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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스탠포드 대학에서 2025년 가을 학기에 흥미로운 강좌가 개설되었다. CS146S, “The Modern Software Developer”라는 이름의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단 한 줄의 코드도 직접 작성하지 않는다. 모든 프로그래밍을 인공지능 도구로만 수행한다. 코딩을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지휘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이다.

강사인 Mihail Eric은 스탠포드 컴퓨터공학과 졸업생이자 OpenAI 출신 엔지니어다. 그는 수업을 설계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코드를 쓰는 시대에, 학생들은 인공지능을 지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Microsoft CEO가 인공지능이 이미 30퍼센트의 코드를 작성한다고 밝혔고, Anthropic CEO는 조만간 인공지능이 모든 코드를 작성하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Eric 교수는 이 현실을 피하지 말고 마스터하라고 말한다.

수업 방식은 전통적 코딩 교육과 완전히 다르다. 학생들은 키보드로 코드를 입력하는 대신, 인공지능에게 자연어로 지시를 내린다. 예산 관리 앱을 만들고 싶으면 “월별 지출을 추적하는 웹 앱을 Python Flask로 만들어줘”라고 요청한다. 인공지능이 전체 코드를 생성하면 학생은 결과물을 검토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더 직관적으로 개선해줘”라고 피드백을 준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인다. 실제로 한 학생은 2시간 만에 예산 앱을 완성했는데, 직접 타이핑한 코드는 단 한 줄도 없었다.

10주 과정 동안 학생들은 프롬프트 작성법부터 시작해 인공지능 에이전트 활용, 인공지능이 만든 코드의 버그를 찾는 방법, 인공지능의 한계와 윤리적 문제까지 배운다. 마지막에는 개인화된 앱을 인공지능만으로 개발해 발표한다. 평가 기준도 독특하다. 프로젝트 제출 시 인공지능과의 대화 로그를 함께 내야 하고, 직접 코딩한 흔적이 발견되면 오히려 감점이다.

수업은 예상을 넘어서는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50명 정원으로 계획했으나 100명 이상이 몰렸고, 대기자 명단이 넘쳐났다. 수강생의 30퍼센트는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두렵다”는 이유로 신청했다고 한다. 수업을 들은 학생 중 한 명은 인공지능 덕분에 생산성이 다섯 배 올랐고, 졸업 후 Anthropic 취업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전체 수강생의 70퍼센트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익힌 덕분에 인턴십 제안을 더 많이 받았다고 보고했다.

비판도 있다.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인공지능만 의존하면, 인공지능이 잘못된 결과를 낼 때 대처하지 못한다는 우려다. Warp의 CEO인 Zach Lloyd조차 기본 프로그래밍 지식은 여전히 필수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을 자신의 것으로 제출하는 게 표절 아니냐는 질문도 나온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스탠포드는 2026년에 이 수업을 다시 열 계획이며, 더 발전된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통합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시기, 다른 곳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대학과 기관에서 시험 때 인공지능 사용을 금지하고, 적발되면 불합격 처리한다고 경고한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리포트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은 숨겨야 할 것, 피해야 할 것으로 가르쳐진다.

스탠포드는 인공지능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대학이다. 그들이 인공지능을 금지하는 대신 필수로 만든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기술이든 처음 등장할 때는 기존 질서와 충돌한다. 계산기가 나왔을 때도, 인터넷이 보급되었을 때도, 스마트폰이 일상이 되었을 때도 교육 현장에서는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지금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변화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Microsoft는 이미 자사 코드의 30퍼센트를 인공지능이 작성한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내년에 더 높아질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는 동안, 인공지능을 금지하는 교육과 인공지능을 필수로 가르치는 교육 중 어느 쪽이 학생들을 더 잘 준비시킬 것인지는 각자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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