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의 5대에 걸친 몰락
1930년대 중국의 어느 시골 마을. 황이구(黃二狗)라는 남자가 살았다. 전란의 시대, 모두가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가던 때였지만 그의 집은 달랐다. 50무가 넘는 광대한 토지를 소유한 부농이었다.
그 부의 원천은 추악했다. ‘파화(拍花)’라 불리던 인신매매였다. 어린 소녀들을 약물로 마취시켜 납치하는 일이었는데, 그는 영리하게도 백 리 밖에서만 이 일을 했다. 덕분에 마을에서는 단지 부유한 지주로만 알려져 있었다.
마을의 한 노인이 그에게 경고했다. “군자의 덕은 5대를 넘지 못하고, 한 사람의 악행은 5대에 화를 미친다.” 하지만 황이구는 비웃으며 “당신이 나보다 못살아서 시기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그해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온 마을이 굶주림에 시달릴 때, 기이하게도 황이구의 밭에서만 고구마가 대풍작을 이뤘다. 그는 득의양양했다. “보라, 하늘도 나를 돕는다. 무슨 천벌이 있다는 말인가?” 이웃들이 고구마 잎이라도 나눠달라 애원했지만, 그는 “내 돼지들이 먹을 것이 없어진다”며 거절했다.
얼마 후, 황이구는 평소처럼 ‘사업’을 하러 멀리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누군가 그에게 똑같은 수법을 썼고, 그의 시체는 강물에 버려졌다.
이어지는 불행
황이구의 장남 황귀는 마을에서 손꼽히는 건장한 청년이었다. 농사일이든 나무타기든 못하는 게 없었다. 스물셋의 어느 초여름, 동네 아이들이 까치 둥지를 따달라고 졸랐다. 평소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황귀였지만, 그날따라 구경하는 처녀들이 있어서인지 흔쾌히 나무에 올랐다.
첫 번째 둥지를 건드리자 어미 까치들이 요란하게 울어댔다. 더 높이 올라간 황귀가 나무 구멍을 들여다보는 순간, 커다란 뱀이 튀어나왔다.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은 그는 나무 아래로 추락했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3대의 비극
황이구의 둘째 아들이 낳은 황주는 1980년대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광저우로 향했다. 식용 고양이와 개를 유통하는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돈이 모이자 동업자들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결국 두 패로 갈라져 치열한 영역 다툼이 벌어졌다.
어느 날 밤, 경쟁 조직의 우두머리가 술에 취해 복수를 결심했다. 그는 황주의 동료인 석두의 집으로 찾아가 이불을 뒤집어쓴 사람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그런데 그날 황주는 감기에 걸려 석두의 집에서 쉬고 있었고, 석두는 마침 의사를 부르러 나간 상태였다. 어둠 속의 실수로 황주가 대신 목숨을 잃었다.
4대와 5대
황주의 아들 황국은 2007년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 취직했다. 아내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며 극구 만류했지만, 그는 아침 일찍 몰래 집을 나섰다. 그리고 근무 첫날, 10년 넘게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던 기계에서 감전사했다.
황주의 딸 황혜는 쌍둥이를 출산했다. 온 가족이 기뻐했지만, 넉 달 후 아이들이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받았다.
황이구부터 시작해 그의 증손자의 자녀들까지, 정확히 5대에 걸쳐 비극이 이어졌다. 누군가는 이를 우연의 일치라 할 것이고, 누군가는 인과응보라 할 것이다. 도교에서는 이것을 승부라고 한다. (승부란 조상의 업, 조상의 복이 후손에게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황이구가 평생 쌓은 50무의 토지는 결국 문화대혁명 때 모두 몰수되었다. 그가 악행으로 축적한 부는 손자 대에 이미 사라졌고, 남은 것은 끝나지 않는 불행의 연쇄뿐이었다.
한 사람의 선택이 과연 그 개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보이지 않는 미래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