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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스 살로메의 2026년 예언

브라질 출신의 38세 점술가 아토스 살로메(Athos Salomé)가 또다시 화제다. 그는 스스로를 초심리학자이자 카발리스트라 칭하며, SNS에서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린 현대판 예언자로 활동 중이다. 영국 언론들은 그에게 “살아 있는 노스트라다무스(Living Nostradamus)”라는 거창한 별명을 붙여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까지 예측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물론 비판도 있다. 그가 2019년에 “생물학적 위협으로 인한 글로벌 혼란”을 예언했다고 하는데, 팬데믹이 터지고 나서야 이것이 코로나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이 덧붙여졌다. 96세 여왕의 죽음을 예측한 것도 대단한 예지력인지는 의문이다. 그의 예언은 대체로 모호하고 해석의 여지가 넓어서, 어떤 사건이든 사후적으로 끼워 맞출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다만 예측을 실제로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 ‘모호함’에 대한 비판은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점술이든 역학이든, 어떤 상(象)을 통해 미래를 읽는 방식은 일반인이 기대하는 것처럼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명리학에서 어떤 흐름을 읽을 때, 그것은 특정 날짜에 특정 사건이 일어난다는 식의 구체적인 정보가 아니다. “이런 기운이 강해진다”, “이런 성질의 변화가 온다”는 식의 상이 보이는 것이다. 예측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나름의 논리와 근거가 있지만, 그것을 언어로 옮기면 필연적으로 추상적이 된다. 듣는 사람이 모호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모호함이 곧 근거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경계에서 진짜 예지와 사후적 끼워맞추기를 구별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살로메가 2026년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살펴보자.

그가 가장 두려워한다고 밝힌 것은 태양 폭풍이다. 2026년 3월 12일에서 15일 사이에 강력한 코로나 질량 방출이 지구를 향할 것이며,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과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이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2024년 이후 태양 활동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에 근거한다고 주장한다. 흥미로운 점은 NASA와 NOAA의 공식 예측에서도 태양주기 25의 극대기가 2024년 말에서 2026년 3월 사이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태양주기 극대기가 반드시 재앙적인 태양폭풍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살로메의 예측이 아예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닌 셈이다.

지정학적 예측도 구체적이다. 살로메는 2026년 여름, 북극의 빙하가 녹는 시기에 NATO와 러시아 간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북극 전략 지역에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하고 있다는 점, 새로운 해운 항로와 에너지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로 2026년 1월 현재, NATO 사령관은 “북극과 북유럽이 전략적 경쟁의 최전선이 됐다”고 공식 발언했고,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으로 북극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심 표명까지 더해지면서 북극을 둘러싼 긴장은 실제로 고조되는 중이다.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대한 예측도 있다. 니제르 북부의 극단주의 세력이 성장하면서 이 지역이 서방 철수 이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국가들 간의 간접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것 역시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사헬 지역은 전 세계 테러 관련 사망자의 51%를 차지했고, 2025년에는 이슬람국가 사헬지부(ISSP)가 역대 최다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은 2025년 12월 나이지리아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고,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살로메는 2026년 3월까지 러시아가 약 8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리고 2월에서 4월 사이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칼리닌그라드에서 시작된 사이버 공격이 유럽 일부를 암흑 속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암흑은 그림자로부터 올 것이다”라는 그의 표현은 전형적인 예언자 화법이다.

영국 왕실에 대한 예측도 빠지지 않았다.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에 왕실 핵심 인물의 건강에 중대한 사건이 있을 것이며, 이것이 해리 왕자의 영국 귀환과 찰스 국왕, 유지니 공주와의 “취약한 화해”를 촉발할 것이라 했다. 메건 마클은 2025년 말 “폭발적 폭로” 이후 2026년 대부분을 공적 활동에서 물러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분야에서는 2026년부터 노화 지연과 세포 수명 연장 기술이 급속히 발전할 것이라 예측했다. 심지어 더 똑똑하고, 더 강하며, 질병에 더 강한 유전자 변형 인간의 출현까지 언급했다. H5N1 조류독감 변종에 대한 경고도 있었는데, 이 바이러스가 최근 미국에서 첫 인명 피해를 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최소 한 개의 원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민주당 지지층의 활성화, 여당을 심판하려는 역사적 패턴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트럼프의 집권 기조는 국경 보안, 무역 전쟁, 사법 적극주의 및 연방 관료제와의 대결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 예측했다.

살로메의 과거 예측 성공률은 그 자신은 85% 이상이라 주장하지만, 독립적인 분석에서는 30~50%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의 예측은 모호한 표현 덕분에 사후에 “맞았다”고 주장하기 쉬운 구조다. 2023년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예측은 빗나갔고, 2024년 UFO 침공도 일어나지 않았다. 해리와 메건의 이혼 예측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로메의 예언이 완전히 헛소리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 태양 활동 증가, 북극 긴장, 사헬 불안정 같은 것들을 예언의 소재로 삼는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현재의 트렌드를 극적으로 확장해서 미래로 투사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과학적 예측과 신비주의적 포장 사이 어딘가에 그의 예언이 자리한다.

살로메 본인도 자신의 예측이 “확정된 미래가 아니라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한다. 예언은 운명이 아니라 경고이며, 대비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말은 그의 팬들에게는 예지자의 겸손으로 들리고, 비판자들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두는 것으로 보인다.

16세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시들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그것이 정확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본능적 욕구 때문일 것이다. 살로메의 예언도 마찬가지다. 그의 말이 맞든 틀리든, 2026년이 끝날 때쯤 우리는 다시 그의 예측표를 펼쳐놓고 점수를 매기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새로운 예언이 나올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태양은 계속 활동할 것이고, 강대국들은 북극에서 경쟁할 것이며, 어딘가에서는 분쟁이 일어날 것이다. 예언가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살로메의 가치는 그런 뻔한 미래에 드라마틱한 서사를 입히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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