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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재운과 관련된 꿈

꿈이라는 것은 동양에서 오랜 시간 단순한 잠의 부산물이 아니었다. 장자(莊子)는 제물론(齊物論)에서 나비가 된 꿈을 꾸고 깨어난 뒤, 자신이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자신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른바 호접지몽(胡蝶之夢)이다. 이 이야기를 두고 후대 학자들은 물아일체니 인생무상이니 여러 해석을 붙였지만, 장자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 더 단순했을 것이다. 우리가 꿈이라 부르는 것과 현실이라 부르는 것 사이의 경계는, 우리가 믿는 것만큼 견고하지 않다는 것. 도교에서 꿈은 신(神)이 몸을 떠나 유람하는 상태로 본다. 정(精), 기(氣), 신(神) 삼보(三寶) 가운데 신이 가장 자유로운 형태로 움직이는 시간이 바로 수면이다. 그래서 꿈에서 보이는 것들이 단순한 뇌의 전기신호가 아니라, 기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상(象)이라는 관점이 전통적으로 존재해왔다. 현대 심리학의 시조인 프로이트도 꿈을 무의식의 표현이라 했고, 융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단무의식의 원형이 꿈에 투사된다고 봤다. 동서양의 접근법은 다르지만, 꿈이 단순한 잡념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의외로 일치한다.

재물과 관련된 꿈 해석은 동양 전통에서 특히 오래된 분야다. 물이 넘치는 꿈, 불이 타오르는 꿈, 뱀이 나타나는 꿈. 이 세 가지는 민간에서 횡재의 징조로 오래 전해져 왔다. 흥미로운 것은 이 세 가지 모두 사람이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홍수는 삶의 터전을 삼키고, 불은 가진 것을 태우며, 뱀은 원초적 공포를 자극한다. 그런데 이것들이 오히려 재물의 상징이라니,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역(周易)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水)는 감괘(坎卦)로, 험난함 속에 숨은 양(陽)을 품고 있다. 화(火)는 이괘(離卦)로, 밝음이 사방을 비추는 상이다. 뱀은 지지(地支)에서 사(巳)에 해당하며, 사화(巳火)는 오행상 화(火)의 기운과 함께 만물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을 뜻한다. 명리학에서 사화는 또한 금(金)의 장생지이기도 하다. 금은 곧 재물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비슷한 역설이 있다. 모든 사람이 두려워할 때가 진짜 기회라는 것은 워런 버핏의 유명한 격언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극소수다. 2002년 국제 금속류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었을 때, 대부분의 업체들은 재고를 줄이고 몸을 사렸다. 그런데 2003년부터 중국의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구리 가격은 2006년 한 해에만 83퍼센트 올랐다. 니켈은 63퍼센트, 아연은 19퍼센트가 뛰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에 따르면 이 시기 원자재 가격 급등은 아시아 개도국의 경제 성장에 의한 수요 증가가 1차적 원인이었다. 바닥에서 물건을 쌓아둔 소수의 사람들에게 이 시기는 말 그대로 대수(大水)였다. 물이 밀려와 모든 것을 덮었고, 그 물 위에 올라탄 사람은 전에 없던 높이에 도달했다.

도교에서는 이런 현상을 기(氣)의 응집과 발산으로 설명한다. 도덕경(道德經) 제36장에 將欲歙之 必固張之, 오므리려면 반드시 먼저 펼친다고 했다. 크게 얻으려는 기운이 모일 때, 그 전조는 대개 크게 잃을 것 같은 형상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홍수 꿈이 재물의 징조라는 민간의 믿음도, 큰 불이 오히려 재고(財庫)를 넓힌다는 해석도, 뱀이 땅속의 재물을 지킨다는 이야기도, 결국 같은 원리의 변주다. 두려움의 형상 뒤에 숨어 있는 기회의 실체.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붙는다. 입을 닫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미신적 금기가 아니다. 도교 수행에서 기를 기르는 첫 번째 원칙이 수구(守口), 입을 지키는 것이다. 포박자(抱朴子)의 갈홍(葛洪)은 양생의 핵심으로 정기(精氣)를 누설하지 않는 것을 꼽았다. 기가 모이기 시작하는 순간, 그것을 말로 흩뿌리면 아직 응고되지 않은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것은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확신이 서기 전에 주변에 자신의 판단을 떠벌리면, 타인의 의심과 부정적 의견이 흘러들어와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조지 소로스가 1992년 영국 파운드화에 10억 달러를 걸었을 때, 그는 자신의 베팅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이 자신의 의도를 알게 되면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동경제학에서는 이것을 ‘선언 효과’라고 부른다. 자신의 목표나 계획을 남에게 말하면, 말하는 행위 자체에서 이미 심리적 보상을 얻어버려 실제 행동의 동기가 약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뉴욕대학교의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의 2009년 연구가 대표적이다. 뭔가를 이루고 싶으면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옛말은, 기의 보전이라는 도교적 원리와 현대 심리학이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 드문 사례다.

꿈에서 큰물을 만났거나, 불길에 휩싸였거나, 뱀을 마주쳤다고 해서 반드시 돈이 굴러들어온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랜 시간 축적된 전통적 해석에는 나름의 경험적 토대가 있고, 그것이 기의 흐름이라는 도교적 세계관과 만날 때 단순한 미신 이상의 구조를 갖추게 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꿈 자체가 아니라, 두려움의 형상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일 것이다. 도덕경 제76장은 이렇게 말한다. 堅強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라고. 큰 물 앞에서 버티려 하면 쓸려가지만, 물 위에 몸을 맡기면 떠오른다. 큰 불 앞에서 끄려 하면 함께 타지만, 불의 방향을 읽으면 길이 보인다. 뱀 앞에서 도망치면 놓치지만, 가만히 서 있으면 뱀은 스스로 제 갈 곳을 간다. 두려움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그 뒤에 오는 것의 크기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느냐 마느냐가, 그것이 자기 것이 되느냐 아니냐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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