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oist cultivation

부부는 왜 닮은 사람끼리 만나는가 – 800만 쌍 메타분석과 도덕경 28장

부부가 닮은 사람끼리 만나는 이유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다. 2023년 8월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의 타냐 호르위츠(Tanya Horwitz) 연구팀이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메타분석은 이 명제를 숫자로 정리했다. 199건의 선행 연구와 약 800만 쌍의 부부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분석된 22개 인간 특성 거의 전부에서 부부 사이의 유사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을 보였고, 정치적 가치관은 r = 0.58, 교육 수준은 r = 0.55에 이르렀다. 끌어당기는 것은 반대가 아니라 닮은 것이었다. 이것이 동류교배(Assortative Mating, 同類交配)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부부는 거울이다, 라는 말이 있다. 상대에게서 보기 싫은 것이 있다면, 대개 그것은 자기 안에도 있는 것이다. 호르위츠 연구팀의 데이터는 이 오래된 직관을 뒷받침한다. 부부 간 음의 상관, 즉 반대되는 특성끼리 짝을 이루는 경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외향성처럼 상관이 낮은 특성(r = 0.08)도 있었지만, 그것조차 마이너스가 아니라 약한 플러스였다. 활발한 사람이 조용한 사람에게 끌리고, 계획적인 사람이 즉흥적인 사람에게 끌린다는 통념은 데이터에서 지지받지 못한다. 반대가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것이 비슷한 것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유사성의 원인이다. 오래 함께 살면서 닮아가는 것인지, 처음부터 닮은 사람끼리 만나는 것인지를 구분한 결과, 연구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렴(convergence) 효과보다 처음부터 비슷한 사람이 짝을 이루는 동류교배 효과가 더 크다고 결론지었다. 만나서 닮아진 것이 아니라, 닮아 있었기 때문에 만난 것이다. 거울 앞에 서기 전부터 이미 같은 얼굴이었다는 뜻이다.

도덕경(道德經) 28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其雄 守其雌 為天下谿. 그 강함을 알되 부드러움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된다. 골짜기는 낮은 곳이다. 물이 모이는 곳이다. 노자가 왜 강함을 알면서 부드러움을 지키라고 했는가. 강함만으로는 부러지고, 부드러움만으로는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양쪽을 다 아는 사람이 골짜기가 되어 모든 것이 흘러들어온다. 부부 사이가 정확히 이 구조다. 한쪽이 강하고 한쪽이 약한 것이 균형이 아니라, 양쪽이 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알고 있되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을 앞에 세울지 조율하는 것이 균형이다.

같은 장에서 노자는 이어서 말한다. 知其白 守其黑 為天下式. 그 밝음을 알되 어두움을 지키면 천하의 본보기가 된다. 밝음과 어두움은 도덕적 판단이 아니라 드러남과 감춤이다. 부부 관계에서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가 여기에 있다. 상대의 밝은 면만 보고 결혼했다가, 어두운 면이 드러나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노자의 관점에서 어두운 면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밝음을 알되 어두움을 지킨다는 것은, 상대의 어두운 면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품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품지 못하면 매번 새로운 사람을 찾아야 하고, 새로운 사람에게서도 또 다른 어두운 면이 나오며, 그 순환에는 끝이 없다.

28장의 마지막 구절은 더 의미심장하다. 知其榮 守其辱 為天下谷. 常德乃足 復歸於朴. 그 영광을 알되 치욕을 지키면 천하의 골짜기가 되고, 떳떳한 덕이 비로소 넉넉해지며, 통나무로 돌아간다. 통나무, 朴은 노자가 자주 쓰는 비유다. 아직 깎이지 않은 나무. 꾸며지지 않은 상태. 부부 사이에서 통나무로 돌아간다는 것은 역할을 내려놓는 것이다. 좋은 남편, 좋은 아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서로에게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깎이기 전의 원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관계. 노자가 말하는 이상적 상태가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려면 상대의 깎이지 않은 모습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꾸미지 않은 사람은 때로 거칠고, 때로 서투르고, 때로 보기 좋지 않다. 그것을 품는 것이 부부다.

호르위츠 연구팀의 메타분석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할 결과가 있다. 부부 사이에서 가장 높은 상관을 보인 특성 중 하나가 정치적 태도와 사회적 가치관이었다는 점이다. 성격보다 가치관이 더 강하게 짝을 이루었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는 상관이 크지 않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합하는 경향은 뚜렷했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부부 갈등의 상당 부분이 성격의 차이가 아니라 가치관의 충돌에서 온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성격이 달라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으면 함께 갈 수 있고, 성격이 비슷해도 보는 방향이 다르면 어긋난다. 사주 명리학(四柱命理學)에서 부부궁(夫妻宮)을 볼 때도 비슷한 구조가 나온다. 일지(日支)에 어떤 글자가 앉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용신(用神)이 서로 부딪히는지 돕는 구조인지다. 겉으로 보이는 궁합보다 둘이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향이 맞느냐가 관계의 수명을 결정한다.

