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미래와 과도기

2025년 12월10일(인터뷰일은 9일),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 오스틴 자택에서 케이티 밀러 팟캐스트(The Katie Miller Podcast) 18회에 출연했다. 케이티 밀러는 올해 초 DOGE에서 머스크와 함께 일했던 인물로, 백악관 부비서실장 스티븐 밀러의 아내이기도 하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 인터뷰는 X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사람들이 주목한 건 DOGE 이야기가 아니었다. AI에 대한 머스크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밀러가 물었다. 당신은 미래에 사람들이 일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머스크가 답했다. 현재 AI와 로보틱스 추세가 계속된다면, AI와 로봇은 인간이 원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고, 일은 선택적(Optional)이 될 것이라고. 돈 걱정 없이 사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가 모든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고도 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유토피아다.

그런데 머스크가 덧붙였다. 내가 예측하는 것(Predict)과 내가 원하는 것(Wish)이 다르다는 걸 사람들이 자주 혼동한다고. 만약 자신이 할 수 있다면, AI와 로보틱스 개발을 확실히 느리게 할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고. 기술은 자신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밀러가 다시 물었다. AI가 당신을 밤에 깨우느냐고. 머스크가 대답했다. 악몽에서 깨어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AI라고. 연속으로 여러 날 AI 악몽을 꿨다고. 그리고 혼잣말처럼 덧붙였다. 그걸 어떻게 하라고(What am I supposed to do about it)?

테슬라를 만들고, 스페이스X를 이끌고, xAI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OpenAI를 공동 창립했다가 떠났고, 지금은 Grok을 만들어 OpenAI와 경쟁하는 사람이다. AI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이 AI 악몽을 꾼다. 느리게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기술을 만드는 사람조차 통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밀러가 비이성적인 두려움이 있느냐고 물었다. 머스크가 답했다. 비이성적인 두려움은 갖지 않으려 한다고. 비이성적인 두려움을 발견하면 억누른다고. 두려움은 정신을 죽이는 것(Fear is the mind killer)이라고. 하지만 자신은 두려움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두려움을 억누르려 하지만, 두려움 자체는 강하게 느낀다. AI에 대한 그의 악몽은 비이성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두려움의 근원은 명리학적으로 보면, 칠살의 작용이다. 큰 성취의 근원은 두려움, 이건희의 위기감 유명하지 않나? 일지 칠살이 가져오는 두려움. 그것을 극복하는 자들이 큰 성취를 이루는 것

같은 인터뷰에서 밀러가 물었다.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고. 머스크가 답했다. 창조주(The Creator)라고. 밀러가 다시 물었다. 당신은 신을 믿지 않잖느냐고. 머스크가 답했다. 이 우주가 무언가에서 왔다고 믿는다고. 사람들은 다른 라벨을 붙이지만, 신은 창조주라고. 예수의 가르침은 좋고 현명하다(Good and Wise)고도 했다. 로켓을 쏘아 올리는 엔지니어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음모론에 대해서도 물었다. 믿는 음모론이 뭐냐고. 머스크가 웃으며 답했다. 요즘 어떤 음모론이 현실화되지 않았느냐고. 거의 다 맞았다고. 다만 외계인 증거는 없다고. 스페이스X 고위 팀원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아무도 증거를 본 적 없다고.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거냐고 물었더니 아무것도 없더라고.

25년 내에 일이 선택적이 된다는 머스크의 예측이 맞든 틀리든, 문제는 그 사이의 시간이다. 과도기라고 부르는 그 시간. 10년일 수도 있고 20년일 수도 있고 30년일 수도 있다. 숫자로 보면 그리 길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일생에서 1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20대의 10년은 30대가 되는 시간이고, 40대의 10년은 50대가 되는 시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력을 쌓고 가정을 꾸리는 시간이 그 안에 들어 있다.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간이 12년이다. 과도기라는 말로 뭉뚱그리기엔 그 안에 너무 많은 삶이 들어 있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는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 사이의 시간 동안 도태되는 사람들,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잃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과도기는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다. 삶 전체다.

기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기술 앞에서 악몽을 꾼다. 우주의 기원 앞에서 창조주를 말한다. 어떤 음모론이 현실화되지 않았느냐고 웃으며 되묻는다. 통제할 수 없다고, 느리게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고 인정한다. 하루 평균 6시간을 자는데, 그 수면마저 AI가 배경에서 돌아간다고 한다.

로켓을 만드는 사람도 경외심을 갖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댓글에 인색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