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e

한번의 선행이 가져다 준 300년의 복

지정 4년(1344년), 강회 대지의 하늘은 탁한 황토먼지로 뒤덮였고, 열일곱 살의 주중팔은 허물어져 가는 초가집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풀자리에 놓인 싸늘한 시신 세 구-아버지 주오사, 어머니 진씨, 큰형 주중사-를 바라보았습니다. 연이은 극심한 가뭄과 전염병 속에서 가족들이 잇달아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훗날 역사를 뒤흔들 이 소년은, 지금은 가족을 땅에 묻을 변변한 관조차 마련할 힘이 없었습니다.

【지옥 같은 세상】

역사는 “회우에 큰 가뭄이 들고, 이어서 메뚜기 떼와 전염병이 창궐했다”고 기록합니다. 봉양 종리향의 땅은 흉측하게 갈라졌고, 밭에 새로 돋아난 보리싹은 하늘을 뒤덮은 메뚜기 떼에게 모조리 뜯어먹혔습니다. 재난민들이 관음토를 삼키기 시작했을 때, 기괴한 흑사병이 회하를 따라 퍼져나갔고, 주씨 집안 여덟 식구 중 보름 만에 세 명만 살아남았습니다. 이웃들은 문을 굳게 닫아걸고 괭이 자루 하나 빌려줄 용기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가난한 자는 시신을 들판에 버리고, 부유한 자는 문을 닫아 스스로를 보호하는” 종말의 풍경 속에서, 인간성은 가장 혹독한 시험대에 놓였습니다.

【눈 속의 한 줌 흙】

주중팔이 마을 유지 유계조의 집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 이마에서 흐른 핏자국이 푸른 돌판 틈새로 스며들었습니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이 지주는 전염병에 옮을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열 뙈기 박토에서 세 자 사방의 땅을 내어주었습니다. 역사의 붓끝이 여기서 멈춥니다. 관도 없고 지전도 없이, 소년이 해진 옷으로 가족을 감싸 황토에 묻었을 때, 유계조는 말없이 무덤가에 버드나무 가지를 꽂아주었습니다. 이 작아 보이는 선행은 온 세상이 울부짖는 가운데 어둠을 가르는 번개와 같았습니다.

【선한 마음의 울림】

홍무 11년(1378년), 대명 개국 황제 주원장은 봉천전에서 붓을 들어, 이미 세상을 떠난 유계조를 “의혜후”로 추증하고, 그의 아내 루씨를 후부인으로 삼았습니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그가 유씨 자손에게 세습 봉사의 관직을 내려 이 선의가 영원히 황은 속에 머물도록 한 것입니다. 《어제기몽》에서 주원장은 “그때 한 치의 땅조차 없었다면 내 마음이 어찌 편했겠는가? 유공의 덕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리라”고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즉 명나라 내내 자동으로 관직을 얻은 것.

【세상을 밝히는 미약한 빛】

이 보은 이야기는 가장 소박한 인과를 담고 있습니다. 유계조가 토지 문서를 건넸을 때, 도움을 받은 소년이 삼백 년 왕조를 세울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주중팔이 토지 문서를 받았을 때도, 이 따뜻함이 파양호의 화살비를 뚫고 나아갈 힘이 될 줄은 예상치 못했을 것입니다. 역사는 도도히 흐르지만, 진정으로 불멸하는 것은 제왕장상의 위대한 업적이 아니라, 인간성 심연에서 꺼지지 않는 한 줄기 미약한 빛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자금성의 얼룩진 붉은 벽 아래 서 있으면, 여전히 역사의 울림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 인심이 야박하다고 불평할 때, 우리는 남에게 유계조와 같은 존재였는지 자문해 봅니다. 선의가 쇼라는 의심을 받을 때, 세 자 무덤이 어떻게 중국 역사를 바꾸었는지 기억하는지요. 선행은 결코 영리한 투자가 아니라, 어둠 속의 불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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