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혼백(魂魄)에 대하여
도가(道家)에서는 사람에게 삼혼칠백(三魂七魄)이 있다고 본다. 이것은 단순한 민간 속설이 아니라 도가 수련 체계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 현대 의학이 심장 박동이나 뇌파로 생사를 판단하는 것과 달리, 도가에서는 신(神)의 존재 여부로 사람의 상태를 본다. 육신이 움직이고 먹고 마셔도 신이 흩어졌으면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다는 관점이다. 장극가(臧克家)의 시에 “어떤 사람은 살아 있으나 이미 죽었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도가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문학적 수사가 아니라 실제 상태에 대한 묘사다.

삼혼이란 무엇인가. 천혼(天魂), 지혼(地魂), 인혼(人魂)을 말한다. 고대에는 태광(胎光), 상령(爽灵), 유정(幽精)이라 불렀고, 원신(元神), 양신(阳神), 음신(阴神)이라 칭하기도 했다. 각각의 기능을 보면, 생혼(生魂)은 생존과 생명에 대한 본능적 욕구를 관장한다. 먹고 자고 번식하려는 모든 충동이 여기서 나온다. 영혼(灵魂)은 지혜를 담당한다. 사고하고 판단하고 분별하고 창조하는 능력이다. 각혼(觉魂)은 감각과 지각을 담당한다.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기능이다. 생혼은 부모의 정혈(精血)에서 오고, 영혼은 하늘에서 내려오며, 각혼은 땅의 기운을 받아 형성된다고 본다.
칠백(七魄)은 희(喜), 노(怒), 애(哀), 구(惧), 애(爱), 오(恶), 욕(欲)의 일곱 가지 정서적 반응을 가리킨다. 삼혼이 정신적인 것이라면 칠백은 육체적인 것에 가깝다. 도가 경전에서는 시구(尸狗), 복시(伏矢), 작음(雀阴), 탄적(吞贼), 비독(非毒), 제예(除秽), 취폐(臭肺)라는 이름으로 칠백을 부르기도 하는데, 각각 정신, 기(氣), 심장, 위장, 신장, 장, 담, 간, 폐를 주관한다고 본다. 사람이 죽으면 삼혼은 하늘로 돌아가고 칠백은 땅으로 흩어진다.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소멸하지 않고 전환하거나 초탈한다는 것이 도가의 관점이다.
혼백을 잃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삼혼 중 하나를 잃으면 정신이 위축되고 반응이 느려진다. 둘을 잃으면 질병이 몸에 엉킨다. 셋을 모두 잃으면 식물인간 상태가 되거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칠백에 문제가 생기면 정서적 불안정이 나타난다.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히거나, 욕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혼백을 잃은 사람은 혼불수사(魂不守舍)라 하여 멍하고 초점이 없으며, 간단한 말도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한 박자 늦게 반응한다. 아이들의 경우 낮에는 멍하고 밤에는 울며 보채는데 달래도 소용이 없고, 열이 나거나 설사를 해도 약이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혼백을 잃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가장 흔한 것이 경(惊), 즉 놀람이다. 갑작스러운 사고, 큰 소리, 무서운 장면을 목격하는 것 등이 해당한다. 민간에서 여섯 살 전후의 아이가 혼을 잃기 쉽다고 보는 이유는 이 나이에 신(神)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인도 극심한 충격을 받으면 혼이 흩어질 수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몸은 회복되었는데 성격이 완전히 바뀌거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다른 원인은 과도한 정서적 소모다. 지나친 슬픔, 분노, 공포, 욕망이 오래 지속되면 칠백이 손상되고, 이것이 삼혼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큰 슬픔을 겪은 후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잃어버린 혼백을 어떻게 회복하는가. 도가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수경(收惊) 또는 초혼(招魂)이다. 놀라서 혼이 흩어진 경우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아이가 놀랐을 때 어머니가 이름을 부르며 “돌아오라”고 하는 민간 풍습도 여기서 나온 것이다. 도교 의례에서는 도장(道长)이 주문을 외우고 부적을 사용하여 흩어진 혼을 불러 모은다.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다면 효과가 있다고 본다.
문제는 시간이 오래 경과한 경우다. 혼이 흩어진 지 오래되면 원래의 혼을 되찾기 어렵다. 원문에 나오는 사례처럼, 어린 시절 혼을 잃고 수십 년이 지난 후에는 본래의 혼을 불러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도가에서는 봉신술(封身术)이라 하여 남은 혼백을 안정시키고 더 이상 흩어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쓰거나, 고혼(孤魂)을 빌려 채우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일종의 보완책이다.
근본적인 회복 방법은 수련(修炼)이다. 도가 내단(内丹) 수련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정(精), 기(氣), 신(神)을 충만하게 하여 혼백을 안정시키고 강화하는 것이다. 정을 기르고 기를 기르고 신을 기르는 과정에서 손상된 혼백이 점차 회복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정좌(静坐)를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호흡 수련으로 기를 충만하게 하며, 의념(意念)을 집중하여 신을 응집시킨다. 존상(存想)이라 하여 삼혼의 형상을 관상하며 부르는 수련법도 있다. 태광, 상령, 유정 각각의 이름을 부르며 형상을 떠올리고 단전에 모이게 하는 방법이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양생(养生) 방법도 있다. 과도한 정서적 동요를 피하는 것이 첫째다. 희로애락이 지나치면 칠백이 손상되고 삼혼이 흔들린다. 충분한 수면이 둘째다. 잠자는 동안 혼백이 제자리를 찾고 회복된다. 도가에서 자시(子时, 밤 11시~1시)와 오시(午时, 낮 11시~1시)의 수면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이 시간에 돌아다니지 않는것이 아주 중요하다. 음식 절제가 셋째다. 과식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칠백이 불안정해진다. 술과 같은 것은 특히 혼을 흩어지게 한다고 본다.
도가에서 삼혼칠백을 중시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건강 문제가 아니라 수련의 근본이자 사후 세계와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살아 있을 때 삼혼칠백의 상태가 모든 행위의 주재가 되고, 죽은 후에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인(因)이 된다. 선인(仙人)이 되느냐 귀신(鬼神)이 되느냐가 삼혼의 상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가 수련자들은 평생에 걸쳐 혼백을 기르고 안정시키는 공부를 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혼백이라는 개념 자체를 믿지 않거나 존재를 모른다. 그러나 원인 모를 무기력함, 집중력 저하, 감정 기복, 만성 피로 같은 증상들이 병원 검사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도가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혼백의 문제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볼 때, 혼백이 부족하면, 운에 손상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