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쓰던 물품
친척이나 지인들 사이에서 자신이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모든 중고 물품을 받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다음 세 가지는 거절하는 것이 현명하다.
첫째, 신발이다.
풍수에서 신발은 행운과 액운을 운반하는 매개체로 여겨진다. 타인이 걸어온 길, 그가 밟은 땅의 기운이 신발에 스며든다는 관점이다. 명리학에서는 족하지물(足下之物)이라 하여 신발을 개인의 운명과 직결된 물건으로 본다.
도교 경전 태평경에서는 물건에 전주인의 기운이 남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발처럼 땅과 직접 닿는 물건은 지기(地氣)를 흡수하는데, 이것이 새 주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길을 따라간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둘째, 속옷이나 양말 같은 밀착 의류다.
밀착 의류는 개인의 정기신(精氣神)과 가장 가까이 있는 물건이다. 주역에서 말하는 음양교감(陰陽交感)의 원리로 보면, 피부에 직접 닿는 의류는 착용자의 기운을 가장 강하게 머금는다. 이는 단순히 상징이 아니라 도가에서 말하는 형신합일(形神合一)의 관점이다.
도교 양생론에서는 의복을 제2의 피부로 간주한다. 특히 밀착 의류는 체온과 땀을 통해 주인의 생명력을 흡수한다고 본다. 남의 기운이 담긴 의류를 입는 것은 자신의 원기(元氣)를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셋째, 유아용품이다.
명리학에서 어린아이는 순양지체(純陽之體)라 하여 가장 순수한 양기를 지닌 존재로 본다. 이런 아이에게는 새것, 깨끗한 것만을 주어야 한다는 전통이 있다. 도교에서는 아이를 하늘에서 내려온 선령(仙靈)으로 여기며,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풍수에서 유아용품은 아이의 성장과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특히 입에 닿는 물건은 구중지기(口中之氣), 즉 생명의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다. 전주인의 기운이 남아있는 물건을 통해 아이의 순수한 기운이 오염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물론 절약은 미덕이다. 친구나 가족 사이에서 물건을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부는 나누는것이 꼭 좋지는 않다.
좋은 의도로 주는 물건이라도 받는 사람을 해칠 수 있다면,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