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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잘 들어오는 사람의 징후 – 단순함, 선의, 그리고 자기 믿음

돈이 잘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징후가 있다. 갑자기 운이 트인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그 전에 이미 흐름이 바뀌어 있다. 계약이 쉽게 성사되고, 좋은 소식이 연달아 들어오고, 사람이 알아서 찾아온다. 이런 시기를 겪어본 사람은 안다. 그때 자기가 뭔가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뭔가를 덜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돈의 흐름이 순조로운 사람에게서 가장 먼저 관찰되는 것은 삶이 단순해졌다는 점이다. 소비가 줄고, 관계가 정리되고, 하는 일의 가짓수가 적어진다. 겉으로 보면 위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안을 들여다보면 정반대다. 불필요한 것을 쳐낸 자리에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가 판단의 정확도를 올린다.

도덕경(道德經) 48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為學日益 為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為. 배움을 하면 날마다 보태고, 도를 닦으면 날마다 덜어낸다. 덜고 또 덜어서 마침내 억지로 하지 않는 데 이른다. 노자가 말한 것은 지식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쌓는 것만이 성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단계에서는 덜어내는 것이 더 강력한 전진이 된다.

25년 넘게 시장을 관찰하면서 이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 투자에서 큰 수익을 내는 사람은 대개 종목이 적다. 여러 종목에 분산하면 위험이 줄어든다고 배우지만, 실제로 큰돈을 만드는 사람은 확신이 있는 소수의 기회에 자원을 집중한다. 열 개의 종목에 흩뿌리면 열 개를 추적해야 하고, 열 개의 뉴스에 반응해야 하고, 열 개의 감정에 시달린다. 세 개로 줄이면 세 개만 보면 된다. 에너지가 모인다.

2023년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에 발표된 연구가 있다. 파키스탄 소비자 343명을 대상으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재정적 안녕감과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인데, 결과가 흥미로웠다. 미니멀리즘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재정적 안녕감이 높았고, 재정적 안녕감은 다시 행복감으로 이어졌다. 미니멀리즘이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도 주었지만, 재정적 안정을 거치는 간접 경로도 확인되었다. 덜 쓰고, 덜 가지고, 덜 신경 쓰는 삶이 실제로 돈과 마음 양쪽의 여유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단순한 삶이 돈을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에너지의 누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주의력과 판단력은 유한하다. 하루에 쓸 수 있는 결정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불필요한 소비에 쓰는 결정, 불필요한 관계에 쓰는 감정, 불필요한 물건을 관리하는 데 쓰는 시간. 이것들이 전부 에너지다. 이 에너지를 아끼면 정작 중요한 판단에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다. 시장에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평소에 에너지를 아껴둔 사람과 사방에 흩어놓은 사람의 반응 속도와 정확도가 같을 수 없다.

명리학(命理學)에서 정재(正財)는 정당한 노력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재물의 기운이다. 편재(偏財)는 투기적이고 변동이 큰 재물이다. 사주에 정재가 강한 사람은 한곳에 집중해서 차곡차곡 쌓는 방식이 맞고, 편재가 강한 사람은 기회를 포착해서 크게 한 번 터뜨리는 방식이 맞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공통점이 있다. 재물이 잘 들어오는 시기에는 삶이 정돈되어 있다. 사방에 손을 벌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 한두 곳에 집중하고 있을 때 재물운이 뚫린다. 기운이 흩어지면 재물도 흩어진다. 이것은 경험적으로 수천 건의 사주를 보면서 관찰한 패턴이다.

돈의 흐름이 순조로운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두 번째 징후는, 주변에 대한 선의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남을 축복하고, 남의 성공을 기꺼이 인정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눈다. 이것은 착해서가 아니다.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자기 안이 채워진 사람은 밖으로 흘려보낼 것이 있다. 반대로 자기 안이 비어 있으면 남에게 줄 것이 없고, 남이 잘되면 불안해진다.

장자(莊子) 천지편(天地篇)에 자공(子貢)이 밭에서 물을 주는 노인을 만나는 이야기가 있다. 노인은 구덩이에 들어가서 항아리로 물을 퍼서 밭에 뿌렸다. 힘은 많이 들고 성과는 적었다. 자공이 말했다. 두레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뒤는 무겁고 앞은 가볍게 만들어서 물을 퍼 올리면 샘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노인이 얼굴을 붉히며 웃고 답했다. 나도 안다. 다만 쓰지 않을 뿐이다. 기계가 있으면 반드시 기계에 매이는 일이 생기고, 기계에 매이는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계에 사로잡히는 마음이 생긴다. 기계에 사로잡히는 마음이 가슴속에 자리 잡으면, 순수함과 소박함이 온전치 못하게 된다. 순수함과 소박함이 온전치 못하면 정신이 불안정해지고,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도가 깃들지 않는다.

이 노인이 비효율적인 사람인가.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노인이 지키려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내면의 순수함이다. 기교가 늘어나면 마음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복잡해지면 사람과의 관계도 복잡해진다. 관계가 복잡해지면 에너지가 사방으로 새고, 에너지가 새면 정작 중요한 것에 쓸 것이 남지 않는다. 노인은 이것을 알고 있었다.

