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라는 것에 대하여 – 10년간의 과학 실험이 증명한 것, 그리고 명리학이 이미 알고 있던 것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주저 없이 운이라고 답한다. 재능이 아니라 운이다. 이것은 감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은 약 10년간 400명 이상을 추적하며 운의 본질을 연구했다. 스스로 운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 200명과, 운이 나쁘다고 느끼는 사람 200명을 모아서, 이들의 사고 체계와 행동 패턴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2018년에는 이탈리아 카타니아 대학교의 물리학자 알레산드로 플루키노 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40년간의 성공 패턴을 모델링했는데, 결론은 놀라웠다. 재능은 가우스 분포를 따르지만, 부의 분포는 파레토 법칙을 따른다. 쉽게 말해서,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 가장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정도의 재능에 운이 따르는 사람이 정상에 서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성공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80%에 달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지점이 나타난다. 와이즈먼의 연구에서 운이 좋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 성격 특성을 보였다. 외향성이 높고, 신경증적 불안이 낮으며,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운이 나쁜 사람들은 불안과 긴장이 높고, 주의의 폭이 좁으며, 새로운 것에 닫혀 있었다. 와이즈먼은 유명한 신문 실험으로 이것을 증명했다. 참가자들에게 신문을 주고 사진의 개수를 세라고 했는데, 운이 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몇 초 만에 끝냈고, 운이 나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평균 2분이 걸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신문 2페이지에 반 페이지 크기로 “세지 마세요. 사진은 43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운 좋은 사람들은 이것을 바로 발견했고, 운 나쁜 사람들은 사진 세기에만 몰두해서 이 기회를 놓쳤다. 심지어 신문 중간에 “이 문구를 발견했다고 말하면 250달러를 드립니다”라는 광고까지 넣었는데, 운 나쁜 사람들은 그것도 놓쳤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서 나는 명리학의 십신 체계가 떠올랐다. 와이즈먼이 과학적 방법론으로 밝혀낸 것이, 사실 동양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십신이라는 체계로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와이즈먼이 말하는 운 좋은 사람의 첫 번째 특성, 외향성과 기회 최대화는 명리학에서 식상(食傷)의 작용과 정확히 겹친다. 식신과 상관은 자기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기운이다. 표현하고, 소통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 와이즈먼의 연구에서 운 좋은 사람들이 파티에서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고, 출퇴근 경로를 바꾸고, 낯선 환경을 즐긴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식상의 기운이 활발한 사람의 모습이다.
1994년 뉴욕 플라자 호텔 앞에서 벌어진 일이 이것을 잘 보여준다. 미국의 보석 체인점 헬즈버그 다이아몬드의 바넷 헬즈버그 주니어는 당시 143개 매장을 가진 회사를 매각할 적임자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플라자 호텔 앞을 지나가는데, 옆에 있던 여성이 “워렌 버핏”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헬즈버그는 즉시 다가가 자기소개를 했고, 30초 만에 자기 회사가 버핏의 투자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버핏은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고, 결국 버크셔 해서웨이가 헬즈버그를 인수했다. 이 거래의 추정 금액은 1억 달러 이상이었다. 뉴욕 거리에서 우연히 누군가의 이름을 듣고, 즉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이것이 식상의 기운이다. 밖으로 나가고, 표현하고, 기회를 잡는다.
두 번째 특성인 직감과 낮은 불안은 인성(印星)의 영역이다. 정인과 편인은 내면의 지혜, 학문, 직관력을 관장한다. 와이즈먼의 연구에서 운 좋은 사람들은 불안 수준이 운 나쁜 사람의 절반에 불과했다. 불안이 낮으니 주의의 폭이 넓어지고, 예상치 못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신문 실험에서 운 좋은 사람들이 사진 세기라는 과업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내면의 안정에서 비롯된다. 명리학에서 인성이 안정적인 사람은 마음이 고요하고, 그 고요함 속에서 직관이 작동한다. 반대로 인성이 불안정하면 마음이 산란하고, 눈앞의 것에만 매달린다.
세 번째,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태도는 재성(財星)과 관성(官星)의 균형에서 나온다. 정재와 편재는 현실적 자원과 기회를, 정관과 편관은 사회적 질서와 목표를 나타낸다. 운 좋은 사람들이 긍정적 기대를 갖는다는 것은, 자신이 현실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이다. 재성이 안정적이면 현실 감각이 있으면서도 집착하지 않고, 관성이 적절하면 목표가 있되 강박적이지 않다. (물론 식상과 인성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네 번째, 불운을 행운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비겁(比劫)의 힘이다. 비견과 겁재는 자아의 강인함, 회복력, 주체성을 의미한다. 와이즈먼은 운 좋은 사람들이 실패 앞에서 유연하게 반응하고, 다른 길을 찾아낸다고 했다. 이것은 자아가 단단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자아가 약하면 작은 불운에도 무너지고, 자아가 지나치게 강하면 자기 방식에만 고집하여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 적절한 비겁은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강인함을 준다. 이것은 뿌리가 있냐 ? 없냐로 명리학에서 표현된다.
