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인과에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타인의 인과에 개입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묻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가족이 어려우면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느냐고. 어디까지 도와야 하느냐고. 질문이 많아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선 왜 타인의 인과에 개입하면 안 되는지부터 다시 짚어보자. 세상 모든 것은 교환이다. 당신이 누군가를 도울 때, 당신은 당신의 좋은 에너지를 상대에게 넘기는 것이고, 동시에 상대의 나쁜 운을 가져오게 될 수 있다. 선행이라고 생각하며 행동할수록 정작 당신은 불운해지고, 고통스러운 삶을 경험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타인의 인과에 개입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세상을 보면 묘한 현상이 있다. 냉정해 보이고 인간미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평온하게 잘 산다. 반대로 열정적이고 타인에게 잘하는 사람이 불행을 경험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봐라. 그 성공을 장기간 유지하는 사람을 봐라. 운이 좋아서 삼오 년 부유했던 사람 말고, 삼십 년 이상 성취를 유지하는 사람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 어떤 사람과도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그걸 유지 못하면 운을 빼앗기는 것이다. 본인의 복덕을 헌납하는 것이다.
존 록펠러가 그랬다. 미국 역사상 가장 부유했던 사람. 그는 철저하게 감정적 거리를 유지했다. 사업 파트너가 파산해도, 친척이 돈을 빌려달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한 자선은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었고, 누구의 요청에 휘둘린 적이 없다. 그래서 구십팔 세까지 살면서 부를 지켰다. 반면 그의 경쟁자들 중 상당수는 인정에 끌려 보증을 서거나 동업자를 구제하다가 몰락했다.
이제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에 답해보겠다.
첫째,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났는데 도와주는 게 인과 개입이냐는 질문. 핵심은 이것이다. 상대가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으면 도울 필요가 없다. 동시에 상대가 당신에게 댓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도울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은 에너지 교환이다. 평형이 이뤄져야 한다. 당신이 질문을 했는데 내가 무료로 답하면, 나는 당신에게 에너지를 준 것이다. 내 복덕을 선물로 준 것이다. 아주 간단한 질문이야 별문제가 아니지만, 많은 사람에게 답하거나 중대한 문제를 답하면 복덕 소모가 크다. 그래서 중요한 답은 유료로 하는 게 맞고, 중요할수록 비싼 댓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형이 이뤄지지 않는다.
누가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고 해보자. 물에 빠진 건지 스스로 뛰어든 건지 모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하지 않는다면 안 도와야 할 수도 있다. 세상에는 자살하면서 옆 사람을 끌어당겨 같이 죽으려는 존재도 있다.
둘째, 가족을 돕는 것도 인과 개입이냐는 질문. 가족이든 어떤 관계든, 당신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진심으로 돕고 싶을 때만 돕는다. 상대방이 어떤 존재냐, 어떤 위치냐, 그런 것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도덕이든 의무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진심으로 돕고 싶어야 한다.
셋째, 얼마나 도와야 하느냐는 질문. 도우려면 끝까지 도와야 하느냐, 가리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하느냐. 그러면 안 된다.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준다.
거지를 만났는데 춥고 불쌍해 보여서, 진심으로 돕고 싶어서 만 원 한 장, 오만 원 한 장 줬다. 그런 행위는 선행이자 공덕이다. 거지를 만났는데 아주 귀찮게 해서, 짜증이 나서 천 원을 줬다. 그것은 공덕이 아니다. 선행이 아니다.
당신의 부모나 형제가 아주 어렵다고 해보자. 큰 병에 걸렸다든지. 그래서 당신은 가진 돈을 다 주고, 집도 팔고, 차도 팔아서 도움을 줬다. 그게 공덕이냐, 선행이냐. 아니다. 공덕이 영이다. 왜냐. 당신 스스로의 삶에 큰 영향을 줬으니까. 그로 인해서 부인과 이혼한다든지, 자녀가 학업을 중단한다든지, 그러면 오히려 마이너스 공덕이 될 수 있다. 본인의 인생에 타격이 없는 수준에서 도와야 그게 도움이다.
카네기 가문의 몰락을 보면 알 수 있다. 앤드류 카네기 사후, 그 후손들 중 상당수가 친척과 지인들의 사업 실패를 구제해주다가 재산을 탕진했다. 정에 끌려 자기 인생에 타격을 주는 수준까지 도왔기 때문이다. 반면 그 와중에도 부를 지킨 후손들은 명확한 선을 그었다. 도울 수 있는 만큼만 도왔다.
이 조건들은 백 퍼센트 만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상대방이 인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그때는 절대로 도와주면 안 되고, 조언을 해서는 안 된다. 그게 진정한 큰 인과 개입이다.
이혼할까. 결혼할까. 이 회사에 갈까 저 회사에 갈까. 이런 질문에 답을 주는 것, 이것은 절대적으로 엄청난 큰 인과 개입이다. 상대의 운명을 당신이 결정해주는 것이니까.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 인과는 당신에게 걸린다.
마지막 질문. 이미 인과에 개입해서 손실을 봤다. 담보를 섰다든지, 큰돈을 빌려줬다든지. 그러면 돌리거나 만회할 방법이 있느냐.
없다. 개입의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고도 못 배우면, 또 경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