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oist cultivation

거탁상, 탁한 기운을 걷어내야 운명이 바뀐다

탁한 기운을 걷어내는 것이 운명을 바꾸는 첫 번째 방법이다. 기운이 맑아지면 사람의 안색이 달라지고, 생활 전반에 걸친 흐름이 바뀐다. 이것은 도교 수행에서 말하는 ‘배탁’의 원리이며, 현대 신경과학이 말하는 습관의 재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도교에서 수행의 첫 단계를 축기(筑基)라 한다. 글자 그대로 기초를 다지는 일이다. 포박자(抱朴子)를 쓴 갈홍은 단(丹)을 수련하기 전에 먼저 몸의 탁기를 걷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릇이 더러우면 아무리 좋은 물을 부어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몸이 그릇이고, 기운이 물이다. 그릇부터 씻어야 한다.

탁기라는 것은 뭔가 거창한 게 아니다. 나쁜 수면 습관, 과식, 과도한 자극 추구, 정리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 이런 것들이 쌓이면 얼굴에 나타난다. 상학(相學)에서는 이를 기색이 어둡다고 표현한다. 증정선생(曾正先生)의 빙감(冰鑑)에서는 면부여명, 기색여운이라 했다. 얼굴의 골격은 타고난 명(命)이지만, 기색은 후천적으로 흘러가는 운(運)이라는 뜻이다. 타고난 것은 바꿀 수 없지만, 흘러가는 것은 바꿀 수 있다.

2024년 Trends in Cognitive Scienc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습관은 두 가지 뇌 시스템의 균형으로 작동한다. 하나는 자극에 반응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목표를 설정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이다. 습관을 바꾸려면 자동화된 시스템의 영향력을 줄이고, 목표 지향적 시스템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것이 연구자들이 말하는 습관 형성과 파괴의 핵심이다.

도교에서는 이것을 다른 언어로 말한다. 도덕경 16장에 致虛極 守靜篤이라는 구절이 있다. 비움을 극에 이르게 하고, 고요함을 지극히 지키라는 뜻이다. 자동화된 반응을 멈추고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 현대 신경과학에서 말하는 목표 지향적 시스템의 활성화와 도교에서 말하는 수정(守靜)이 결국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운이 나쁜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귀인이 아니다. 변화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밖에서 찾는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좋은 기회가 오면, 환경이 바뀌면. 그러나 밖이 바뀌기 전에 안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안이 바뀌지 않으면 밖에서 기회가 와도 잡을 수가 없다.

이것은 투자에서도 동일하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기회는 기회가 아니라 재앙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들 중 장기 수익을 거둔 비율은 극히 낮다. 바닥에서 샀는데도 중간에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기회를 잡는 것과 기회를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자신의 내면이 얼마나 정리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강자의 사고방식과 약자의 사고방식은 인성의 어느 쪽을 따르느냐에서 갈린다. 약자는 자기 인성에 순응한다. 달콤한 것이 먹고 싶으면 먹고, 편한 것이 하고 싶으면 쉰다. 강자는 자기 인성에 저항하면서 타인의 인성에 순응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안다.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연구가 확인해 주는 것이 있다. 뇌는 반복되는 행동에 의해 물리적으로 변한다. 자주 쓰는 신경 경로는 강화되고, 안 쓰는 경로는 약해진다. 숲속의 길과 같다. 자주 걷는 길은 넓어지고, 걷지 않는 길은 풀이 자라 사라진다.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는 일이다. 그래서 어렵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자동화되기까지 평균 66일, 복잡한 행동의 경우 254일까지 걸린다.

환경을 바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한 이야기는 단순한 교훈담이 아니다. 풍수(風水)에서는 환경 자체를 기장(氣場)이라고 본다. 사람이 머무는 곳의 기운이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낮은 수준의 환경에 계속 머물면 그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서로의 탁기가 서로를 붙잡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네를 바꾸고, 사귀는 사람을 바꾸고, 읽는 것을 바꾸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고립이 아니라 선택이다. 자신이 되고 싶은 방향의 사람들 곁에 있으면 그 방향으로 끌려간다. 반대로, 되고 싶은 사람을 의심하고 비판하면 그 방향에서 멀어진다. 도교에서 말하는 신위도원공덕모(信爲道元功德母), 믿음이 도의 근원이고 공덕의 어머니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탁기를 걷어내고 나면 한동안 외로운 시간이 온다. 익숙한 것들과 멀어지고, 새로운 것들은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시기. 도교에서는 이 시기를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과정이라 한다. 뼈를 바꾸고 태를 바꾸는 것이니 아프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과정을 지나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청정경(清靜經)에 人能常清靜 天地悉皆歸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이 늘 맑고 고요할 수 있다면 천지가 모두 돌아온다는 뜻이다. 사업도, 관계도, 건강도 결국 자기 안의 맑음에서 시작된다. 탁한 것을 걷어내고 나면 나쁜 인연은 자연히 멀어지고, 맞는 인연이 자연히 다가온다. 동성상응(同聲相應),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한다.

모든 사람은 자기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은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바꾸는 것이 불편하고, 불편한 것은 인간의 본능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운명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그 본능에 저항하는 일이다.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바뀌는 사람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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