2025년 2월 PNAS Nexus에 발표된 버밍엄대학교 연구가 있다. 76개국 80,337명을 대상으로 부(富)와 친사회적 행동(Prosocial Behavior)의 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다. 결과는 이랬다.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리고 주관적으로 재정적 안녕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기부, 자원봉사, 낯선 사람 돕기 같은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했다. 이 관계는 76개국에 걸쳐 일관되게 나타났다. 문화권이나 경제 수준이 달라도 부유한 사람이 더 베풀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과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 나중에 재정적 안정을 찾았을 때, 친사회적 행동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고난을 겪어본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그 여유를 남에게 더 많이 돌렸다.

이 연구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돈이 있으니까 베푸는 것인지, 베푸는 성향이 있으니까 돈이 모이는 것인지, 인과의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시장에서 오래 관찰한 바로는, 둘 다 맞다. 여유가 있으면 선의가 자연스럽게 나오고, 선의가 많은 사람에게는 사람이 모인다. 사람이 모이면 정보가 모이고, 기회가 모이고, 결국 돈도 모인다. 선의는 감정이 아니라 자산이다. 다만 이것은 계산해서 베푸는 것과는 다르다. 계산된 친절은 금방 들킨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선의, 그것이 가능하려면 먼저 자기 안이 채워져 있어야 한다.

도덕경 46장에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이라는 구절이 있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큰 재앙이 없고, 갖고 싶어하는 것보다 큰 허물이 없다. 만족은 체념이 아니다. 지금 가진 것의 크기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지금 가진 것이 충분하다는 감각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줄 여유가 생기고, 남에게 주면 돌아오는 것이 있다. 반대로 끝없이 모자라다는 감각에 사로잡힌 사람은 아무리 벌어도 불안하고, 불안한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

돈이 잘 들어오는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세 번째 징후는, 자기 믿음이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미래가 좋아질지 나빠질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냥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근거 없는 낙관이 아니다. 자기가 배워온 것, 겪어온 것, 쌓아온 것에 대한 신뢰다. 그 신뢰가 행동으로 연결되고, 행동이 결과를 만들고, 결과가 다시 신뢰를 강화한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가 1977년에 제안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이론이 이것을 설명한다. 자기효능감이란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기 믿음이다. 반두라에 따르면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어려운 과제 앞에서도 더 오래 버티고,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하며, 실패에도 덜 흔들린다. 그리고 자기효능감을 가장 강력하게 높이는 것은 직접적인 성공 경험(Mastery Experience)이다. 남이 해내는 것을 보는 것보다, 자기가 직접 해낸 경험이 믿음을 만든다. 한 번 해내면 다음에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고, 그 확신이 실제 수행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시작된다.

시장에서 이것을 무수히 관찰했다. 처음 큰 수익을 낸 투자자가 두 번째에도 성공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실력이 갑자기 늘어서가 아니다. 자기가 할 수 있다는 감각이 판단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연속 손실을 겪은 사람은 기회가 와도 손이 나가지 않는다. 자기효능감이 바닥나면 좋은 판단도 실행이 안 된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다.

사주에서 록(祿)이라는 기운이 있다. 자기 일간(日干)이 가장 왕성한 상태를 뜻하는데, 록이 강한 시기에는 자신감이 올라가고,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그 움직임이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록은 기운의 상태이지 결과의 보장이 아니다. 자신감이 있어도 방향이 틀리면 손실이 커지고, 자신감이 없어도 방향이 맞으면 결과가 나온다. 다만 확률적으로 자기 기운이 왕성한 시기에 움직인 사람이 좋은 결과를 거두는 비율이 높다. 기운과 믿음과 행동이 한 방향을 가리킬 때, 일이 잘 풀리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가 온다.

반두라의 이론에서 자기효능감은 네 가지 원천을 가진다. 직접 경험, 대리 경험, 언어적 설득, 그리고 감정 상태. 이 중 가장 강력한 것이 직접 경험이고, 가장 약한 것이 언어적 설득이다. 자기계발 강연에서 당신은 할 수 있다는 말을 아무리 들어도 실제 효과가 크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이 아니라 해내는 경험이 믿음을 만든다. 그래서 작은 성공이 중요하다. 작은 것을 해내고, 그 경험이 쌓이면, 조금 더 큰 것에 손을 뻗을 수 있게 된다. 큰 부는 대개 이런 누적의 결과다. 처음부터 큰 판을 벌인 사람은 거의 없다.

삶이 단순해지고, 주변에 대한 선의가 늘고, 자기 믿음이 단단해지는 것.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에 돈이 잘 들어온다. 순서가 있다면 아마 이럴 것이다. 먼저 삶을 덜어낸다. 덜어내면 여유가 생긴다. 여유가 생기면 남에게 줄 것이 있다. 남에게 주면 관계가 좋아지고, 기회가 늘어난다. 기회를 하나씩 잡으면 자기효능감이 올라간다. 자기효능감이 올라가면 더 큰 기회에 손을 뻗는다. 이것이 선순환이다.

도덕경 48장의 損之又損 以至於無為 無為而無不為. 덜고 또 덜어서 억지로 하지 않는 데 이르면,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노자의 이 문장은 역설처럼 들리지만,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현실이다. 가장 적게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가장 많은 것을 해낸다. 가장 힘을 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가장 정확하게 움직인다. 힘을 빼는 것이 힘이 없는 것이 아니다. 힘을 한곳에 모으고 있는 것이다.

이 징후가 자기에게 나타나고 있는지 아닌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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