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마음의 평화

마음의 평화를 얻는 사람은

일을 미루지 않고,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며,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다.

명나라 문가(文嘉)가 쓴 금일가(今日歌)에 이런 구절이 있다. 인생 백 년에 오늘이 몇 번이나 되겠는가, 오늘 하지 않으면 참으로 아깝도다. 내일까지 기다리겠다 말하지만, 내일에는 또 내일 일이 있느니라. 한 자를 말하는 것이 한 치를 행하는 것만 못하다. 아무리 긴 길도 한 걸음씩 걸으면 끝에 닿지만, 아무리 짧은 길도 발을 떼지 않으면 영원히 도착할 수 없다.

남촌철경록(南村輟耕錄)에 한호조(寒號鳥) 이야기가 실려 있다. 옛날에 네 발 달린 새가 있었는데, 아름다운 깃털을 가졌으나 날지는 못했다. 여름이면 화려한 깃털을 뽐내며 돌아다녔고, 봉황도 나만 못하다고 큰소리쳤다. 가을이 되어 다른 새들이 둥지를 틀 때도 이 새는 자기 외모에 취해 낮에는 놀러 다니고 밤에는 바위틈에서 잠만 잤다. 겨울 준비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날이 추워지자 둥지 없는 한호조는 바위틈에서 벌벌 떨었고, 빛나던 깃털도 다 빠져버렸다. 날이 개면 둥지를 지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다음 날 기온이 조금 오르면 어젯밤의 추위는 까맣게 잊고 기지개만 켜며 따스한 햇볕을 즐겼다. 이웃 까치가 와서 충고했다. 날 좋을 때 빨리 둥지를 지어라, 지금 게으르면 나중에 고생한다. 한호조는 코웃음 쳤다. 잔소리 마라, 날씨 따뜻한데 그냥 지내면 되지. 날이 다시 추워지면 내일은 꼭 둥지를 짓겠다고 중얼거렸지만, 실제로 움직인 적은 없었다. 결국 한호조는 이렇게 하루하루 미루다가 갑자기 내린 폭설에 파묻혀 죽었다.

미루는 것의 가장 큰 해악은 시간을 낭비하는 데 있지 않다. 스스로 우유부단해지고, 결국 자신감까지 잃게 된다는 데 있다. 끝없이 미루면서 자기를 마비시키고 그럭저럭 넘어가려는 모습, 우리 안에도 이 한호조가 살고 있다.

격언련벽(格言聯璧)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들은 말로 자신의 덕을 드러낼 수 있다고 알지만, 말을 삼가는 것이 덕을 기르는 길임은 알지 못한다. 말투에는 그 사람의 세계관이 드러나고, 처세의 수양이 묻어난다. 말을 할 줄 아는 것은 본능이지만, 입을 다물 줄 아는 것은 능력이다.

증국번(曾國藩)은 젊은 시절 입이 거칠기로 유명했다. 관료들 사이에서 증대포(曾大砲)라 불릴 정도였다. 한림원에 막 들어갔을 때, 승승장구하던 그는 재주만 믿고 말이 날카로웠다. 한번은 아버지 생신잔치에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자리에서 친구 정소산(鄭小珊)에게 심한 말을 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친구가 말문이 막히자 증국번은 입을 다물기는커녕 더욱 몰아붙였고, 둘은 그 자리에서 크게 다투었다. 아버지도 그 꼴을 보고 크게 꾸짖은 뒤 화가 나서 자리를 떠버렸다.

이 일들을 겪고 증국번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일기에 이렇게 썼다. 나쁜 말이 내 입에서 나오지 않으면, 성난 말이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도 모르면서 무엇을 알겠는가. 그는 말을 삼가라는 계다언(戒多言)을 스스로에게 경계로 삼았고, 이를 가훈으로 남겨 후손들에게 전했다.

사람 사이에서 가장 경계할 것은 이치에 맞다고 끝까지 몰아붙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마음은 차가워지고 정은 상한다. 귀인은 말이 느리다고 했다. 입을 열기 전에 먼저 생각하고, 말에는 분수가 있어야 한다.

채근담(菜根譚)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세월은 본래 길건만 바쁜 자가 스스로 촉박하게 만들고,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은 본래 한가로운 것인데 번잡한 자가 스스로 분주하게 만든다. 우리는 종종 결과를 빨리 보려 하고, 답을 일찍 알려고 조바심을 낸다.

청나라 주용(周容)의 춘함당집(春涵堂集)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겨울날, 주용이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성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인에게 책을 한 아름 묶어 들고 따라오게 했다. 해가 지려 하는데 성까지는 아직 이 리가 남아 있었다. 그가 뱃사공에게 물었다. 성문 닫기 전에 도착할 수 있겠소? 뱃사공이 하인과 책 보따리를 훑어보더니 대답했다. 천천히 가면 될 것이고, 급히 가면 닫힐 것이오.

주용은 자기를 놀리는 줄 알고 하인과 함께 빠르게 걸었다. 반쯤 갔을 때 하인이 넘어졌다. 끈이 끊어지고 책이 사방에 흩어졌다. 다시 책을 정리해서 성문 앞에 도착하니 문은 이미 굳게 닫혀 있었다. 주용은 글 끝에 이렇게 반성했다. 천하의 일이 스스로 조급해서 스스로 망친다.

빨리 가려 하면 이르지 못한다. 많은 일이 조급함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만 무너뜨리고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 삶의 많은 지혜는 침착함과 냉정함 속에 숨어 있다. 방은 배처럼 좁아도 마음은 바다처럼 넓을 수 있다. 좋은 마음 상태를 갖는 것,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댓글에 인색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