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dom

선행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스쳤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매달 21일에 100위안씩. 명절에는 몇 백 위안을 더 보냈다고 한다. 중국 동북 지방 시골 교사의 월급이 얼마나 될까. 3천 위안에서 5천 위안 사이라고 보면, 매달 수입의 2~3퍼센트를 10년간 꾸준히 떼어낸 셈이다. 자신도 매달 어머니께 드릴 용돈을 챙겨야 하는 형편이었다.

류야쉬엔이라는 학생은 네 살 때 어머니가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집안 재산을 다 쓰고 빚까지 져서 겨우 목숨만 건졌다. 그 뒤로 이 아이는 언니들 헌 옷을 입고, 끼니마다 배추만 먹었다. 공책은 외삼촌이 학창시절에 쓰다 남긴 것을 주워 썼다.

네 학년이 되던 해, 학교를 그만두려 했다. 그때 담임이었던 루샤오메이 선생이 이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보게 됐다. 학교에서 우수학생을 뽑는데 자기추천서를 내라고 했고, 거기에 집안 사정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루 선생은 가정방문을 갔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진 어머니를 봤다. 돈을 주겠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다. 어떤 익명의 후원자가 있는데, 그 사람이 따님을 돕고 싶어 한다고.

그렇게 은행계좌 번호를 받아냈다.

10년이 지났다. 류야쉬엔은 대학에 들어가 국가장학금까지 받는 학생이 됐다. 이제 자립할 수 있게 되자 첫 번째로 한 일이 그 익명의 후원자를 찾는 것이었다. 루 선생을 찾아가 몇 번이고 졸랐다. 결국 선생은 털어놓았다. 처음부터 그런 사람은 없었다고.

루 선생이 왜 숨겼는지 그 이유가 마음에 걸린다. 자기가 주는 돈이 너무 적어서 부끄러웠다고 했다. 또한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매달 100위안. 한화로 2만 원이 채 안 되는 돈이다.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작은 돈이 10년간 끊기지 않고 들어온다는 것. 그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

세상에는 큰돈을 한 번에 기부하고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름도 밝히지 않고, 자기 형편에도 빠듯한 돈을 10년간 꾸준히 보낸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류야쉬엔이 감사 편지를 썼다. 거기에 루 선생을 루마마, 루 엄마라고 불렀다고 한다. 2022년 12월에 이 사연이 알려졌을 때 기자가 루 선생에게 연락했다. 선생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고 한다.

10년 전 그날, 자기추천서를 읽고 가정방문을 가기로 결심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거절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거짓말까지 해서 계좌번호를 받아낸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 뒤로 매달 21일마다 송금 버튼을 누르는 10년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선행을 하면 무슨 보답이 있느냐고. 글쎄, 보답을 바라고 하는 일이라면 그건 투자이지 선행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투자라면 10년간 매달 2만 원씩 넣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

어쩌면 루 선생은 자기 자신에게 한 일인지도 모른다. 자기가 살아가는 이유, 자기 월급의 의미,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 그런 것들을 스스로 확인하는 방식이었을 수도 있다.

동북 지방의 겨울은 영하 30도까지 내려간다. 그 추위 속에서 헌 옷 입고 배추만 먹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 매달 21일은 어떤 날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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