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정서적 경계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 외부 자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양에서는 이것을 결계라고 불렀고, 서양 심리학에서는 정서적 경계(emotional boundary)라고 부른다. 표현은 다르지만 가리키는 바는 같다.

워런 버핏은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아 시대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론스(Barron’s)는 그를 표지에 실으며 과연 버핏은 끝났는가라는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2000년 버블이 붕괴되자 그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S&P 500 대비 50% 이상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 그는 당시를 회고하며 남들이 욕심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광기가 그의 판단 체계에 침투하지 못한 것이다.

알렉스 호놀드(Alex Honnold)는 2017년 요세미티 엘 캐피탄 900미터 수직 암벽을 맨손으로 등반했다.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Free Solo) 제작진이 그의 뇌를 fMRI로 촬영했을 때, 공포와 불안을 처리하는 편도체의 반응이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가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 신호가 의사결정 영역으로 전달되는 경로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의 세계에는 다음 홀드와 발 디딤만 존재한다.

26세에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된 빌 게이츠는 초기에 경쟁자들의 조롱과 업계의 회의적 시선을 받았다. IBM이 개인용 컴퓨터를 장난감 취급하던 시절, 그는 모든 가정과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일 것이라는 비전만 보았다. 주변의 소음은 그의 계산에 들어가지 않았다.

도가에서는 이것을 허심(虛心)이라 했다. 마음을 비워야 진정한 것이 들어온다는 의미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성인은 무위로써 일을 처리하고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한다고 했다. 외부의 시비에 반응하지 않는 것이 무위의 시작이다.

결계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 일에 오래 집중하면 잡념이 줄어든다. 감정적 반응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내면에 고요가 쌓인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면 타인의 평가가 의미를 잃는다.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 외부 신호가 내면의 핵심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버핏은 올해 94세다. 여전히 오마하에서 같은 집에 살며 같은 방식으로 투자한다. 그의 결계는 6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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