끼고, 욕심을 줄이고, 두려움을 넘어서고, 남의 일에 손대지 않는 것.
쉽지 않지만, 가야할 방향인 것은 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