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역경(易經) 16번째 괘인 뇌지예괘(雷地豫卦)는 위는 진(震), 아래는 곤(坤)으로 구성되어 있다.
괘사는 이렇게 말한다. “예(豫): 이건후(利建侯), 행사(行師).” 사람이 일을 이루는 최선의 방법은 때를 따라 움직이고,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옛사람들은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 세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는 말이다.
아이의 출생도 마찬가지다. 세 가지 시기에 태어난 아이는 복을 타고난다.
부모가 준비된 시기
부모는 아이 인생의 첫 번째 복이다. 아이가 복을 받을 수 있는지는 부모의 준비 상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복이 있는 아이는 대부분 부모가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 세상에 온다. 부모가 간절히 기다리던 존재이고, 모든 조건이 최적의 상태에서 맞이한 생명이다.
부부가 모두 준비되어 있고, 부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태일 때 태어난 아이는 최선의 양육을 받는다. 뱃속에 있을 때부터 부모의 온전한 사랑을 받는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아이보다 훨씬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부부 모두 준비된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원하던 자식을 얻는 것이다.
이는 부모 자체가 복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다.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 역시 부모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조부모가 건강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기
1980년대, 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이제 부모가 되었다. 이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은 형제자매가 예전만큼 많지 않다.
어떤 가정에서는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아 간병이 필요하다. 자식으로서 부모를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시간과 정신력뿐 아니라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다.
더구나 노인을 돌보는 일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몇 년씩 병상에 계시는 경우도 있다. 한창 일할 나이의 자녀들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까지 태어난다면 부부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짐이 된다.
아이는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부모는 아이에게 미안함과 원망을 동시에 갖게 된다.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가 복을 받기는 어렵다.
반대로 복 있는 아이는 부모의 돌봄은 물론, 조부모들까지 기꺼이 함께 키워준다. 아이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해준다.
노인과 아이는 집안의 뿌리와 가지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고, 가지가 무성하면 집안이 번창한다. 윗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가 바로 좋은 시기에 태어난 아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기
요즘은 예전과 다르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비용이 가계 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아이 한 명을 출생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키우는 데 드는 기본 비용이 약 6천만 원에 달한다. 월평균 70만 원 이상씩 약 7년간 지속되는 비용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약 1억 2천만 원에서 1억 6천만 원 정도가 든다. 대학은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대략 1-2억이상, 만약 각종 취업준비 스펙 쌓기 비용을 생각하면 훨씬 많이 들어간다.)
부모에게 경제력이 없다면, 교육은커녕 끼니를 챙기고 옷을 입히는 것조차 버겁다.
아이를 성인으로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헤아릴 수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단순히 먹이는 것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아들이든 딸이든, 자라는 과정에서 올바른 금전관과 가치관을 심어줘야 한다. 문제는 이런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도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결국 경제적으로 안정된 가정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다. 부모가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뤘고, 집안이 안정되어 있으며, 기반이 탄탄할 때 태어난 아이가 좋은 시기에 온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은 먼 미래까지 생각한다는 뜻이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임신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행복하고, 즐겁게 살며,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런 바람은 부모 자신이 먼저 복을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