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oist cultivation

촉 : 남자의 직감

보통은 여자분들이 직감이 좋다고 알려져 있고, 촉이 좋은 분들은 꽤나 자부심을 가진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제목은 그냥 어그로…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촉이 좋다고 생각한다. 귀신같이 맞추거나, 예를 들면, 원거리에서 5-6종류 음식 사진을 보내고, 내가 뭐 부터 먹었을것 같아. 이런것부터 시작해서,

그러면, 내가 남자의 직감은 원래 정확하다고 농담을 하곤 하지만, 나는 원래 직감같은것은 없던 사람이다. 순수 논리, 이성 체계로 움직이던 인공지능 같은 시스템적 인간이었다. 수행하기 전까지 말이지.

직감이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고,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아주 훌륭한 직감을 갖고 있다. 논리로만은 절대 성멸이 안된다.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는데 왠지 불편한 기분이 드는 경우, 아무 근거 없이 어떤 결정이 옳다고 느껴지는 경우, 설명할 수 없지만 그냥 알게 되는 순간들. 이런 것들을 우리는 직감이라 부르고, 직감이 강한 사람들은 종종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것처럼 여겨진다.

직감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이 맞아떨어진다. 주변에서는 신기해하거나 의아해하지만, 본인도 왜 그렇게 알았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분야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직감을 갖고 있다. 논리로 배우기 전에 이미 감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직감의 본질이 무엇인가. 동양에서는 이것을 천인감응(天人感應)이라 불렀다. 하늘과 사람이 서로 감응한다는 뜻이다. 한나라 때 동중서(董仲舒)가 체계화한 이 개념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다. 인간이 우주의 기운과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유체계다. 직감이 강하다는 것은 이 안테나가 민감하다는 의미다. 우주의 신호를 더 잘 잡아낸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안테나가 좋다고 해서 반드시 정확한 정보를 받는 것은 아니다. 라디오 수신기가 아무리 좋아도 주파수를 잘못 맞추면 엉뚱한 방송이 나오는 것과 같다. 타고난 직감이 뛰어난 사람이 오히려 잘못된 판단을 연속으로 내리는 경우가 있다. 본인은 확신에 차 있는데 결과는 계속 빗나간다. 이것은 수신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수신 상태의 문제다.

마음이 혼란하면 혼란한 신호를 받고, 욕심이 가득하면 욕심에 부합하는 신호만 걸러서 받는다. 두려움이 크면 두려운 미래만 보이고, 기대가 크면 좋은 것만 보인다. 안테나 자체는 멀쩡한데 필터가 왜곡되어 있는 상태다. 그래서 직감이 강한 사람 중에 크게 성공한 사람도 있고 크게 실패한 사람도 있다. 같은 능력인데 결과가 정반대다.

도가에서 수행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행이란 마음을 맑게 하는 작업이다. 장자(莊子)가 말한 심재(心齋), 마음의 재계(齋戒)가 바로 이것이다. 마음을 비워 허(虛)의 상태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도덕경에서 치허극 수정독(致虛極 守靜篤)이라 했다. 비움을 극에 이르게 하고 고요함을 독실하게 지키라는 뜻이다. 이 상태가 되어야 안테나가 제대로 작동한다.

투자를 오래 해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냉정할 때의 직감과 절박할 때의 직감이 완전히 다르다. 여유 자금으로 담담하게 시장을 볼 때는 대세가 보인다. 그런데 빚을 내서 투자하거나 손실을 만회하려고 조급해지면 같은 사람인데 판단이 완전히 달라진다. 본인은 여전히 직감을 따른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는 신호 자체가 왜곡되어 있다. 마음의 상태가 수신 품질을 결정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제갈량(諸葛亮)의 일화가 있다. 그가 융중에서 은거하며 농사짓고 책 읽던 시절, 아직 세상에 나오기 전인데도 천하삼분의 형세를 이미 꿰뚫고 있었다. 직접 답사를 다닌 것도 아니고 정보망을 가진 것도 아닌데 세상의 흐름을 읽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맑은 마음의 상태 때문이다. 세상에 대한 욕심 없이, 두려움 없이, 담담하게 관찰했기에 있는 그대로가 보였다.

직감을 타고난 사람은 축복받은 것이 맞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좋은 안테나를 가졌으면 그에 맞는 수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수행이라고 해서 거창할 것 없다. 욕심을 덜어내고, 두려움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다. 그래야 직감이라는 이름의 안테나가 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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