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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다가올 시대, 혹은 이미 시작된 시대미래

11월30일 인도기업가 Nikhil Kamath와 Elon Musk가 인터뷰를 했다.

일론 머스크는 인도의 투자자 니킬 카마트와 대담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20년 안에 일은 선택사항이 될 것이다.” 하고 싶으면 취미처럼 하면 되고, 안 해도 된다고 했다. AI와 로봇이 모든 걸 해줄 것이라고.

물론 이것은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다. 그의 예측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미래는 늘 예측하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1995년 빌 게이츠는 인터넷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다가 급히 방향을 틀었고, 2007년 스티브 발머는 아이폰이 시장 점유율을 얻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종종 빗나갔다. 다만 방향이 틀렸을 뿐, 변화가 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확실한 것은 이것이다. 무언가 바뀌고 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출시됐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신기한 장난감 정도로 여겼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골드만삭스는 AI가 향후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3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고, 맥킨지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현재 직업의 30%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3년 만에 세상의 논조가 바뀌었다.

머스크는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쯤이면 AI가 새로운 물리학 법칙을 발견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 말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2026년 말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가고, 공장 출고가는 2만에서 2만 5천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 했다. 그의 말대로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방향으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흥미로운 건 머스크가 가장 큰 위험으로 꼽은 것이다. 적어도 일상의 차원에서는 통제 불능 AI가 아니었다. 그는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잃는 것”을 경고했다. 일이 선택사항이 되면 정신 건강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이 대목에서 생각해볼 것이 있다. 풍요가 오든 오지 않든, 삶의 의미를 찾는 문제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드를 짜고, 분석을 하는 시대. 남들과 비슷한 일을 비슷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사람에게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대담 중에 니킬 카마트가 자신의 팔에 새긴 타투를 보여줬다. “delay gratification”이라고 적혀 있었다. 만족 지연. 머스크는 마시멜로 실험을 언급하며 동의했다. 1972년 스탠포드 대학의 월터 미셸이 수행한 그 실험. 마시멜로 하나를 참고 기다린 아이들이 나중에 두 개를 받았고, 수십 년 후 추적 조사에서 더 높은 학업 성취와 사회적 성공을 보였다는 그 연구.

머스크는 말했다. “성공은 빠른 승리가 아니다. 만족을 지연시켜 거대한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무엇을 위해 만족을 지연시킬 것인가. 어떤 거대한 것을 만들 것인가. 그 답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머스크의 또 다른 발언이 있다. “인생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는 투자할 때 재미있고 세상에 유용한 회사에만 투자하라고 했다. 돈만 쫓는 건 지루하고 위험하다고.

재미. 이 단어가 점점 무게를 갖는 시대가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효율과 생산성의 영역에서 기계를 이길 수 없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것. 본인만이 느끼는 흥미, 본인만의 관점, 본인만의 이야기. 그런 것들이 아닐까.

도가(道家)에서는 무위(無爲)를 말한다. 억지로 하지 않음. 그런데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장자는 말했다. 쓸모없는 나무가 천수를 누린다고. 재목으로 쓰이는 나무는 일찍 베어진다.

남들이 정해놓은 쓸모에 맞추어 사는 삶. 남들과 같은 기술을 익히고, 같은 자격증을 따고, 같은 경력을 쌓는 삶. 그것이 안전했던 시대가 있었다. 그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의 일반적 쓸모들은 대체가 될 것이고, 현재 대체 불가라고 생각하는것도, 얼마지나지 않아서, 대체가 될 것이다.

2024년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AI 붐에 힘입어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2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숫자는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다. 다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해석의 영역이다.

머스크는 2040년에서 2050년쯤 화성에 자급자족 도시가 생길 것이라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가 그것을 재미있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왜 중요하냐고?

잘생각해봐라. 틀이나 그런것이 다 사라지는 시대가 온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 자신만의 재미를 찾는 것,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를 가지는 것. 이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인터뷰 말미에 머스크는 다음 10년 동안 다른 분야는 거의 다 상품화(commoditized)될 것이라고 했다.

상품화된다는 것은 대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누가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다. 그런 영역에서 사람의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머스크는 인공지능, 로보틱스, 우주 관련 분야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를 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렇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겠지만, 아마 추가로 생명공학 정도?

물론 이 글은 투자를 위한 글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변혁이 일어나는 아주 중요한 분기점에 있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다.

2025년 12월, 우리는 어떤 경계에 서 있다. 그 경계 너머가 풍요인지 혼란인지는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각자가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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