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자기 복을 먹고 산다
사람이 태어날 때 가지고 오는 것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도가(道家)에서는 이것을 복보(福報)라 부른다.

1989년 미국 미시간주에서 윌리 허트라는 남자가 복권에 당첨되었다. 310만 달러, 당시로서는 엄청난 거액이었다. 그러나 2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마약에 중독되고, 가정이 파탄나고, 살인미수로 감옥에 갔다. 돈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 돈을 담아둘 그릇이 없었던 것이다. 2002년 잭 위태커는 3억 1400만 달러를 당첨받았다. 미국 역사상 단일 당첨 최고 금액이었다. 그는 웨이트리스에게, 스트리퍼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무분별하게 돈을 뿌렸다. 손녀는 약물 과다로 죽었고, 딸도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 그의 집은 화재로 전소되었고, 그는 자신의 당첨이 저주라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복권 당첨자의 3분의 1 이상이 3년에서 5년 사이에 파산한다.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파산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진로그룹을 세운 장학엽 회장은 늦둥이 아들 장진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사촌에게 맡겼다. 23살의 아들이 그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장진호는 아버지 사후 우호 지분을 끌어모아 경영권을 장악했다. 36세에 회장이 된 그는 취임 한 달 만에 주류 사업을 축소하고 무분별한 사업 확장에 나섰다. 광고, 유통, 전선, 제약, 유선방송, 건설. 손대는 분야마다 돈을 쏟아부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2003년 법정관리, 2005년 하이트맥주에 매각. 소주 왕국은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노자(老子)가 남긴 말이 있다. 천도무친, 상여선인(天道無親, 常與善人). 하늘의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서, 항상 선한 사람과 함께한다.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화복무문, 유인자초(禍福無門, 惟人自召). 화와 복에는 문이 없으니, 오직 사람이 스스로 불러들인다. 선악지보, 여영수형(善惡之報, 如影隨形). 선악의 갚음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 한다.
복이란 것은 정해진 양이 있다고 옛사람들은 말했다. 어릴 때 너무 많이 쓰면 장성해서 고생한다. 조상이 쌓아둔 것을 후손이 탕진하면 가문이 기운다. 그래서 선인배복(少年培福), 중년적복(中年積福), 노년향복(老年享福)이라 했다. 어릴 때는 복을 기르고, 중년에는 복을 쌓고, 노년에는 복을 누린다. 순서가 있다.
문제는 이 순서를 지키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최고급만 입히고, 최고급만 먹이고, 최고급만 쓰게 하는 부모들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부모의 돈을 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이 자신의 복을 당겨 쓰는 것이다. 그 아이가 타고난 복이 있기에 그런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이고, 그 복을 유년기에 다 소진해버리면 성인이 되어서 힘들어진다. 도(道)의 관점에서 보면 공평한 일이다.
포박자(抱朴子)에 이런 말이 있다. 장생을 구하려는 자는 반드시 선을 쌓고 공을 세워야 하며, 만물에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남의 궁함을 구하고, 손으로 생명을 해치지 않고, 입으로 화를 권하지 않는다. 남이 얻는 것을 보면 내가 얻는 것처럼 여기고, 남이 잃는 것을 보면 내가 잃는 것처럼 여긴다. 이렇게 하면 덕이 있게 되어 하늘에서 복을 받고, 하는 일마다 반드시 이루어진다.
선을 행하는 것은 봄밭의 풀과 같아서, 자라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날마다 더한다. 악을 행하는 것은 숫돌과 같아서, 닳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날마다 줄어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1993년 한국 이민자 이재니트는 일리노이주 복권에서 1800만 달러를 당첨받았다. 그녀는 아끼지 않고 기부했다. 민주당에, 대학에, 여러 사회단체에. 워싱턴 대학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열람실까지 생겼다. 그러나 8년 후, 그녀의 통장에는 700달러도 남지 않았고 250만 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 신청을 했다. 선한 의도였다. 그러나 자신의 복을 돌보지 않으면, 나눌 복도 결국 사라진다.
태평경(太平經)에는 천하의 재물이란 중화지유(中和之有)라 했다. 세상 한가운데 떠 있어서 하늘에도 붙어있지 않고 땅에도 붙어있지 않은 것. 그것이 흘러다니며 궁한 자를 구하고 급한 자를 돕는다. 주인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잠시 머물다 갈 뿐이다. 그것을 영원히 내 것이라 착각하면 탈이 난다.
어떤 사람은 아이가 원수를 갚으러 온 것 같다고 말한다. 전생에 빚을 졌으니 이번 생에 갚으러 왔다고.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이다. 첫째, 빚이 있다면 갚는 것이 당연하다. 둘째, 피하거나 없앤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자가 붙어서 더 큰 것이 돌아온다. 셋째, 그 사람이 나를 단련시키는 것이니, 결국은 은인이다. 인격이 온전한 사람의 마음에는 악인도 없고, 원수도 없고, 빚쟁이도 없다. 오직 은인만 있다.
수연소구업(隨緣消舊業)이라 했다. 인연 따라 묵은 업을 소멸한다. 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 온다. 피하면 피할수록 이자가 붙어서, 더 힘든 모습으로 다시 찾아온다. 도(道)는 인정을 봐주지 않는다.

유료 구독자가 되서 taoism 글도 보고 싶은데 기존 아이디 이용하여 보려니 결제로 넘어가지 않아요.
제가 확인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