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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력이 재운의 시작이다 – 도교 수양과 투자 성공의 공통 원리

돈이 없는 것은 새어나간 것이고, 돈이 있는 것은 길러낸 것이다. 이 말은 단순한 자기계발 어록이 아니다. 도교에서 말하는 기(氣)의 흐름과 정확히 같은 구조를 가진다. 정기신(精氣神) 삼보 가운데 신(神)이 흩어지면 정(精)과 기(氣)도 따라서 흩어진다. 재물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힘이 흩어진 사람에게는 돈이 머물지 않는다. 이것은 어떤 영적인 비유가 아니라, 시장에서 20년 넘게 사람과 돈의 흐름을 관찰해본 사람이라면 체감하는 현실이다.

사람마다 돈을 버는 능력은 분명히 다르다. 같은 시간을 써도 어떤 사람은 한 곳에서만 수입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여러 곳에서 동시에 수입을 만든다. 이것을 단순히 사업 모델의 차이라고만 볼 수도 있지만, 그 사업 모델을 선택하고 실행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이 먼저다.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였던 찰리 멍거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감정 절제를 꼽았다. 그는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투자의 핵심 자산으로 삼았는데, 가난한 찰리의 연감을 보면 그가 동시대 심리학자들보다 인간의 무의식적 기제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멍거는 과도한 자신감, 단기적 감정 반응, 군중 심리를 따르는 습관을 제거해야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것은 결국 마음의 힘을 어디에 쓰느냐의 문제다.

도덕경 16장에 致虛極 守靜篤이라는 구절이 있다. 마음을 비워 극에 이르게 하고, 고요함을 지켜 독실하게 하라는 뜻이다. 노자가 이 말을 한 것은 기원전 수백 년 전이지만, 이 원리는 현대의 투자와 사업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 마음이 두려움과 자기 의심과 남의 시선으로 가득 차 있으면, 그 사람의 판단력은 흐려진다.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에서 내리는 결정은 늘 시장의 뒷꽁무니를 쫓게 되어 있다. 반대로 마음이 고요한 사람은 남들이 놓치는 기회를 본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멍거가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중국 전기차 기업 BYD에 2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도 그런 판단이었다. 당시 버핏조차 회의적이었지만 멍거는 확신을 가졌고, 그 확신은 감정이 아니라 고요한 분석에서 나온 것이었다.

자신을 갉아먹는 행위를 멈추는 것이 재운의 시작이라는 말은, 도교적으로 보면 정확히 누기(漏氣)를 막는 것과 같다. 기가 새는 곳을 막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기를 받아들여도 소용이 없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소모적 행위들, 가치 없는 일에 시간을 쓰면서 괴로워하고, 남의 말에 흔들리고, 과거의 실수를 곱씹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이런 것들이 전부 기가 새는 구멍이다. 장자의 심재(心齋) 개념도 같은 맥락이다. 마음의 재계, 즉 마음을 정리하고 비우는 것이 모든 수양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마음이 비어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심력(心力)이 재물의 근원이라는 관점은 동양에서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알버트 반두라가 정립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이론에 따르면, 자신이 특정 과제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 성과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이 더 많이 성취한다는 것은 수십 년에 걸친 연구로 입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자기효능감이라는 것도 결국 마음의 상태다. 두려움에 잠식되어 있으면 효능감은 바닥을 치고, 마음이 고요하고 힘이 있으면 효능감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도교에서 말하는 양기(養氣)와 현대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효능감은 언어만 다를 뿐 같은 현상을 가리키고 있다.

마음의 힘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사실 특별하지 않다. 나쁜 것을 듣지 않고, 나쁜 것을 보지 않고, 혼란한 곳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은 도교의 기본 수양법이기도 하고, 상식이기도 하다. 포박자(抱朴子)에서 갈홍이 말한 수양의 핵심도 결국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을 멀리하고 고요함 속에서 정(精)을 기르라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하소연과 불평에 자신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 자기에 대한 평가를 남에게 맡기는 것, 견디기 어려운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는 것, 이런 것들은 전부 기를 흩트리는 행위다. 도덕경 44장에서 노자는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라 했다. 이름과 몸 가운데 어느 것이 가까우며, 몸과 재물 가운데 어느 것이 많은가. 자신을 소모하면서까지 지키려는 것이 정말 자신의 것인지를 묻는 구절이다.

결국 재운이란 것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일 수 있다. 찰리 멍거가 8살 된 아들을 백혈병으로 잃고 전 재산을 치료비로 쓴 뒤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외부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면의 힘이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8명의 자녀를 부양하면서 투자업에 뛰어들었고,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를 누적 수익률 550만 퍼센트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마음의 힘이 꺾이지 않은 사람에게는 변수가 기회로 바뀌고, 마음의 힘이 이미 소진된 사람에게는 기회도 불안의 재료가 된다. 내 직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내 마음이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것을 들여다보는 일이 어쩌면 어떤 투자 분석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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