결국 와이즈먼이 발견한 네 가지 원칙은 명리학의 십신 체계로 온전히 설명된다. 식상의 확장성, 인성의 안정성, 재관의 균형감, 비겁의 회복력. 이 네 가지가 조화롭게 작동할 때 운이 좋은 것이고, 어느 하나가 치우치거나 결핍되면 운이 나빠지는 것이다. 와이즈먼은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외향성, 낮은 신경증, 개방성이라고 불렀지만, 명리학은 이미 이 구조를 오행과 십신으로 체계화해놓았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와이즈먼의 연구가 증명한 가장 핵심적인 사실은, 운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운 학교(Luck School)라는 1개월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 나쁜 사람들에게 운 좋은 사람의 사고 체계와 행동 패턴을 훈련시켰다. 결과는 놀라웠다. 참가자의 80%가 1년 안에 삶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매일 일기를 쓰면서 그날 가장 긍정적인 일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주의의 방향이 바뀌고, 그것이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졌다.
이것을 명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사주팔자라는 틀은 바꿀 수 없지만, 그 틀 안에서 어떤 십신의 기운을 활성화하고 어떤 기운을 억제하느냐는 본인의 수행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도교에서 말하는 수행이란 결국 이 인지 체계의 전환이다. 좌정(坐靜)을 통해 마음을 고요하게 하면 인성이 안정되고, 불안이 줄어든다. 불안이 줄어들면 주의의 폭이 넓어지고, 그제야 눈앞에 놓인 기회가 보이기 시작한다. 와이즈먼의 신문 실험에서 운 나쁜 사람들이 반 페이지 크기의 글씨를 보지 못한 것은, 그들의 눈이 나빠서가 아니라 마음이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도교의 내단(內丹) 수련에서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精)을 모으고 기(氣)를 다스리며 신(神)을 밝게 한다는 것은, 결국 내면의 산란함을 가라앉히고 의식의 밝기를 높이는 과정이다. 의식이 밝아지면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것이 보인다. 같은 뉴욕 거리를 걷고 있어도, 누군가는 “워렌 버핏”이라는 말을 듣고 즉시 행동하고, 누군가는 자기 걱정에 빠져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이 차이가 수행의 깊이에서 온다.
와이즈먼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대부분의 경우, 당신의 생각과 감정이 당신의 행운과 불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과 감정을 바꾸면 운이 바뀐다고. 이것은 서양 심리학자가 10년의 실증 연구 끝에 도달한 결론이다. 그런데 도교의 수행 전통에서는 이 원리를 이미 알고 있었다. 심(心)을 다스리면 명(命)이 바뀐다는 것, 성명쌍수(性命雙修)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성품을 닦으면 운명이 따라 움직인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와이즈먼의 연구에서 1개월 프로그램으로 80%가 개선되었다고 했지만, 이것은 인지적 변화에 불과하다. 진짜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한 달 동안 일기를 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3년, 5년, 10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양 심리학의 한계가 여기에 있다. 인지의 변화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그것을 체질적 변화로 고착시키는 방법론이 없다.
수행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매일 앉아서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관(觀)하는 것은, 일시적 인지 변화가 아니라 신경 회로 자체를 재편하는 작업이다. 현대 신경과학에서 명상이 편도체의 반응성을 낮추고 전전두엽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연구가 수없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교에서 말하는 연정화기(煉精化氣), 연기화신(煉氣化神)의 과정이 뇌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렇다. 운은 관리 가능하다. 이것은 이제 과학적 사실이다. 그런데 관리하는 방법에는 깊이의 차이가 있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긍정 확언을 외치는 것은 표면적 변화다. 사고 습관을 바꾸는 것은 중간 수준의 변화다. 수행을 통해 의식의 구조 자체를 전환하는 것이 가장 깊은 변화다. 그리고 깊은 변화만이 지속된다.
와이즈먼의 실험에서 운 좋은 사람들이 보여준 특성들, 넓은 주의력, 낮은 불안, 유연한 대응, 열린 태도. 이것들은 모두 수행이 깊어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들이다. 억지로 외향적이 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세상을 향해 열리게 되어 있다. 억지로 긍정적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고요해지면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운이 좋아지고 싶다면, 운 좋은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운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십신의 기운을 조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수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