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변호사와 AI: 미래에 대한 도전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어제 Anthropic이 Claude Cowork용 업무 플러그인을 발표했고, 오늘 시장이 반응했다. Thomson Reuters 16%, RELX 14%, LegalZoom 20%, Wolters Kluwer 10.5% 폭락. 두 개의 State Street SPDR ETF에서 3,006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Jefferies의 트레이더는 이를 SaaSpocalypse라고 불렀다. SaaS 주식의 종말이라는 뜻이다.

나도 Cowork 기능을 쓰고 있다. 파일 분류, 문서 작성, 폴더 정리 같은 단순 작업을 맡기는데, 이게 이제 전문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법률 플러그인은 계약서 검토, NDA 분류, 컴플라이언스 워크플로우, 법률 브리핑을 자동화한다. 변호사나 법률 리서치 플랫폼이 하던 일이다. 같은 날 발표된 플러그인에는 영업, 재무, 마케팅, 고객 지원, 제품 관리, 생명공학 연구까지 포함된다.

Danske Bank의 선임 투자 전략가 Lars Skovgaard가 말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AI의 명확한 승자로 여겨졌다고. Anthilia의 펀드 매니저 Giuseppe Sersale는 더 직접적으로 경고했다. AI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는 프로그래밍과 지식 기반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다고. 2017년 Nvidia의 Jensen Huang이 한 말이 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고 있지만, AI가 소프트웨어를 먹고 있다. Melius Research의 Ben Reitzes는 이 견해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J.P.Morgan 분석가들의 표현이 정곡을 찌른다. 저평가와 높은 투자자 기대의 역설적이고 악순환적 사이클. ServiceNow 같은 회사가 견실한 실적을 발표해도 시장의 반응은 좋지만 충분하지 않다이다. 자본은 분명하게 방향을 틀고 있다. AI 인프라와 칩 주식 쪽으로.

Thomson Reuters나 RELX가 가진 독점적 데이터베이스가 일시적 방어막은 될 수 있다. 하지만 Globe and Mail이 던진 질문이 핵심이다. Anthropic과 같은 회사들이 법률 기술 분야 또는 다른 어떤 분야든 더 깊이 들어가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답은 없다. Anthropic과 OpenAI 모두 수십억 달러의 펀딩을 받았고 IPO를 원한다. 거기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현금 흐름이 필요하고, 법률은 타겟으로 삼을 영역 중 하나일 뿐이다.

의학, 과학, 교육 모두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다. Vanguard의 분석에 따르면 2028년까지 자동화되는 업무 시간의 비율이 산업 전반에서 7.5%에서 15%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의 독점으로 먹고살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전문 지식을 축적하고 그것을 비싸게 파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도전받고 있다.

이번 플러그인 발표를 보면서 기존에 쓰던 유료 서비스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상당수가 이제 불필요해 보인다. 효율이 미치게 올라간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다. 그냥 재무관련 문서가 있는 폴더를 지정하고, 재무제표를 작성해줘. 그러면 그걸 그냥 그 자리에서 만들어준다. 회계사를 쓸 필요가 줄어든다. 잡무에 쓰던 시간이 줄어들면서 점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역설도 있다. 새로운 도구가 매일 쏟아져 나오니 오히려 더 바빠진다. 뭘 쓸지 파악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기존 작업 흐름에 통합하는 것 자체가 일이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스스로 찾아서 배우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 누군가 옆에서 알려줘야만 새로운 것을 익힐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빠른 변화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그 도구의 존재를 모르거나, 알아도 어떻게 써야 할지 스스로 파악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격차는 단순히 정보 접근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 방식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2026년에 통용인공지능(AGI)이 나온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 이야기처럼 들렸는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현실에 가깝게 느껴진다. 플러그인 하나 발표에 수천억 달러가 증발하고, 전문직 비즈니스 모델이 하루아침에 재평가받는 세상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 혁명은 항상 기존 권위의 해체를 동반했다. 인쇄술이 성직자 계급의 지식 독점을 무너뜨렸고, 인터넷이 언론사의 정보 게이트키핑을 약화시켰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전문직 전체에 대한 비슷한 도전이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분석가, 이들이 수년간 축적한 전문성의 경제적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는 속도다. 인쇄술은 수백 년에 걸쳐 사회를 바꿨고, 인터넷은 수십 년이 걸렸다. AI는 몇 년 단위로 움직이고 있다. 2025년 1월 Claude Cowork이 출시되고, 2월에 전문직 플러그인이 나오고, 같은 날 수천억 달러가 증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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