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송나라 때 강서성 남성현에 진게라는 사람이 살았다. 집안이 제법 넉넉한 편이었다.
어느 날 진게는 대문이 낡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 칠을 하면 좋겠다 싶어 목수를 불렀다. 목수는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말했다. 문만 새로 하면 안쪽 대청은 여전히 낡은 채로 남게 되니, 남들이 보기에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빈 격이 아니겠느냐, 안쪽도 함께 칠하는 게 좋겠다고. 진게는 원래 남의 말에 잘 흔들리는 성격이라, 그 말을 듣고는 좋다, 그러자고 했다.
문을 손보고 나니 대청도 손봐야 했고, 복도와 통로까지 전부 고치게 되었다. 집을 새로 단장하고 나니 살림살이도 따라서 바꿔야 했다. 요즘 우리가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와 같다. 명품 가방 하나 사면 옷도 그에 맞춰야 하고, 옷을 바꾸면 차도 바꿔야 하고, 차를 바꾸면 집도 바꿔야 한다. 처음에는 그저 몇만 원짜리 가방 하나 산 것뿐인데 말이다. 혹은 아반테 사러가서, 제네시스 사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진게가 꼭 그랬다. 몇 년에 걸쳐 집안 전체를 완전히 새것처럼 꾸미느라 엄청난 돈을 썼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긴 했지만 지출이 워낙 컸고, 원래 가지고 있던 논밭을 전부 팔아 공사비에 보탰다.
어느 해 봄, 진게의 아내 채씨가 꿈을 꾸었다. 꿈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말했다. 섭위가 급제했다고. 섭위는 같은 고향 출신의 선비였다. 채씨가 꿈속에서 물었다. 섭위가 급제한 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돈 이천 관을 땅에 내려놓고는 가버렸다. 채씨가 깨어나 이 일을 진게에게 말했으나 진게도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식이 들려왔다. 섭위가 진사에 급제했다는 것이었다.
십 년이 흘렀다. 진게의 집안은 점점 더 기울었고, 채씨마저 병으로 죽었다. 장례를 치르고 나니 살아갈 방도가 막막해졌다. 진게는 어쩔 수 없이 집을 내놓았다. 그 집을 산 사람이 바로 섭위였다. 받은 값은 정확히 이천여 관이었다.
진게는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며, 제발 자신처럼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명리(命理)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마다 전택운(田宅運)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큰 집에 살며 호사를 누려도 괜찮다. 반면 전택궁(田宅宮)에 칠살(七殺)이나 천량(天梁) 같은 좋지 않은 성계(星系)가 있는 사람은 오래된 집에 사는 편이 맞다. 억지로 집을 화려하게 꾸미면 복을 지나치게 앞당겨 쓰는 꼴이 되어, 결국 재운(財運) 같은 다른 복까지 깎아먹게 된다. 공들여 꾸민 집도 끝내는 남에게 넘기고, 그저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격이 되는 것이다.
진게의 사례가 바로 이런 경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