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e

큰 재물이 오려면, 두 가지를 먼저 해야 한다

사람들은 기다린다. 좋은 기회를, 큰돈을, 인생의 전환점을. 그런데 대부분의 기다림은 기다림이 아니다. 그냥 멈춰 있는 것이다. 진짜 기다림이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뒤에 산꼭대기에서 바람을 기다리는 것이다. 바람이 오지 않더라도 이미 산꼭대기에 서 있으니, 풍경 자체가 달라져 있다. 도덕경(道德經) 64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千里之行 始於足下. 천리 길도 발밑에서 시작된다. 노자(老子)가 말한 이 한 줄은, 기다림의 본질이 사실은 과정에 있다는 것을 2,500년 전에 이미 꿰뚫고 있었다.

첫 번째는 과정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통제하는 일. 대부분의 사람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것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결과, 남의 평가, 시장 상황, 운. 그런 것들은 아무리 쳐다봐도 바뀌지 않는다.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과정뿐이다.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라는 사람이 있다. 영국의 발명가다. 그는 세계 최초의 먼지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만들기까지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15년이 걸렸다. 하루 평균 거의 한 개꼴로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실패하고, 다시 만들었다. 투자자들은 관심이 없었고, 기존 업계는 비웃었다. 그런데 그는 멈추지 않았다. 5,127번째에 성공했고, 그 결과 다이슨은 현재 연매출 76억 달러(약 10조 원)를 넘기는 회사가 됐다. 그가 한 말이 있다. 실패는 재미있다, 그것은 진전의 일부다, 성공에서는 배우지 못하지만 실패에서는 배운다. 이것이 과정의 힘이다.

자영업을 하든, 콘텐츠를 만들든, 투자를 하든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몇 개 올려놓고 소원을 비는 건 기다림이 아니다. 매일 테스트하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양이 쌓여서 질로 바뀌는 그 지점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기다림이다. 좋은 일자리를 기다린다면서 메일함만 새로고침하는 것도 기다림이 아니다. 이력서를 더 이상 고칠 곳이 없을 정도로 다듬고, 포트폴리오의 모든 장을 검증하고, 예상 질문을 스무 번 연습하는 것이 기다림이다. 투자에서도 다르지 않다. 시장의 바닥을 기다린다면서 차트만 들여다보는 건 기다림이 아니다. 산업을 분석하고, 재무제표를 읽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만들어놓는 것이 기다림이다.

과정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에게 결과가 나쁜 경우는 드물다. 설령 기대했던 그 결과가 아니더라도, 과정에서 쌓인 능력과 경험이 다른 문을 열어준다. 다이슨도 진공청소기 하나로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공학적 역량이 헤어드라이어, 날개 없는 선풍기, 공기청정기로 확장됐다. 과정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과정이 결과로 바뀌는 시점을 우리가 정할 수 없을 뿐이다.

두 번째는 마음가짐이다. 이것이 사실 더 어렵다. 과정을 실행하는 건 체력과 시간의 문제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건 차원이 다른 영역이다.

도덕경 제16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致虛極 守靜篤. 비움을 지극히 하고 고요함을 도탑게 지킨다. 노자가 말한 이 고요함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고요함이 아니다. 할 것을 다 한 뒤의 고요함이다. 할 것을 다 했기에 비로소 고요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무위(無爲)의 진짜 의미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억지로 하지 않는 것. 과정은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것. 도덕경에서 道常無爲而無不爲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는 늘 억지를 부리지 않지만,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다.

콘텐츠를 만들다가 한 달 만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이걸로 반드시 인생을 바꾸겠다고 작정한다. 한 달 지나면 반응이 없으니 나는 이쪽 체질이 아닌가 보다 하고 의심한다. 며칠 더 하다가 차라리 월급이 낫겠다 싶어 그만둔다.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 그런 건 하지 말라고 조언까지 한다. 양이 질로 바뀌는 임계점에 도달하기 한참 전에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반면, 무언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만두는 시점이 남들보다 늦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마음가짐이 달랐기 때문이다. 되기 전부터 이미 자기가 될 사람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이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는 다르다. 과정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생기는 확신이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말한 것도 결국 같은 이야기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사람이 결과적으로 영향력의 범위를 넓힌다.

장자(莊子)의 달생(達生)편에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재경(梓慶)이라는 목수가 거문고 받침대를 만드는데, 완성된 작품을 본 사람들이 귀신의 솜씨라고 감탄했다. 노나라 임금이 비결을 묻자 재경은 이렇게 답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사흘이면 상과 벌을 잊고, 닷새면 칭찬과 비난을 잊고, 이레면 손발이 있는 것도 잊는다, 그때 비로소 숲에 들어가 나무를 고른다. 이것이 마음가짐의 공부다. 결과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을 모두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과정 그 자체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좋은 마음가짐이란 타고나는 게 아니다. 매일 연습해서 만드는 것이다. 마치 근육처럼. 조급함이 올라올 때마다 다시 과정으로 돌아가는 연습,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생길 때마다 자기 속도를 인정하는 연습, 결과가 안 보일 때 그래도 한 걸음 더 가는 연습. 이런 것들이 쌓이면 그것이 곧 내공이 된다.

과정의 공부를 마치고, 마음의 공부를 마친 사람에게는 일이 알아서 찾아온다. 그것을 사람들은 운이라고 부르고, 때가 됐다고 말하고, 하늘이 도왔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 사람이 이미 준비를 다 마쳤기에 기회가 기회로 보였을 뿐이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 앞에도 같은 기회가 지나가지만, 그 사람의 눈에는 그것이 기회로 보이지 않는다. 결국 운이라는 것도, 과정과 마음가짐이 만들어낸 시야의 산물일 수 있다.

도덕경 제37장의 구절 道常無爲而無不爲. 도는 억지로 하지 않으나 하지 못하는 바가 없다.

과정을 다하고 마음을 비운 사람에게만 열리는 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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