오래된 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장자(莊子) 덕충부편(德充符篇)에 애태타(哀駘它)라는 인물이 나온다. 생김새가 추하기 이를 데 없는 남자다. 그런데 그와 함께 지낸 남자들은 떠나지 못했고, 여자들은 부모에게 차라리 그의 첩이 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노나라 임금도 그를 만나보고는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임금이 공자에게 물었다.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 공자가 답한다. 온 세상이 살고 싶어 하는데 죽어도 무섭지 않은 사람이다. 하늘과 땅의 기운을 온전히 머금은 사람이다. 만물의 변화에 따르되 근본을 지키는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이다. 장자가 이 이야기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겉모습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안에 무엇이 있느냐가 밖으로 나온다. 부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겉이 끌어당긴다고 느끼지만, 관계가 오래갈수록 결정적인 것은 안에 있는 것이다. 안이 비어 있으면 겉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흔들리고, 안이 차 있으면 겉이 부족해도 버틴다.

도덕경 28장으로 돌아오면, 노자가 말하는 것은 결국 하나다. 양쪽을 다 안다는 것이다. 강함과 부드러움, 밝음과 어두움, 영광과 치욕. 이 세 쌍의 양극을 다 품을 수 있는 사람이 골짜기가 되어 만물이 흘러든다. 부부 사이도 같다. 상대의 좋은 면과 나쁜 면, 강한 순간과 약한 순간, 빛나는 날과 무너지는 날. 이 양쪽을 다 본 사람만이 함께 늙을 수 있다. 한쪽만 보겠다는 것은 절반의 사람과 사는 것이고, 절반의 사람과 사는 것은 결국 혼자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명리학에서는 부부의 인연을 볼 때 일간(日干)과 일지(日支)의 관계를 살피고, 그 위에 대운(大運)의 흐름이 두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본다. 좋은 궁합이란 늘 좋은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한쪽이 어려울 때 다른 쪽이 받쳐주는 구조, 한쪽이 넘칠 때 다른 쪽이 담아주는 구조. 이것이 오래가는 관계의 사주적 조건이다. 그리고 이 조건은 도덕경 28장이 말하는 것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강함을 알되 부드러움을 지키고, 밝음을 알되 어두움을 지키는 것.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 치우치지 않으니까 골짜기가 되고, 골짜기가 되니까 만물이 모인다.

800만 쌍의 부부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과 2,500년 전 노자가 써놓은 것이 결국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비슷한 사람이 만난다. 그리고 비슷한 사람이 만났다고 해서 관계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닮았기 때문에 부딪히는 것도 많다. 거울 앞에 서면 자기 얼굴의 흠집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나와 닮은 사람 곁에서는 내 안의 불편한 것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부부는 수행(修行)이라고 불려 온 것일 수 있다. 상대를 바꾸려는 일이 아니라, 상대라는 거울에 비친 자기를 직면하는 일. 그 직면을 피하지 않는 사람이 결국 復歸於朴, 통나무로 돌아가는 사람이다.

다만 모든 관계가 수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관계는 그저 소모일 뿐이다. 수행과 소모의 차이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함께 있을 때 자기가 더 솔직해지는가, 아니면 더 위축되는가. 전자라면 수행이고, 후자라면 소모다. 도덕경 28장이 말하는 골짜기는 모든 것이 흘러드는 곳이지, 모든 것이 빠져나가는 곳이 아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앞에서 나는 흘러드는가, 빠져나가는가. 그 질문의 답이 거울 속에 이미 있을지도 모른다.

요약: 2023년 호르위츠 연구팀이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한 800만 쌍 메타분석은 부부가 정치적 가치관(r = 0.58), 교육 수준(r = 0.55) 등 22개 특성 전반에서 닮은 사람끼리 결합하는 동류교배 현상을 보여주며, 반대가 끌어당긴다는 통념은 지지받지 못했다. 도덕경 28장의 강함과 부드러움, 밝음과 어두움, 영광과 치욕의 삼중 음양 구조는 부부 관계에서 상대의 양극을 다 품는 자세를 요구하며, 명리학에서 용신의 조화 여부를 보는 관점과 같은 곳을 가리킨다. 부부를 수행으로 만드는가 소모로 만드는가의 차이는 함께 있을 때 자기가 더 솔직해지는가에 달려 있다.

댓글에 인색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