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흥하게 하는 사람,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저 사람이 저한테 도움이 될까요?” “제 귀인은 언제 나타나나요?”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로운 인연을 갈망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생에서 만나는 사람들, 겪게 되는 일들은 본래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명(命)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팔자를 떠나서 일상에서 관찰해보면,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나를 흥하게 하는 사람과 나를 단련시키는 사람이다.

설중송탄(雪中送炭)이라는 말이 있다. 눈 내리는 추운 날 숯을 보내준다는 뜻이다. 내가 곤궁할 때, 아무런 이득도 없이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바로 귀인이다. 세상에는 남이 어려울 때 한마디 비아냥을 보태고, 눈치를 주며, 한 발 더 밟고 지나가는 부류가 있다. 그들은 그저 심심해서, 혹은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짓을 한다. 문제는 이런 언행이 때로는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겨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명리에서는 이런 이를 소인(小人)이라 부른다.
그러나 소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분명 귀인도 있다. 그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평범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방식대로 온기를 전한다. 세상이 차갑다는 것을 알면서도 따뜻한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겨울에도 마음만은 춥지 않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아무나 남의 일에 시간을 쓰지 않는다. 아무나 자기 것을 나누지 않는다.
반대로 나를 해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명리에서는 이런 관계를 충(沖)이나 극(剋)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람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킨다는 점이다. 도교에서는 이를 마련(磨鍊)이라 한다. 옥을 갈아야 빛이 나듯, 사람도 갈려야 단단해진다. 장자(莊子)는 “도자당류(盜者當流)”라 하여, 해를 주는 자도 결국 도(道)의 흐름 안에 있다고 보았다. 원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실은 나를 달리게 만드는 채찍일 수 있다는 뜻이다.
명(命)에서 나와 맞서는 사람을 만났을 때,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에이환아(以牙還牙),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면 결과는 대개 양패구상(兩敗俱傷)이다. 둘 다 상처만 남는다. 도교의 수행에서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수련의 기회로 본다. 상대와 싸우는 대신 자신을 높이는 데 에너지를 쓰라는 것이다. 내가 충분히 높은 곳에 올라서면, 그때 아래를 내려다보라. 일람중산소(一覽衆山小), 모든 산이 작아 보인다. 나를 괴롭히던 사람도 그저 하나의 풍경이 될 뿐이다.
이렇게 보면 나를 해치는 사람도 결국 나를 흥하게 하는 사람이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나를 채찍질했기에 더 나은 내가 되었다. 원망할 시간에 자신을 가꾸는 것, 그것이 진짜 복수이고 진짜 승리다.
이제 팔자(八字)를 통해 구체적으로 누가 나를 흥하게 하는지 살펴보자. 핵심은 희용신(喜用神)이다. 희용신이란 내 사주에서 나를 이롭게 하는 오행 또는 십신을 말한다. 이 희용신이 어떤 십신(十神)인지에 따라 귀인의 성격이 달라진다.
희용신이 정관(正官)이라면 상사나 직장 상급자가 나를 흥하게 한다. 여명(女命)의 경우 남편이, 남명(男命)의 경우 딸이 귀인이 된다. 편관(偏官)이 희용신이면 역시 상사나 리더가 도움이 된다. 여명은 애인이, 남명은 아들이 귀인이다.
정재(正財)가 희용신이면 부하 직원이나 동료가 나를 돕는다. 남명은 배우자가, 여명은 아버지가 귀인이다. 편재(偏財)가 희용신이면 사업 파트너가 중요하다. 남명은 애인이나 아버지가, 여명은 시부모가 귀인이 된다.
식신(食神)이 희용신이면 부하나 나보다 어린 사람이 도움이 된다. 여명은 딸이 귀인이다. 상관(傷官)이 희용신이면 역시 아랫사람이나 젊은 사람이 귀인이고, 여명은 아들이 해당된다.
비견(比肩)이 희용신이면 동성 동료나 친구가 나를 흥하게 한다. 여명은 딸이, 남명은 형제가 귀인이다. 겁재(劫財)가 희용신이면 이성 동료나 친구가 도움이 된다. 여명은 형제가, 남명은 자매가 귀인이다.
정인(正印)이 희용신이면 어른이나 선배, 나이 많은 상사가 귀인이다. 남명은 어머니가 특히 중요하다. 편인(偏印)이 희용신이면 역시 어른이나 선배가 귀인이고, 여명은 어머니가 해당된다.
희용신이 사주 어느 위치에 있느냐도 중요하다. 연주(年柱)에 있으면 조부모, 부모, 어른, 상사, 혹은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사람이 귀인이다. 월주(月柱)에 있으면 형제자매나 또래 친구가 귀인이다. 일지(日支)에 있으면 배우자나 이성 친구가 귀인이고, 시주(時柱)에 있으면 자녀나 부하, 나보다 어린 후배가 귀인이다.
삶이란 수행이다. 도가에서는 일생 닦아 깨우친다고 말한다. 길을 가며 만나는 온갖 사람들, 그들 모두가 내 수행의 일부다. 어떤 이는 온기를 주고, 어떤 이는 시련을 준다. 그러나 결국 둘 다 나를 자라게 한다. 그 속에서 양분을 취하고, 마음을 정화하며, 삶을 돌파해 나가는 것. 그것이 이 생의 과업이다.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평범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방식대로 온기를 전한다” 정말 그렇더군요. 궁지에 몰렸고 막막하고 힘들다 생각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받곤 했어요. 정말 생각치도 못한 이들이기도 했고, 그럴 때마다 아직 세상엔 좋은 이들이 많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제가 복을 받았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되새기게 하는 계기이기도 했고요 ㅎㅎ
맘에 닿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