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중요하다고 착각한다. 가난할 때는 돈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고, 외로울 때는 사랑이 인생의 목적처럼 느껴진다. 배가 고프면 음식만 있으면 행복할 것 같고, 아프면 건강만 회복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그것을 얻고 나면 어떻게 되는가. 돈을 벌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해 보이고, 사랑을 얻으면 그 사랑이 식상해진다. 음식은 배부르면 그만이고, 건강은 회복되면 당연한 것이 된다.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은 손에 쥐는 순간 그 절박함을 잃는다.

그렇다면 더 높은 목표는 어떤가. 사명감,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포부, 타인을 위한 헌신, 사회와 국가를 위한 봉사. 이런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 보면 결국 허무함만 남는다. 많은 대기업 임원은 30년간 회사를 위해 헌신했지만 정년퇴직 후 “내가 왜 이렇게 살았나” 하는 회한을 토로했다. 그는 회사의 성장에 기여했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부심, 성취를 위해서, 수많은 개인의 삶을 잃은 것을 후회한다.

집이 없으면 집이 중요해 보인다. 결혼을 못 했으면 결혼이 인생의 과제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중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내게 없기 때문에 중요해 보이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타인이 가졌는데 내가 갖지 못했거나,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내가 이루지 못했을 때 그것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2020년 한 통계청 조사에서 30대 미혼 남성의 68퍼센트가 결혼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그러나 같은 조각에서 기혼 남성 중 52퍼센트는 결혼이 자신의 행복과 무관하다고 답했다. 결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혼하지 않은 상태가 불안했던 것이다.

장자는 소요유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至人無己, 神人無功, 聖人無名.” 지극한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신묘한 사람은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성인은 명성을 구하지 않는다. 이 말은 단순히 겸손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외부의 기준이나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자기 본성에 따라 사는 것임을 뜻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짜 중요한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사회의 요구가 아니라 내 욕구에 따라, 남의 부러움이 아니라 내 만족을 위해 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유다.

2018년 일본의 한 60대 남성은 40년간 성실하게 회사를 다니다 퇴직 후 처음으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도예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인생의 절반을 남의 기준으로 살았다”며 뒤늦게 도예 공방을 차렸다. 그가 뒤늦게 얻은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었다. 자기 방식으로 사는 자유였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이루는 것도 아니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상태, 그것이 진짜 중요한 것이다. 돈이 중요한 이유도, 건강이 중요한 이유도, 결국은 그것들이 자유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유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를 얻기 위해 돈을 모으고, 지위를 얻고, 안정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그것들을 얻고 나면 그것들에 묶여서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 집을 사면 집에 묶이고, 지위를 얻으면 그 지위를 유지하느라 묶인다. 자유를 얻으려다 오히려 자유를 잃는다.

진짜 자유는 소유에서 오지 않는다. 집착에서 벗어남에서 온다. 도덕경 44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足不辱, 知止不殆.”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이것이 자유의 본질이다. 끝없이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진정한 자유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하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 수 있는 자유,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돈도, 사랑도, 건강도, 명예도 모두 그 자유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수단을 목적으로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진짜 중요한 것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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